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며 성장하는 중이야
아이가 점차 커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신기합니다. 어떻게 시기가 되면 못하던 것들을 해나가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과정이 피곤하고 힘들긴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줄 때, 부모로서의 노력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걸까요? 첫째 훈이는 어릴 적 이유식을 먹일 때부터 전쟁이었습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이유식을 먹고 나면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먹는 건 또 왜 그리 안 먹는지 조금이라도 더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서 먹이곤 했습니다.
식습관을 올바르게 길들이기 위해 어떤 육아서적에서는 식사시간에 아이가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고, 식사시간 중에 먹지 않으면 단호하게 치워버리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유난히 먹는 것에 있어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떠먹여 주기도 하고, 아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식탁으로 돌아와 밥을 먹곤 했습니다. 그렇게 밥을 다 먹이면 진이 빠지긴 해도 아이가 잘 먹었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하곤 했습니다.
그런 게 당연하게 생각하며 시간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 장모님 댁에 가서 밥을 먹는데 훈이가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고 끝까지 앉아서 밥을 끝까지 다 먹은 겁니다. 스스로 숟가락을 들고 반찬까지 집어 먹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순간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내가 마음이 편하려고 오히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방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훈이가 새로운 기술을 익혔으니 놓아주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이젠 식탁에 밥을 차려주면 스스로 떠먹도록 이야기를 하고 기다려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맘처럼 되진 않습니다. 첫째가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다 보니, 밥을 안 먹고 있으면 또 습관처럼 입에 밥을 가져다주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래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있겠지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놓아주려고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요즘 9개월이 된 둘째는 벽이나 소파를 짚고 일어서는 연습을 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어른으로 치자면 고강도 근력운동을 쉴 새 없이 하는 것일 텐데, 힘든 기색 없이 계속해서 일어서는 연습을 합니다. 일어서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한 바퀴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지만 주눅 들지 않습니다. 언제 굴렀냐는 듯 다시 일어나기 위해 도전합니다. 아이는 이렇듯 실수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걸을 준비를 합니다. 넘어지고 구르는 실수를 무수히 반복하지만 이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두 발로 균형을 잡고 걸을 수 있습니다.
옆에서 제가 해줄 일은 대단하다면서 박수를 치며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는 일 밖에 없습니다. 정말 스스로 해내는 모습이 대견하거든요.
아이가 자라면 부모도 그에 맞춰 변해가야 하나 봅니다. 아이는 빠르게 변해가고 성장해 가는데, 어린아이처럼 생각하고 대한다면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도 하지 않고 의존하려 할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놓아주려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의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지켜보게 됩니다. 첫째가 밥숟가락을 들고 입어 넣으려다 음식을 흘리는 모습을 봅니다. 둘째가 일어서려다 뒹굴어서 놀라 우는 모습을 지켜봐야 합니다. 부모의 안전한 품을 떠나 유치원과 학교를 가게 되면, 아이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로서 아이가 그 실패에 아파하고 속상해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도 부모도 처음이다보니 아이를 키우다보면 무수한 실수들을 많이 할겁니다. 그런 실수들은 성장을 위한 과정임을 인지하고, 성장하는 훌륭한 기회임을 깨닫는 것, 그리고 따뜻한 격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그게 부모로 해야 할 일인 듯합니다.
두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를 되돌아봅니다.
어른이 되고 나니 두려운 게 많이 생겼나 봅니다. 별것 아닌 작은 실수에도 주춤해하고, 실수하는 게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거든요.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닌 일인데도 불구하고, 고민과 두려움에 시도를 망설입니다. 우선 나부터 실수에 관대해지는 태도가 필요한 듯합니다. 실수는 실수일 뿐 인생의 실패는 아니니까요. 아니 애초에 실패한 인생은 없으니까요.
"실수하면 어때. 다시 하면 되지.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