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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Jul 23. 2024

보라카이로 출발하는 날

5년만의 해외 여행을 나서며

여행을 출발하는 7월 10일! 7번째 내 직장, 지금의 회사에 온지 3년이 되어 가는 시점이었다.

놀랍게도 외국계 회사 입사 이후로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다. 반면에 각국에서  30명이 넘는 방문자들이 줄기차게 왔다.

나는 그저 가끔 그들을 호스트했을 뿐이었고, 1년에 2~3번은 출장을 가는 직원분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그렇게 많이 부럽지는 않았다. 이런 생각이 고착화되다보니 코로나 이후의 해외 여행은 너무 낯설어졌다.


지금 있는 곳에서는 원팀으로 일하다보니

백업이 따로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백업이 필요한 일들에 대해 여러 명의 동료분들께 부탁을 하고, 혹시나 오피스 관련

문제가 있을 경우 관련 번호까지 남겨두고, 잠시 오프 모드를 하기로 했다. 미리해놓은 여행준비라곤, 페소 화폐 환전뿐이었다. 짐도 당일에 싸기로 했다.


도저히 여행 전날 짐을 쌀 에너지가 없었다. (뭐, 친언니랑 가는데 편히 가도 되지 ^^)

사실, 여행 짐 싸는 것을 제일 귀찮아한다. 특히 화장품을 챙기는 것이 제일 귀찮다. 예민한 피부라 아무 것이나 바를 수 없기 때문에 화장품을 챙기는 것이 제일 난관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편히 가보기로 없으면 없는대로 너무 과하지 않게.


저녁 7시 비행기라, 공항에는 오후 4시쯤 언니와 만나기로 했다. 전날 확인한 출발 당일의 기상 예보는 비였는데

아침부터 날이 너무 화창하다. 빗속을 뚫고 버스와 지하철과 공항철도를 타고 갈 생각만으로도 꺼려졌는데 날씨가

요근래 들어 제일 쨍하다.

여행 전 집주변 산책을 부리는 여유 모멘텀

짐을 적당히 챙긴 뒤에 가방이 언제나 많은 나는 이번만큼은 정말 좀 비움이 있게 짐을 꾸렸다.

평소 항상 두 개의 가방을 챙기는 나였지만, 이번에는 최대한 줄이고 줄여 기내 백팩, 트렁크 그리고 보조가방만 챙겼다.

짐을 다 정리하고 나니 졸려워서, 잠시 낮잠을 즐기고 여행 테마 도서 데이비드 호커슨의 "놓아버림"을 읽었다. 종이책을 가져가려다 막판에 전자책으로 구매하여, 짐을 줄였다.

긴 여정을 위해 준비를 마친 뒤, 최대한 게으름을 피운다.


그것도 잠시..

언니가 예상보다 빠르게 공항에 간다며, 나보고  빨리 오라고 한다.하여, 예상보다 30분 빠르게 집을 출발했다.

공항가는 길은 그야말로 환희였다. 아니, 하늘이 어쩜 이렇게 예뻐?!

감탄했다. 무엇보다도 한주에 제일 고된 수요일 오후, 회사 밖을 벗어난 공항 가는 길 풍경이 또 새롭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기분을 더 업시키면서,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터미널 1



a. 공항철도로 보여지는 풍경


공항에 도착하니, 화장품이나 100ml 를 초과하는 액체류 짐 챙기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는 위탁수화물을 맡겼고, 이후

e-travel 검토를 받았다. e-travel은 필리핀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입국 신고서이다. 가볍게 생각했는데

중간이름을 NA로 표기하여 그만 직원이 다시 작성하라고 했다. 다시 작성을 했지만, 초기에 내 정보에서 아예

중간이름을 NA로 해두어서 다시 발행해도 같은 문제 발생. 내 정보를 수정하엿다. 그리고 QR을 다시 다운받아 저장해두었다.


