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어느새 한 살 더 먹는 게 좋은 일 아닌 나이가 돼버렸습니다.
밥값은 하고 사는 것인지...
나는 왜 이 모양인지...
이룬 것도, 얻은 것도 별로 없는데
남들은 또 저만치 앞서 가는 것 같고,
나는 왜 실속도 없는 일에 매달려 있는 것인지...
그놈의 오지랖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인지...
다 늦게 시작한 공부는 결실을 맺을 것인지...
오십이 되었지만,
여전히 바보 같고, 철 안든
애어른이구나 싶은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광화문의 오래된 김밥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현금으로 셈을 치렀더니
연세 많은 주인께서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더군요.
남편 분도 빙그레 웃으시고...
1만원 안 되는 거래일 때 특히, 개인사업자에게
가능하면 현금을 내려고 합니다.
영세 사업자에게는 카드 수수료도 부담이니까...
아주 작은 일인데 즐거워 하시는 것을 보면서
오전 내내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만추의 햇살 가득한 오후,
세종로를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냥 그렇게 살자...
무슨 부귀공명을 누릴 것도 아닌데...
생일(生日), 아직 살아 있는 날
진심,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타인에게 폐 안 끼치고...
‘ ~ 조용히 자기 일을 하고, 너희 손으로 일하기를 힘쓰라’
(데살로니가전서 4:11)
가을이 깊었습니다.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거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