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다른 첫째와 둘째의 성장기
첫째 훈이(남, 현 38개월)와 둘째 윤이(여, 현 9개월)는 같은 정말 다릅니다.(외모 빼고)
지금까지 적어도 지금까지 겪어본 바로는 그렇습니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저렇게 다를까 싶습니다.
첫째와 둘째 모두 계획을 해서 임신을 했고 태교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뱃속에 있을 때도 아이가 자라남에 있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첫째 임신 중에 아내는 좋아하는 커피도 멀리하고(가끔씩 디카페인으로 한잔씩 마셨습니다.)
파자나 치킨, 인스턴트식품들은 최대한 피했습니다.(가끔 먹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참는 게 더 스트레스라면서 먹긴 했습니다.)
뱃속에서 애지중지 키운 첫째는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첫째는 병원에 갈 때마다 역아자세로 엄마의 뱃속에서 있었던 터라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째가 제왕절개를 했던 터라 둘째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첫째는 엄마 아빠가 서툰 걸 알았기 때문일까요? 잠도 잘 안 자고 시도 때도 없이 울었습니다. 안아서 재우고 눕히려 하면 등센서는 얼마나 예민한지 내려놓자마자 울음을 터뜨리기 일 수였습니다. 하나였지만 잠을 잘 자지 않은 첫째 탓에 아내와 나 모두 잠을 설치며 피곤을 달고 살았습니다. 100일의 기적이나 200일의 기적은 오지 않았습니다. 두 돌이 지나서, 세 돌이 다되어 갈 때까지도 밤에 한두 번은 꼭 깨서 울었기에 첫째가 태어난 이후 제대로 된 통잠을 자본 적이 없습니다. 카페에 보면 50일에 통잠을 잔다더라, 8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잔다더라는 이야기는 신화만큼이나 믿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둘째는 다릅니다. 둘째가 태어나고 처음 집에 온날, 목욕을 시킬 때였습니다. 목욕물이 닿으면 울었던 첫째의 경험 때문에 한껏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감기고 목욕물을 끼얹어주니 울지도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모습에 '아기가 어떻게 이렇지?' 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들에겐 당연한 일일지 몰라도 아내와 저에겐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울음도 명확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우는 건지, 잠이 와서 우는 건지 확실했습니다. 그 외에는 울지 않았습니다. 울음이 많이 없으니 한결 수월했고 한결 육아가 편했습니다. 잠도 누워서 자고, 6개월이 지나서는 저녁 8시경 잠들면 다음날 6시까지는 잠을 이어서 잤습니다.
첫째 때 겪었던 트라우마(?)로 둘째를 집에 데려오며 한껏 긴장을 했었는데 순둥이 같은 둘째의 성격에 둘을 키움에도 불구하고 한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첫째는 둘째에게 질투가 많습니다.
제가 둘째를 안고 있으면 자기를 안아달라고 매달립니다. 둘째가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뺏어서 도망가버리고, 머리핀을 하고 있으면 머리핀을 빼버립니다. 순둥이 둘째는 오빠가 물건을 뺏든 말든 울지도 않고 멀뚱멀뚱 보고만 있습니다.
둘째는 첫째 오빠가 좋은지 오빠가 하고 있는 게 있으면 유독 오빠에게만 가려고 합니다. 첫째는 자기에게 다가오는 동생을 피해 도망가고, 둘째는 도망가는 오빠를 쫓아 따라 기어갑니다. 지켜보고 있으면 시트콤이 따로 없습니다.
요즘은 둘째에게도 점차 자아가 생겨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첫째가 동생 가지고 놀라고 물건을 억지로 쥐어주려고 하는데 둘째가 꽥 소리를 지리면서 싫다고 합니다. 소리치는 둘째의 모습에 첫째는 "왜 안 가지고 놀아?" 하며 어리둥절해합니다. 첫째가 예민하긴 하지만 마음은 여리거든요. 하지만 순둥이처럼 보였던 둘째의 성격의 한 면을 보았습니다. 싫다며 소리를 치는데 호랑이 울음을 들은 것 같았습니다.
첫째는 쥐띠, 둘째는 호랑이 띠인데 앞으로 둘은 어떻게 지내게 될까요?
오늘은 괜히 첫째가 안쓰러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