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선영 Oct 04. 2023

엄마와 탕후르

엄마와 탕후르


          

요즘 학생들 사이 핫 한 간식 중 하나가 탕후르다. 동네 학교 앞 근처에는 몇몇 탕후르 전문점이 생겼고 하굣길 학생들의 긴 줄을 보며 그 인기를 실감한다.      


“엄마 탕후르 먹어 봤어?”

“아니”

“요즘 탕후르가 유행인데 엄마 아직 못 먹어 봤어?”

“응”     


짧은 대화에서 탕후르 맛을 모르는 엄마를 향한 아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졌다. 며칠 후 학교 수업 마치고 집에 온 아들의 손에 먹던 탕후르가 들려 있었다.      


“엄마 먹어”

“어? 왜 먹다가 남겼어?”

“친구들이랑 사 먹었는데, 엄마 거 하나 남겨 왔어”     


꼬치 하나에 사천 원이니 아들 용돈에 엄마 것까지 두 개 사기에는 부담스러웠다며 딸기 하나를 아껴서 남겨 왔다고 한다.      


“맛있네”

“엄마, 다음에 내가 용돈 남으면 새 걸로 사다 줄게”

“고마워”     






탕후르 딸기 하나에 아들의 사랑이 전해진다.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좋은 것을 보았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사랑하는 사람과 다음에도 지금과 같이 맛있게 먹고, 좋은 것을 보아야 하기에 지금의 경험을 잘 기억하고 마음에 새긴다. 현재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즐기게 되니, 일상이 즐겁고 그 경험은 특별한 추억으로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사랑하면 추억이 많다.      


 긴 꼬치 하나에 달랑 매달린 딸기 탕후르 하나가 추억이 되는 건 사랑이 있어서이다. 사랑은 날마다 즐거운 일상,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 간다. 주말 저녁 친정에 가려는데 아들은 


“엄마 할머니 탕후르 안 드셨을 텐데 과일별로 사가자”

“그래, 할머니도 좋아하실 거야”

아들은 할머니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 생각에 포장된 탕후르를 보며 연신 웃는다. 이날 저녁 탕후르 하나에 사랑을 전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40대 인생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