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의 Prince Edward Island
황소뼈도 무른다는 삼복의 더위가 가신 탓인지 오늘 아침에는 살짝 한기를 느끼며 일어났어요.
온도를 보니 12도네요.
벌써 가을이 오려는 건지..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비 때문인지..
사실 올여름에는 P.E.I 를 다녀오고 싶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여름이 훌쩍 지나갔네요.
대신에 아들이 대학 친구들과 10주년 기념으로 다녀왔습니다.
대학 1학년때 같은 기숙사, 같은 플로워(Floor) 친구들과 만난 지 10년이 된 기념으로 함께 여행을 간 곳이죠.
P.E.I는 캐나다 동쪽에 있는 섬입니다. 섬이라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작은 섬은 아니고요, 캐나다의 10개의 주(Provinces)중 하나입니다.
아들이 여행 다녀오면서 저를 생각하면서 사온 컵이에요. 제가 빨강머리 앤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 Anne of Green Gable 이 그려진 컵에 더불 에스프레소 치아로(Chiaro)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50이 넘어도 말랑말랑한 소녀감성을 가진 국문과 선배언니와 함께 가자고 했던 곳인데 우리가 그곳을 같이 가려고 했던 이유는 다름 아니라 우리 둘 다 빨강머리 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한국에는 '빨강머리 앤'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제목은 앤 오브그린 게이블 (Anne of Green Gable)로 그린 게이블 (Green Gable)은 앤이 살았던 집 이름을 말해요.
여러 버전(Version)으로 책,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져 있는데 저는 그중에 캐나다에서 1985년에 제작된 버전을 좋아합니다.
저에게 앤은 Megan Follows입니다. 앤 역할을 한 많은 여배우가 있지만, 나만의 앤은 매건(Magean Follows)죠.
앤은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땐 꼭 E를 넣어서 불러달라고 했어요. 그 이유는 그냥 E가 없는 앤(Ann)은 몹시 불쾌하고 끔찍해 보이지만, E를 붙이면 뭔가 좀 더 낫고 특별해 보인다는 그녀의 엉뚱한 설명이 매력적으로 보여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앤의 대사는:
"if you call me Anne please call me Anne spelled with an E." and A-n-n looks dreadful, but A-n-n-e looks so much more distinguished. It looks so much nicer." ( Anne of Green Gable p26-27) 이거든요.
오늘은 아들이 저를 위해서 몽고메리(L.M Montgomery)의 고향인 P.E.I( Prince Edward Island)의 Anne of Green Gable에서 직접사온 책도 함께 읽어보려고요.
책을 읽다가 피곤해지면, 오래된 (이 DVD를 구입하진도 벌써 20년 가까이나 되었군요) DVD도 한 번 보려고요.
여러분도 오늘 오랫동안 자신이 좋아하던 영화나 책으로 낭만을 즐기는 하루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