짐을 다 부친 뒤에, 언니와 이른 저녁을 해결 한뒤에 면세점으로 향했다. 생각도 못했는데 미국에 있는 친구가 립스틱이라도 선물을 사라며, 돈을 보내줬다. 본인도 빠듯하고 정신적 여유도 없을텐데 나까지 챙기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다. 악세서리 구경을 하다 반지를 샀다. 기분이 새롭다. 면세점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쇼핑이 즐겁지 않았고, 앞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후 보라카이 입도까지 꽤 긴 여정이 될 터라 우리는 힘을 아끼기로 했다.


대기석에 앉아서 전자책을 읽고, 아름다운 공항뷰를 담는다. 정말 역대급의 공항 날씨였다.

이번 여행의 기도 제목을 5월 초에 적어두었는데.... 놀라웠다.



b.5월초에 기록해 둔 기도제목

1) 안전한 여행과 날씨를 위해

2) 답답한 마음이 풀리길

3)이 또한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길

4)자연을 보고 힐링하길. 우기라서 날씨가 복불복이라고

하는데, 일정 기간 좋은 날씨를 주셔서 어렵게 떠난 휴가를

제대로 보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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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이 잦다고 들어서, 원래 공항도 늦게 가려고 했는데 그 흔한 연착 없이 저녁 7시 비행기에 무사히 탔다.

언니는 창가석 나는 옆자리

물 한잔 주지 않는 저가항공이라 300ml의 생수 한병을 사서 언니와 나눠마셨다.

다시 책을 꺼내들었다. 책이 잘 안들어오고, 내내 신나는 음악을 들었다. 개인적으로 국내외 여행할 때 태블릿은 필수다. 핸드폰 배터리를 아껴주고 대신, 음악도 듣고, 전자책도 보고 전자 노트에 끄적거릴 수 있어서.. 참 편하다.



이 여행의 목적을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최근에 내 상태가 어땠지?

이 여행에서 난 뭘 얻고 싶은 것이지?

지금 내 마음의 상태는 어떻지?



평소에도 사색을 하는 편이지만, 옴짝 달짝 할 수 없는 비행기에서 할 일이 없으니, 오히려 많은 생각이 오간다.

심리 치료책의 도움을 얻어 최근 내 몇개월의 정말 최악의 상태를 돌아보게 되었다. 너무 놀랍게도

놓아버림의 책에서는 사랑과 애착, 분노에 대한 부분이었다.



내가 얼마나, 한 문제에 몰입이 되어 있었는지 깨닫게 되니 섬짓했다. 어떤 깨달음이 왔다.

(이 곳에 다 담기에는 조심스럽다. ) 그리고 나의 과거의 태도가 결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지 않은 모습일 것 같았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별을 주셨던 것인가? 싶었다. 이젠 그런 부정적인 감정과 무기력했던 태도를

버려두고, 아름다운 자연과 새로운 경험들로 자연스럽게 비워내고 채워가야할 때임을 인식한다.


휴우, 안믿긴다.

이 모든 시간들이 익숙한 것 같지만 낯설다.



찬양을 정말 많이 드는 나였지만, 내 송리스트는 귀가 시끄러울 만큼 빠르고 신나는 곡들이었다.

그렇게 4시간 30분 가량, 타고 오니 칼리보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가 정차하기에 앞서 일단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한국인들 정말 많다. 100명은 될듯?

공항에 내리니 시골 냄새가 난다. ㅋㅋ 24번째로 방문한  나라, 필리핀의 작은 공항 Kalibo공항.

무사히 입국 신고를 마치고, 언니가 미리 예약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픽업 예약 서비스의 안내를 받아 공항 근처 카페로 행했다.


여행사 사장님께서 어찌나 설명을 프로페셔널하게 해주셨는지..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보였다. 포터에게 줄 팁까지 봉투에 다 챙겨주시고 시원한 생수까지 건넨다.포터는 짐을 날라주는 현지인 분을 말하며, 작은 짐가방은 30페소, 큰 짐가방은 50페소 가량 한다고 한다.


