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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Dec 17. 2023

당당한 삼십대 후반이 되고 싶은데...

새해에는 남자때문에 힘들지 않길 바란다.

나이를 구지 들먹이고 싶지 않지만, 생일 지나고, 서른의 중반을 넘어서니..서른 이후 찾아오는 그런

조급했던 마음 같은 게 찾아온다. 연애를 하고 있었지만, 미래가 불안한 연애는 오히려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결혼을 서둘렀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 나이가 주는 압박감이 나 스스로를 쫓기게 하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늦게 결혼을 한 친구의 아기는 이제 4살이니.. 어떤 친구는 초등학교 고학년도 있을만큼 지금

내 나이는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다.


올해 초반, 연하의 남자친구와 그 문제로 인해 갑작스럽게 서로의 잡은 손을 놨다가... 그 이별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별의별 짓을 다 해보고, 결국에는 큰 것을 잃고 정신을 어느 정도 차렸다.


희안하게 진짜 마음을 다 정리한 시점에 그는 다시 돌아왔고, 나는 결혼에 대해 구태여 말하지 않고

그래도 그 문제로 헤어졌는데, 상대가 그 부분에 대해서 마음을 먹고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편안한 연애를  시작했다.

이전보다 나는 덜 조급했고, 덜 그만 바라보았고, 내 삶이 먼저 바로 세워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주 내년을 계획하고 고민하는 문제들 속에서 나는 문득,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에게 화가 났다.


그의 머릿속에는 나와의 미래가 아닌, 다른 문제들이 더 우선으로 보였고, 확신을 하지 못하는 모습에

아..불현듯 올 초가 다시 떠올랐다. 1년이 거의 다시 지나간 시점에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언제든 그는 나를 버릴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고, 그를 만나는 과정에서 나는 그가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이면, 단번에 그래 헤어져! 그만해 힘들어 ! 라는 말을 종종 내뱉었다.


슬프지만, 완전한 미래를 서로 약속하지 않은 채로는

우리는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갖고,우리가 만나는 나날 속에 언제든지 이전처럼 난 만남 속에 버려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종종 히든 카드처럼 꺼내들며

연애를 하고 있는 나는 건강한 것일까?

마치 상처받지 않고자 늘 상처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처럼 연애에서의 상처를 늘 품고 있던 것 같다.


조금은 슬프다. 그는 전혀 나쁜 사람은 아니다.

나쁜 남자가 아니고

다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명확한 것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답답함을 많이 준다.

그래도 그는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태도로 정말 노력했고, 그런 부분들에서 나는 내 마음 속에 있던 불안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한해가 지나가는 이 무렵에 여전히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는 2년 전과 그다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는 그의 태도에 답답함이 올라왔다. 그래서 나는 막말을 내뱉었고 급 이별을 고백하고 '서로를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고 놔 주자' 며 스스로를 달달 볶았다. 그렇지만, 별다른 제스처를 보이지 않고 전혀 급해 보이지 않는 그를 보니, 화가 나고 답답함에 계속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 상황 속에서

친언니가 한 말을 던졌다.

남자 때문에 감정 기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팩폭 같았다. 왜 30대 이후의 여성은 이렇게 연애에서 약자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왜 나는 이렇게 상대방에게 미안하고 못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연애에서 그쳐야 할 인연이라면

마땅히 더 이상 진전이 없게 하시고,

더 이상 힘들지 않게 해 달라고...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는 관계라면

순조롭게 이끌어 달라고 기도해보지만....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이전과 사뭇 달라진 그의 태도에 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이 짜증 나게 싫다.


올해가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인생에서 명확함은 존재하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있다.

지금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이런 나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고

그냥 남자 때문에 매우 내 존재가 떨어져 보인다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연애로 인해서 그 존재 가치를 떨어져 보이게 하는 만남은 좋은 만남은 아니라고,

이 정도면, 나는 답을 알고 있는지 모른다.


감정 소모가 이제는 정말 힘들다!

그냥 당당하고, 떳떳한 나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어디서든 멋지게 빛나고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가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계속 잡아 달라고 연락하는 내 모습도 싫다. 스스로를 싫게 여기게 만드는 이런 상황들이 그저 다 싫다.

이제는 진짜 다시 이전의 평안함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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