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문 앞 버리려고 놓아둔
낡았지만 눈에 익은 책가방
겉가죽은 해지고 닳아서 많이 변했지만
10년 전 내 짐을 나눠지던 책가방
나와 한 몸이 되어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가방이 다칠세라 쉬는 시간이 되면
가방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도 하고
상처를 발견하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하얗게 쌓인 먼지를 툴툴 털고
무엇이 들어있나 안을 살펴보니
청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앨범과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편지 몇 통이 보였다
아름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나는 기억 너머로 너를 잊은 채로 살고 있었는데
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의 기억을 지켜주며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