보라카이를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첫째는 보라카이 근처 공항 카티클란을 이용할 수 있다. 마닐라를 경유를 해서 보라카이 근처 공항으로 가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칼리보 공항에서 육로 1시간 30분 가량 이동 이후 배를 타고, 보라카이섬에 입도하는 방법이 있다.


가기 전에 보라카이 입도가 유럽 가는 난이도라고 해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수월했다.

카페에서 잠시 대기를 한 뒤에, 10인승 가량의 밴을 타고 10명 가량의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과 육로 이동을 함께 했다. 옆자리 청소년은 1시간 30분 동안 게임만 하는데 그 집중력에 정말 놀랐다. 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잠이 든 것 같다.


밴을 타고, 비포장 도로를 탈탈탈 달려갔다. 사실 유심도 안되는 상황에서 어딘가를 향해가는지 모르는채로 어두운 밤길을 시속 90킬로가 넘게 달리는 차에 나를 맡기고 가고 있는 이 상황이 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왕복 차선으로만 이어지고, 비탈길을 넘고 돌아, 레이싱을 하듯 달리는 벤에서 안전벨트도 하지 않은 채로 손잡이만 잡고 달리고 있는 그 상황이 곡예 기사가 된 기분같았다.

휴우,, 조용히 속으로 기도한다. 안전하게 도착하게 해주세요!

구글 지도를 켜니, 유심이 없어도 내 현위치가 지도에 잡힌다.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된다.

(구글 참 좋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비행기에서도 상공에 있는 내 위치를 찾아준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나의 현 위치가 잡힌다. 대략 어디쯤 온지 감이 잡히니 마음이 점차 놓인다.


입도 전, 항구에서 함께 비행기를 탄 많은 한국인이 보인다.

작은 배에 100명 가량의 한국인들이 타고, 보라카이 아일랜드를 향해 20분 가량 입도한다.다시 배에서 내려 포터에게 2개의 짐가방을 부탁하고,항구에 도착한다.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알려준대로 짐을 포터에게 맡겼다.

언니와 내 짐가방은 작아서 2개에 60페소 (한화: 1500원 가량, 환율 1원 당 25페소 적용)를 냈다. 다량의 짐을 한번에 나르는 포터를 보는데, 나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사려깊은 친언니는 마음이 안쓰러웠다고 한다. 


 우리나라말로 하면 짐꾼인데... 12시가 넘었지만 선착장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며, 무거운 짐을 나르는 그들의 고단함이 뒤늦게 보여진다. 30페소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짐을 건네받고 정말 고맙다 라고 인사를 했다.

씨익 서로 웃는다.



현지에 나와 있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우리의 숙소로 픽업을 받는다. Etrike 라고 불리는 교통 수단을 타고 숙소 앞까지

갈 수 있다. 보라카이 밤풍경은 우리나라의 1960년대 풍경이었다.

 기내에서부터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었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도 기름 냄새가 나서, 마스크를 계속 끼고 있다 밤공기가 시원해서 마스크를 코 아래로 내린다.

이제서야 비로서 보라카이에 입도한 것 같다.

나름 캄보디아도 3번이나 가봐서 동남아 상황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했지만, 필리핀은 또 다른 느낌이다.


비슷한 듯 다른 느낌.. 그래도 캄보디아보다는 필리핀이

더 앞선 것 같다.


15분 가량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그날은 우리가 제일 늦게 도착하는 손님이었다.

시각은 새벽 2시...(우리나라 시간 새벽 3시) 언니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고 좋아했다. 레이트 체크인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직원은 치파오풍의 옷을 깔끔히 챙겨입고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짜증도 내지 않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었다.


"우리가 늦게 도착해서 정말 미안해요. 저희 때문에 잠을 못잔거에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 

(언니의 인사)


언니는 이전에 머물렀던 세부의 호텔 직원과는 사뭇 다른

 그녀의 친절함에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드디어 4층의 객실로 향했다.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집을 나선지 거의 12시간 만에 보라카이 스테이션 3의 어떤 숙소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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