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첫째가 어느덧 태어난 지 38개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세 돌이 넘어가면서 이젠 웬만한 의사소통은 말로 다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말이 늘었는지 가끔은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보고 많은 시간을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언제 이렇게 많이 컸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온전히 돌보며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모든 부분을 육아에 쏟다 보니 자연스레 힘이 부치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라도 가면 여유시간이라도 생기겠지만 저와 아내는 어린이 집에 아이를 보내는 대신 직접 가정에서 양육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태어나서 3년이 아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것에 아내와 나는 서로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첫째가 워낙 예민했기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거란 판단 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저는 육아휴직을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도맡아 키우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둘 중 한 명은 복직을 해야 했고 아내가 복직을 하며 제가 첫째를 온전히 도맡아서 돌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을 잘 때까지 온전히 아이를 보고 있으면 행복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어지럽히는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곤 합니다. 아직 감정조절이 미숙한 탓에 아이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주어야 하다 보니 감정 소모가 심하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많이 피곤해서 예민해지기 일쑤입니다.
요즘에는 기저귀를 이젠 떼야겠다는 생각에 배변훈련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변은 변기에 잘 가리지만 아직 대변은 변기가 아닌 기저귀에 하려고 합니다. 한 번만 변기에 앉아서 해보자고 이야기를 하지만 마음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합니다. 결국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의 기저귀를 채워주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두 돌 전까지는 온전히 잘 먹이고 잘 돌봐주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 옷을 입고, 스스로 밥을 먹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조능력을 길러주고, 감정을 조절하는 법 등 이 세상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어야 할 것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하나씩 가르쳐주려다 보니 때론 아이가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면 화가 나기도 하고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도와주고 있는 건 아닌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이는 또 그런 나에게 의지하려 하고 해 주기를 바라는 모습도 보입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불안한 마음과 함께 올바르게 돌보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조급한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하게 되니까요.
육아라는 과정이 그렇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쳇바퀴를 돌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쉬고 싶을 때 쉬지 못하고, 자고 싶을 때 자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모든 것들을 해내는 시기가 언제 올 것인가 싶은 마음에 이 시기가 영원히 지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언제 이렇게 컸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힘들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일상 속에서도 아이의 성장해 가는 모습과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행복에 다시금 힘을 얻곤 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주는 사랑을 먹고 자라고 그 사랑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돌려주니까요.
첫째를 꼭 안아주며 매일매일 이렇게 이야기해 줍니다.
"훈아,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 아빠는 훈이를 우주만큼 사랑해."
어느 날 밥을 먹고 있는데 첫째 훈이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훈이: "아빠가 '우주보다 더 큰 건 뭐야?'라고 말해볼까?"
나: "훈아 우주보다 더 건 뭐야?"
훈이: "모모"
나: "아! 우주보다 큰 건 모모라고 하는구나"
훈이: "아빠 모모만큼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