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네 부부가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라면 먹자며 찾아왔다. 남편이 출장 가고도 동생은 내가 외로울까 자주 찾아와 놀아준다.
안 간다 했는데도 같이 가자며 집 앞까지 와준 것이 고마워 따라나섰다. 사람들도 그간 답답했는지 바닷가 근처 도로가에는 차들이 즐비했다. 우리도 겨우겨우 주차를 하고 자리를 펴고 아이들도 나도 분위기에 취해 라면을 먹고 또 먹었다. 석양은 우리에게 근사하고 벅찬 아름다움을 주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우리가 염치없게 느껴졌다. 자연을 잘 돌보지도 않았는데도 아름다움을 스스럼없이 내어주니 새삼 더 고맙게 느껴졌다.
석양도 라면도 정신 못 차리고 너무 많이 먹은 탓일까? 결국은 다음날 체하고 말았다. 하루 종일 굶다 동생이 사다준 죽을 먹고 정신이 차려졌다.
어렸을 땐 동생이랑 그렇게 싸우고 따라다니지 말라고 했었는데 어른 언니가 돼서는 동생을 자꾸만 귀찮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