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를 부서뜨리는 열쇠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늘 올라와 있던 책,
책 제목만으로도 무슨 책일지 당장 펼쳐보고 싶었던 책.
그 책을 나도 드디어 다 읽었다.
시작하기까진 오래 걸렸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3일 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이 책은 정말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처음엔 소설인 줄 알았고 이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때까지도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에필로그를 보고 인터넷 검색창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검색하고는 소름이 돋았다.
이 책이 왜 그 많은 인기를 얻고 많은 이들에게 최고의 책이라 뽑혔는지에 대해서
혹은 누군가에게는 단순의 저자의 자기 방어 혹은 자기 위로 책이었다고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단
그냥 내가 느꼈던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먼저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소위 '어류'라고 분류하는 분류는 잘못된 것이며
애초에 어류라고 분류할 수 있는 기준도 없다는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로써 우리가 알던 세계는 부서졌다.
다만, 우리는 또 하나의 관점을 알게 된 것이다.
분류학의 관점에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늘 우리가 믿는 현실이 단 하나의 정답이자 관점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우생학에 열성적이며 그것이 단 하나의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하지만 책에 나오듯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저자의 아버지는 우리의 인생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한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던 그 말은 맞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 우리는 작은 티끌들, 깜빡거리듯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우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아버지의 말로 시작한 책에서
저자는 그 말을 이기기 위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생에 대해, 그리고 그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하고
결국 그도 저자의 아버지와 동일한 사상,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매번 숨 쉴 때마다 자신의 무의미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거기서 자기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이다'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역설적이게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우생학에 전념하던 때에 남겨진 기록들로
우리는 모두 중요하다는 결말을 알게 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게도 뭔가 하나 부족해 보이는,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은 이들은 의미가 없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단지 하나의 관점이다.
'... 그새 사라질 점 위의 점 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이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이기도 하며
이때 등장하게 되는 게 바로 민들레이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내야 할 잡초로 여기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 있는 약초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민들레의 원칙이며 다윈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하고자 했던 관점이었던 것이다
'그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의 순위를 정하지 말라고 그토록 뚜렷이 경고한 이유는 "어느 무리가 승리하게 될지 인간은 결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면 저자가 중간중간 약간의 힌트를 남겨 놓았다는 것 알 수 있다.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들의 의미를'
그렇다 우리는 모두 중요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자연의 모든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단 하나가 아니기에 우리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연이 그렇게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당신이 중요하다는 말,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