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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디언 Sep 29. 2024

이 여행 갈 수 있을까? 2

캠브리지행

Red -Eye Fright 


우여곡절 끝에 캠브리지로 떠나는 날

급하게 마무리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 나니 저녁  5:30. 

C항공사의 파업으로 T 항공사로 티켓을 새로 구입했는데 밤 10:05분 비행기이다.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6:20분에는 집을 나서야 했다.

짐은 미리 싸 두었고 비행을 위해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문단속과 쓰레기정리등을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서 6:40분경에 짐을 싣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내비게이션을 켜는데  우리가 자주 다니던 20번 하이웨이가 아닌 15번 하이웨이로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 뭔가 싸 ~~~~ 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 느낌은 왜 맞는 걸까?


공사 중인 고속도로가 주말이라서 이곳저곳 길을 막아놓은 상태이며, 구글 맵은 미처 이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우리를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만 보내고 있었다. 

평소라면 20분이면 도착할 거리였지만, 공사 중인 고속도로를 우리는 미리 예상하지 못한 관계로 한참을 같은 자리를 맴돌다 결국은 어찌어찌하여 고속도로를 벗어나 공항에 도착했다. 허둥지둥, 마음은 몹시 바쁘고 다급하다.

아이들을 미리 내려주고, 먼저 체크백( Check Bags)을 붙이고 있으라고 하고 남편과 나는 공항 근처의 장기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러 갔다. 

미리 주차장 예약을 10일 치를 해 놓았지만, 항공사의 파업으로 우리의 여행 일정이 하루 당겨져서 하루치 파킹 비용을 빼달라고 했더니 안된다고 한다. 이런 일로 오랜 시간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아서 자동차 바퀴에 차꼬 같은 것을 달 수 있는 옵션이 있으니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서 나의 마음의 안정을 위해 안심비용으로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이미 고속도로와 주차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버려서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바로 시큐리티 체크( Security Check-  보안검색대) 줄에 섰다. 


항공사 파업이라는데  나를 포함한 여행객들이  왜 이리 많은 것일까? 

공항에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과 배웅을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틈조차 없이 분주했다.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마친 것은 참 다행이다 싶다. 

보안 검색대로 들어가는 몇 개의 미로 같은 줄을 따라 한 참을 가고 있는데 앞 줄에 중년의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양복을 입은 신사와 히잡을 쓴 50대 후반쯤 보이는 여인이  내 앞에서 가고 있었다. 남편으로 보이는 분의 얼굴 표정은 잘 모르겠는데 여자분의 표정은 몹시 슬프고 근심이 가득 차 보였고, 손에는 묵주가 들려 있었다. 

줄을 따라 들어가는 길에도 그녀는 묵주를 돌리며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배웅하는 사람들이 함께 들어가지 못할 체크 포인트에서 나는 앞의 여인이 왜 그리 슬펐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의 아들처럼 보이는 젊은 남성이 남성분과 간단하게 인사를 했고, 후에 그녀를 향해 다가왔고, 오랜 포옹의 시간이 있었다. 

짐작건대 아들의 집을 방문한 그녀는 이제 아들과 헤어져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비록 장성했다 하더라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를 타국에 홀로 남겨 놓고 온다는 것은 어머니로서 가슴이 아릴 것이다. 

그 모습은 10일 뒤에 나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어 보였다. 나도 10일 뒤면 딸아이를 영국 캠브리지에 홀로 남겨 놓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머피의 법칙은 왜, 왜, 꼭 이런상황에서 생기는 걸까?

보안검색대에서 짐 검사를 하는데 남편의  여행가방과 소지품을 넣어둔 트레이가 걸렸다. 

보안요원은 남편의 가방을 열어보았지만, 특별하게 문제 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시간만 지연되었을 뿐이다. 

보딩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린 아직 저녁식사 전이다. 

라운지를 찾아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웨이팅을 해야 한다고 한다. 

보딩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일단 이름을 걸어놓고 다른 라운지를 찾아갔다. 

거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다. 

라운지 안에서 저녁식사



이대로 저녁식사도 못하고 바로 들어가야 하나 싶어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라운지에서 연락이 왔다. 

다행히 라운지가 멀지 않았고, 들어가 자리에 앉아서야 나는 안도의 숨을 쉴 수가 있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간단하게 저녁식사와 커피를 마시고 바로 보딩이 시작된 게이트로 갔는데 벌써 사람들이 보딩을 마친 상태다. 허겁지겁 게이트를 빠져나가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비행기 안은 빈자리 없이 승객들로 꽉 차 있었지만,  생각보다 쾌적했다. 

기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이제 곧 이륙하여 6시간의 밤비행이 시작된다. 



마침내 떠나는군…


기내식: 소고기 라자니아

*A red-eye flight  레드아이 항공편은 밤에 출발하여 아침에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말한다. 레드아이 항공편은 의미 있는 수면을 취하기에는 너무 짧아서 피로로 인해 “레드아이”라는 용어가 생긴것이다. 일반적으로 7시간 이하의 야간 비행이 레드아이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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