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해는 3월부터 시작이다. 두 달 동안 걷지 못하고, 수업하고 나머지 시간은 잠만 잔 것 같다. 이제 걷고, 공부하고, 여행하고, 내가 원하는 걸 할 시간이 생겼다. 그 출발 신호가 여행이다. 일단 여행하며 다리 근육을 좀 풀어 볼까 한다.
규슈에 여러 번 왔지만, 이번 여행의 동행은 규슈가 처음이라 이리저리 궁리하다 간단하게 가기로 했다. 2012년에 오고 무려 12년 만의 방문이니 후쿠오카를 좀 더 익히기로 한다. 그리고 유후인에서 괜찮은 료칸을 간다. 나를 위한 여행이라면 규슈 레일 패스 사서 신칸센 타고 가고시마 가서, 가고시마나 구마모토의 료칸에 머무르는 것이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규슈는 부산으로 오면 가깝고, 공항에서 시내 호텔까지 이동도 30분이면 가능해서 반드시 제주에서 직항인 오사카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 해서 이번에는 규슈를 시도해 본다. 만약 앞으로 직항이 생기면 좀 더 수월하게 자주 올 것이다.
이번은 먹고 온천 하는 여행이다. 그래서 후쿠오카 3박을 대욕장이 있는 호텔 중에서 골랐다.
후쿠오카 대욕장이 있는 온천 호텔 중 손꼽는 호텔
1. 니시테쓰 호텔 크룸 하카타 (하카타역에서 가깝다)
2. 더 블러썸 하카타 프리미어 (하카타역에서 450m)
3. 미쓰이 가든 호텔 후쿠오카 기온 (루프트탑 노천탕이 매력)
4. 칸데오 호텔 후쿠오카 텐진
그밖에 도미인도 있고, 신상 호텔도 있지만 내가 고른 것은 하늘이 보이는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 3번과 4번 호텔이었다. 어두컴컴한 1, 2층 노천탕 타입을 안 좋아한다. 오래 탐색 끝에 골랐으니 아마 만족한 호텔들이 될 것이다.
맛집들은 책과 한국인과 일본인의 리뷰를 참고해서 골랐다. 사실 한 끼 한 끼를 아무렇게나 먹고 싶지 않았다. 구글 지도와 식당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동선을 짰지만, 어젯밤 도착 첫날 책에서 본, 알려지지 않은 ‘오무스비무라’가 월요일에 휴일이었다. 아뿔싸. 그걸 왜 내가 체크 못했지? 이렇게 여행에는 늘 변수가 있기도 하고, 그래서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글 쓴다. 평생 습관이다. 오늘 아침은 호텔 옆 더 블라썸 하카타 프리미어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왔다. 1월과 2월 평균 걸음 수가 3천 보가 안 된다. 부지런히 걸어서 보충해야 한다. 어제는 9천 보를 못 채웠지만, 오늘은 거뜬히 만 보 넘게 걸을 수 있다. 이제 나는 비가 잔잔히 내리는 후쿠오카 거리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