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알고 있어?

by Coron

앞에 세숫대야 대화에 이어 왜, 언제부터 할머니 무릎에 이상이 생겼는지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할머니 말에 의하면 예전에는 달리기를 잘해서 도망가는 아들 추격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고 한다.


문제는 노년에 찾아온 출산 후유증. 자식 6을 모두 무릎 꿇고 낳았다고 한다. 별생각 없이 고개 끄덕이는 나와 달리 엄마가 관심을 보인다. 예상치 못한 며느리의 반응에 탄력 받은 할머니 이야기. 할머니의 친정어머니도, 할머니도 무릎을 꿇어야 애가 나온단다. 무릎에 너무 힘을 줘서 나이 들어서 무릎이 "나갔다"라는 자가 진단. 무릎 꿇은 체로 본인이 탯줄도 끊고 다시 나가서 시댁 식구 밥해줬단다. 뭘 모르는 난, "아 옛날에는 다들 저렇게 낳았나 보다."


그날 밤. 엄마가 멀리 있는 아빠에게 전화로 일과를 보고하다 대뜸 묻는다, "당신 알고 있어? 어머니가 왜 무릎이 아프신지?" 그리고는 들은 대로, 아니 자기가 본 것처럼 이야기 한다. 떯떠름한 시어머니의 케케묵은 고생사가 아니라 출산경험을 고유하는 여성 동지로 대동 단결한다는 느낌.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 출산 경험이랑 비교를 해준다. 엄마가 출산할 때 (즉 나를 낳을 때) 손에 힘을 주자 친정어머니 (즉 내 외할머니)가 말렸다고 한다, "손쓰는 기술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힘주면 다 망가져." 그래서 이에 힘을 주자, "이 다 망가져"하고 또 말렸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 엄마는 10시간 넘게 4킬로 넘는 태아 때문에 고생했어도 아무런 후유증이 없다고 한다. 거기에다 자기 시어머니의 경험을 비교한 거다.


"당신 알고 있어?"라는 질문 뒤에 엄마가 삼킨 말은, "90 바라보는 당신 어머니가 유모차에 지탱해서 다니는 이유가 당신이란 걸. 이 무지한... " 이 아닐까 마음대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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