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育兒)하며 육아(育我)하는 중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성장하는 삶

by 쿠리

힘든 육아라는 과정

2020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해 태어난 첫째는 기질이 유난히 까다로웠습니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백일의 기적, 돌의 기적은 찾을 수 없었고 두 돌이 넘을 때까지도 통잠을 자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눕혀두면 울었던 첫째는 안아서 재우거나, 깨면 바로 울었던 탓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던 당시에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집에서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 잠을 자지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가 겹쳐져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째를 키우는 일이 정말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는 말처럼 어느덧 둘째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자식이 아니라면 얻을 수 없는 행복을 동시에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외동으로 살아가는 첫째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또 내심 딸을 바랐던 희망에 둘째를 계획하게 되었고 둘째는 그토록 바라던 공주님으로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


육아휴직을 선택한 이유

저는 초등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방학이 있고 이른 퇴근에 안정적인 직장이라 좋은 직업이라며 입을 모으지만 저에겐 아닙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수능성적과 주변에서 좋은 직업이라는 입바람에 선뜻 선택한 직업이었지만 선생님이 되고 난 이후 뿌듯함보다는 후회하고 회의감이 든 적이 더 많았습니다. 단호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했던 내 성격과 잘 맞지 않았던 탓인지 매해 담임을 맡을 때마다 쉬운 한 해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점차 버거워져 가고 떨어져 가는 교권과 학부모의 입김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많은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둘째의 태명은 소망입니다. 육아휴직을 소망한다는 뜻이었습니다. 학교생활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저는 첫째를 케어하고 둘째도 함께 돌보기 위해, 그리고 첫째를 키우며 산후 우울증을 겪었던 아내를 위해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 소망은 이루어졌습니다.

교직의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되도록이면 학기 단위로 사용해야 한다는 제한이자 권고 사항이 있기는 하지만 시기만 잘 조율한다면 육아휴직을 당당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제도가 점차 정비되면서 아빠의 달이라는 제도가 생겼고 아빠가 연달아서 육아휴직을 하면 첫 3달은 상한선 250만 원까지 월급을 주었습니다.(나머지 달은 상한선 150만 원, 기여금이나 각종 세금을 떼고 나면 70~80만 원 남짓)


힘들지만 나를 성장시키는 육아

육아를 한다는 건 정말 나의 영혼을 갈아 넣는 과정입니다. 혼자라면 소파에 편하게 앉아 텔레비전이라도 볼 여유와 넘쳐나는 휴식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육아에는 퇴근이 없습니다. 밤에도 수시로 깨는 첫째 덕에 제대로 된 육아 퇴근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나서 뭘 해보려고 하다가 밤에 깨버리는 바람에 다음날 더 힘들게 육아를 했던 날도 많았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이 사라졌고 아내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사라졌습니다. 서운한 점도 생겨나고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가며 긍정으로 이겨나가고 있지만 결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육아의 가치가 결코 폄하되어서는 안 됩니다. 집에서 애 보는 게 쉽지라는 말은 아이를 제대로 길러보지 않고서 하는 말입니다. 육아가 힘들긴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이기도 합니다. 또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지금까지 육아를 하면서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키워가고 어떻게 성장해가고 있는지 경험과 생각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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