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나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다
씻을 때 말고는 거울을 볼 때가 있었나
내 얼굴의 근육이 굳어가는 상상을 해본다
웃는 방법을 잊어버린 건지 불안해진다
무엇 때문에 웃어야 하는지 문뜩 궁금해진다
왜 웃어야 하는 걸까
이대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반복되는 것 같기도 하고 새롭기도 한 시간들이 모두 익숙한 시간처럼 느껴진다
낯선 집에 이사를 와도 익숙했던 공간처럼 자연스레 지낸다
눈을 뜬 순간 씻고 옷을 입고 출근하는 게 뇌라는 게 없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쉬는 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산책을 하고 여행을 가도
원래 해야 했던 일을 끝낸 것처럼 보람도 기쁨도 없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별일 없이 산다는 게 이런 건가
별일 있으면 괴로워할 걸 알면서도 별일 없이 사는 게 달갑지 않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데 무소식은 별일이 없다는 건데
그건 지루한 듯 느껴지는 일상에 젖어 들어 새로움을 잊어가는 건 아닐까
오늘도 별이 없이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