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 갈 수 있을까? 7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
늦여름의 햇살이 등을 따갑게 내리쬐지만, 청량한 초가을의 바람이 그 더위를 식혀주어 우리의 발걸음은 다음 컬리지인 트리니티( Trinity College)로 향했다.
캠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이다. 1546년 헨리 8세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캠브리지 대학교의 31개 칼리지중 하나다. 학문적 우수성과 전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많은 저명한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중에는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그리고 유명하나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포함되어 있다. 캠퍼스는 킹스칼리지와 함께 아름다운 건축물과 넓은 정원이 있어 학생들과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이다.
우리는 늦은 오후쯤에 방문했는데, 경호원 아저씨들이 문을 닫는 시간이라 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대신 안쪽 캠퍼스 사진을 잠시 찍을 수 있도록 허락받아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캠퍼스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건물 양식들이 비슷비슷하고 또 칼리지 학생이 아니면 캠퍼스 건물 안에 들어가는 것이 입장료를 내어도 어렵다.
다행히도 트리니티에 있는 그 유명한 뉴턴의 사과나무는 정문 밖에 있어 시간제한 없이 구경할 수 있다.
트리니티 칼리지 옆으로 채플이 있고, 3분쯤 걸어가면 그 길 끝에는 라운드 처치(Round Church)가 있다.
라운드 처치(Round Church)
캠브리지에 있는 라운드 처치(Round Church)는 12세기 중반에 세워진 역사적인 교회로, 공식 이름은 성 에드워드 교회(St. Edward Church)이다. 이 교회는 예루살렘의 성분리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를 모델로 지어졌으며 , 독특한 원형 구조로 중세 로마네스크 스타일의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라운드 처치는 원래 순례자들을 위한 예배 장소로 사용되었고, 캠브리지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이다. 교회 내부에는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와 역사적인 장식이 있어,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캠브리지에서 중요한 역사적 건축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관광객들과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로 역사와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인정되어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코퍼스 시계 (Corpus Clock)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고,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찍길래 자세히 보니 코퍼스 시계가 보였다. 금으로 도금이 된 이 동그란 모양의 시계는 마치 메뚜기가 뛰어가면서 시계를 돌리는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코퍼스 시계는 캠브리지의 다른 보물들과는 달리 2008년에 만들어진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명소이다. 사람들은 이 시계를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시계( the strangest clock in the world)’라고 부른다. 코퍼스 시계는 100만 파운드의 비용으로 7년에 걸쳐 제작도이었으며, 이는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 Corpus Cristi College)의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캠브리지대학 서점( Cambridge University Bookshop)
캠브리지 대학 출판부는 1534년 헨리 8세의 특허로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이다. 캠브리지 대학 서점은 CUP(Cambridge University Press) 출판물을 소개하기 위해 1992년에 문을 열었지만, 서점 자체는 훨씬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581년 윌리엄 스칼렛(William Scarlett)이라는 사람에 의해 운영되었으며 , 첫 번째 대학 인쇄업자인 토마스 토마스(Thomas Thomas)에 의해 실질적으로 마을의 서적 판매의 중심지가 되었다.
수세기동안 트리니티 스트리트 1번지에서 여러 사람들을 거치며 운영되어 왔다. 특히 19세기 중반부터는 맥밀란과 보우스(Macmillan and Bowes) 그리고 이후 보우스와 보우스(Bowes and Bowes)에 의해 운영되다가 1992년도에 캠브리지 대학이 인수하여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요즘처럼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는 시기에 오프라인 서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간으로 , 지역 비즈니스를 지원하며, 단골 고객들과 관광객들에게도 레트로의 감성을 갖게 하는 공간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나도 서점 안으로 들어가 이 책 저책 살펴보고 요즘 베스트셀러는 무엇인지 보고, 기념품들도 잊지 않고 살펴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 데려오고 싶은 아이들이 많았지만, 제한된 가방 때문에 자제해야 했다. 나의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서점방문은 도서관을 방문하는 것만큼 항상 즐겁다.
마켓 스퀘어( Market Square)
캠브리지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석양이 대 세인트 메리 교회( Great Sainte Mary’s)의 종탑에 걸려있다. 주홍빛으로 물든 하늘이 너무 예쁘다. 이젠 슬슬 집으로 돌아가 저녁도 지어먹고, 2만 보나 걸어서 거의 감각이 없는 내 발꼬락들을 양말로부터 해방시켜줘야 할 것 같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저녁거리도 살 겸 마지막으로 들러 본 곳은 마켓스퀘어 ( Market Square)였다. 캠브리지 마켓 스퀘어는 캠브리지의 중심부에 위치한 역사적인 광장으로 중세시대부터 중요한 상업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이곳은 다양한 상점과 시장이 열리는 장소로, 신선한 농수산물, 수공예품,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에서는 지역 생산자들이 직접 만든 상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주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기록에 의하면 예전에는 킹스 린에서 바다를 거슬러 캠브리지까지 배가 올라올 수 있었고, 당시 배와 바지선은 강을 따라 여러 항구에 생선, 와인, 소금, 그리고 사치품들을 운반하며 이 지역의 상업을 활성화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마켓 스퀘어는 중요한 상업의 중심지로 오늘날에도 다양한 시장과 상점이 열리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저녁거리로 상추와 삼겹살과, 그리고 소고기 조금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영국의 물가는 정말 살인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