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에세이스트 워크숍 참여 후기 (4)

시네마에세이스트 워크숍 참여 후기

by 모퉁이극장

쑥쑥 하게 빙 둘러앉아 서로에 대한 궁금증과 낯섦이 섞여 있을 무렵 자기소개가 시작되었다. 주어진 글귀에 따라 천천히 자기소개를 하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나와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자기소개로 한층 가까워질 무렵 인상 깊은 책의 한 구절씩 따라 읽었을 땐 묘한 공동체감도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은 서로가 대화를 나누기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듯했다.

그러다가 산책을 하게 되었다. 낯선 사람들끼리의 밤 산책. 긴장감이 느껴졌다. 옆의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나에게 조심스럽게 던져진 한마디에 밤의 분위기에 취해서인지 긴장된 마음이 순식간에 풀리게 되었다. 그것이 아마 산책이 주는 묘미가 아닐까.

고즈넉한 밤과 그리고 발걸음. 둘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는 우리를 패키지여행의 관광객처럼 보이게 했다.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자그마한 동질감도 느껴졌다. 다음날 영도다리 주변, 그 다음날의 옛 모퉁이 극장 산책도 밤이 주는 아름다움과 간간이 이루어지는 소중한 대화는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느낌이었다.

산책 후에 이루어지는 글쓰기 역시 또 다른 나를 발견해가는 순간이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주어진 글감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이 나를 생각하고 나를 드러내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 번째 모임에서 다른 사람이 쓴 첫 문장을 이어가는 것이 참신했고 생각이 흘러가는 방향이 나와 다른 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 활동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다시금 깨달았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 소중한 경험을 위해 애써주신 프로그램 기획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본 참여 후기는 시네마에세이스트 서지우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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