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지런하게 만든 작은 사소함, 사랑하는 일
"몸무게가 점점 늘지 않으면 병원에 꼭 가보세요."
너를 조리원에서 데리고 나오던 날,
퇴소 교육 때 들은 말이었다.
아기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일 년 동안 폭풍 성장을 하기 때문에
몸무게가 늘지 않으면,
특히 신생아 시절에 몸무게가 늘지 않으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거라고.
이제 막 엄마가 된 내가
너의 여러 신호들을 알아채진 못해도
매일 아침 몸무게 재는 일만큼은
빼놓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지.
한밤 중에 토를 왈칵 쏟은 날도
분유를 절반이나 남기며 걱정시킨 날도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오면 늘 올라서던 체중계
조금씩 늘어가는 너의 무게만큼
내 손목은 아파왔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너의 묵직함에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너의 몸무게를 재는 일은
아마 네가 100일이 좀 넘었을 때까지 였는데
어디에서 본 것인지 알 수 없어도
'100일이 되면
태어날 때 몸무게 두배가 되어야 한다'
라는 그 육아 지침이 또다시 나를 체중계로 데려갔지
100일이 한참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너의 몸무게가 늘 평균 이상인 걸 보며
그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체중계를 소파 밑 구석으로 넣어두었다.
매일 아침 너의 몸무게를 재는 일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엄청나게 사소한 일이지만
그 작은 사소함이 모여 만든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했지.
몸무게를 재는 일뿐만 아니라
하루에 기저귀는 몇 번 갈았는지
모유나 분유는 얼마나 먹고 있는지
잠은 몇 시간이나 잤는지
숫자에 의한 숫자를 위한 숫자 육아였지만
그게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었다는 걸 알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