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未定)

-시

by CB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엇을 말하겠는가

오늘은 잘 살았다고 말하겠다

그럼 뜨는 해를 바라보며 무엇을 말하겠는가

오늘은 잘 살아보겠다고 말하겠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며 무엇을 말하겠는가

다시 자고 싶다고 말하겠다

그럼 잠에 들기 전에 거울을 보며 무엇을 말하겠는가

일어나기 싫다고 말하겠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냥 그때마다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무엇을 하고 싶다고 말하겠는가

그냥 그때마다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나를 잘 모르기에 그냥 찾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기에 그냥 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누가 나에게 무엇을 물어보더라도

나는 너에게 고심하지 않고 말할 것이다

너를 놀리는 것도 아니고

나를 숨기는 것도 아니다


아직 꽃을 찾지 못한 나비처럼

살던 집을 잃어버린 꿀벌처럼

아직 걷고 있는 나는 나대로를

도착하지 않는 자신 그대로를

나는 있는 그대로 말할 것이다


언젠가는 정답만을 이야기하겠지만

지금에는 생각만을 이야기하겠노라


누군가 나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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