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upon a time.. 처음 누군가 나에게 광고를 한다고 소개했을 때 나는 '뭔가 멋있다'라고 생각했다. 광고하는 사람은 '뭔가 멋'이라는 것이 있어 보였다. 뭔지 모를 멋. 창의적인 것 같고 자유로운 것 같은, 세상에 영향을 주고 심지어 세상을 바꿀 것만 같은 멋. 이 '뭔가 멋'이란 것을 실체화하려면 눈을 흐리게 하는 두 가지 렌즈를 빼야 한다. 하나는 광고로 세상을 바꾸려는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광고로 예술하려는 시선이다.
Case (1)
광고와 마케팅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공모전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또 광고제를 통해 광고를 공부하기도 한다. 국내외의 많은 공모전과 광고제들은 공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좋은 광고의 조건, 혹은 좋아하는 광고에 대해 물어보면 세상에 좋은 기여를 한 광고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Case (2)
광고는 창의적인 직업이기 때문에 무조건 특이하고 독특한 작업물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렵고 철학적인 이야기와 한눈에 공감하기 힘든 난해한 비주얼 까지. 자신의 예술 혼을 광고로 불태우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딱 두 가지만 기억하자. 광고는 예술이 아니다. 광고로 세상 바꾸지 말자.
광고는 예술이 아니다. 예술은 정답이 없지만 광고는 정답에 가깝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발상은 가능하지만 어쨌든 과녁 안에 들어와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메시지든 비주얼이든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봐도 1초 만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이지만 쉽고 직관적인 제작물, 그것이 광고다.
또, 광고로 세상을 바꾸려 하면 안 된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의 돈으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클라이언트가 세상을 바꾸는데 관심이 없다면 선한 영향력은 본인 돈으로 전파할 것. 다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것이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경우라면, 제대로 한번 뒤집어 보자.
어느 술자리에서브랜드 사이드에 있는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브랜드 광고로 무슨 무슨 광고제에서 대단한 상 탔다고 대행사 대표가 SNS에 올리고 축제를 벌이더라. 근데 매출은 제자리였거든. 우리 돈으로 지들 잔치 벌이니까 너무 열 받더라고."
광고를 하고 싶다면 광고가 어떤 일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광고를 긍정(肯定) 해야 한다. 긍정은 [있는 그대로 옳다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긍정을 위해 광고의 명/암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과 광고라는 업이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를 알아야 한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어서, 예술 혼을 불태우고 싶어서 광고를 시작한다면, 광고는 업(業)이 아닌 업보(業報)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