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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y View Today

친구끼리 이러면 안 되지

25% 관세 Fight

by 코리디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 적어도 캐나다 뉴스에서는 그의 이름을 하루도 빠짐없이 언급되고 있다. 이제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멀미가 날 지경이다.

특히나 무역전쟁을 선포하듯 25%의 관세를 캐나다의 물품에 부과하겠다는 것은 캐나다를 자극하는 정책이며, 캐나다 수상과의 만남에서 캐나다를 미국의 51개 주로 만들겠다는 둥, 수상을 그 51번째 주지사취급을 하는 무례함은 비상식적이다.



이번에 미국이 캐나다에게 25% 관세를 물린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의 이 단편이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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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 집에 아직 TV가 없을 때가 있었다. 우리 앞집에 살았던 은경이네와, 아랫집 쌍둥이네는 TV, 텔레비전이 있었다. 은경이랑 사이가 좋을 때는 언제든지 그 집에서 어린이프로는 물론 연속극까지 보고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은경이가 기분이 나쁜 날이면, 그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무척 눈치가 보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hHw2OgPdqhk

70년대 누가바 광고


하루는 은경이가 텔레비전을 보는데 10원을 요구했다. 그때 당시 ‘누가바 아이스크림’이 50원이었는데 10원이면 내겐 큰돈이었다. 나는 10원을 지불하는 대신 쌍둥이네 집으로 가서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쌍둥이네도 만만치 않은 것이 어린 남동생이 가끔은 심술을 부린다. 일부러 내 앞에 앉아서 텔레비전 보는 것을 방해하던지 아니면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서 내가 좋아하는 방송을 못 보게 하던지 했다.

하루는 은경이네 아줌마가 왜 텔레비전을 보러 오지 않느냐고 해서 그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말씀드리자


“친구들끼리 그러면 안 되지”


라며 괜찮다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지만, 은경이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도 좋아하지 않고 , 재미도 없는 방송채널을 틀어놓고 있었다. 일종에 나에 대한 보복일지도 모른다. 채널권이 없는 나로서는 은경이의 심통을 견디면서 얌전히 지루한 방송을 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밖에서 날이 어둡도록 놀다가 집으로 들어서는데 우리 집 쪽에서 아주 크게 뉴스 소리가 들렸다. 아빠가 일찍 퇴근하시고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으신 거라 생각하고 문을 열었더니 은경이네 텔레비전 크기에 반쯤 되는 작은 텔레비전이 우리 집에 떡 하니 있는 거다.

믿을 수가 없어 나는 그 자리에서 입을 벌리고 잠시 서 있었다.

이제 우리에게도 텔레비전이 생겼다. 이제 더 이상 텔레비전 시청동냥은 없다.


사람들은 말한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캐나다는 감기에 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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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는 오랜 무역 관계를 바탕으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여 상호 교역을 활발히 해왔다. NAFTA는 1994년에 체결되어, 세 나라(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의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18년 3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캐나다산 강철과 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고, 이는 NAFTA 조약에서 약속한 무역 자유화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NAFTA에는 "무역에 대한 제재나 세금 부과는 불공정한 무역 장벽으로 간주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강철과 알루미늄 같은 주요 산업에 대한 규제는 협정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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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NAFTA를 통해 캐나다와의 무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으며, 이는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혜택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25%의 관세 부과 조치는 NAFTA의 핵심 목적과 취지를 저버린 행위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넘어, 캐나다와의 외교적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캐나다는 오랜 동맹국으로, NAFTA 체결 이전부터도 서로의 경제와 안보에서 중요한 파트너였다. 그러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은, 과거의 신뢰를 무시하는 처사로 비쳤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미국의 무역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이 조치가 가져온 외교적 긴장은 양국 관계에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 것이다.

캐나다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국내적으로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나의 주변에 있는 몇몇 캐네디언 친구들은 미국행 여행을 취소하기도 하고,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 보이콧하기 시작했으며, 국외적으로는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대응을 했다. 또한 캐나다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촉구했으나, 미국은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며 협정의 신뢰성을 더욱 약화시켰다.


미국이 캐나다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단순한 경제적 결정이 아니라, NAFTA라는 국제 협정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행위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무역 장벽을 다시 세우고, 양국 간의 경제적 관계에 큰 혼란을 초래했으며, 국가 간 신뢰와 협력의 중요한 가치를 훼손했다. NAFTA의 본래 목적은 경제적 자유화를 통해 세 나라 간의 상호 번영을 이루자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목적을 저버린 행위는 미국의 국제적인 신뢰를 손상시키고, 글로벌 무역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이제 NAFTA 체제를 존중하고, 캐나다와의 관계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막무가내로 질주하는 미국을 누가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은경이 아줌마의 한마디가 생각난다

“친구끼리 그러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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