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이상현


동틀 무렵 어스름이 깔린 숲에서 까마귀가 울어대고 있었다.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 노인은 바위가 깔린 숲의 둔덕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물을 마셨다. 숲은 K시의 둘레길이었다. 노인은 K시에 거주하면서 이른 새벽부터 둘레길을 돌던 길이었다. 노인은 숲 속 길을 헤매지 않았다. 익숙하게 바위와 나무를 피해 길을 타고 다녔다. 몇 번이고 둘레길을 오른 익숙한 발걸음으로 보였다. 어김없이 트레이닝복 차림에 배낭을 멘 노인은 둘레길을 돌며 종종 쉬기도 하며 숲을 말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까마귀 울음이 요란하다는 것이 노인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노인이 숲 속을 한 시간쯤 걸었다. 한두 마리라고 여겼던 까마귀가 대여섯 마리에서 열댓 마리로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검은 까마귀들이 어느 한 지점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노인이 걸어가는 방향과 같은 곳이었다. 까마귀들이 점점 낮게 비행하고 있었다. 까마귀의 검은색과 좌우로 펼친 날개는 작은 흠 하나도 허락할 수 없다는 듯 단단해 보였다. 마치 낫을 든 사신 같아 보였다. 노인은 까마귀들이 날아가는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 정도 무리의 까마귀가 나타나 날아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호기심이 일어난 것이다.

까마귀 무리가 모여있는 곳에 다다른 노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노인은 빨랫줄이 목에 감긴 채 나무에 기대어 있는 여자와 그 앞에 엎드려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와 여자 모두 이미 죽은 듯 보였다. 여자와 남자 주위에 빈 술병이 흩어져 있었다. 죽은 남자는 오른손을 쭉 뻗은 채 엎드려서 포복한 듯 흙바닥에 길게 선이 그어져 있었다. 오른손에는 손수건이 들려 있었다. 그 손은 여자의 목 언저리에 머물러 있었다.



***********************************************************************************************



글을 마치며...

소설 "죽은 자의 숲"을 읽어 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얼마만큼의 분량을 제 기준대로 글을 업로드한다는 일에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라이킷은 저에게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작가님들 정말 존경합니다!!!!!



일요일 연재
이전 16화바(bar)의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