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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Aug 06. 2017

당신이 만들어가는 기억.

미 비포 유(2016)


*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테아 샤록

출연 에밀리아 클라크, 샘 클라플린 등등.


27년 살면서 누군가를 미워한 적 없는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통통 튀는 옷을 입고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의 삶은 평범하다. 아담한 집이 있고 부모님과 할아버지, 싱글맘인 동생과 소소한 일상을 살고 있다. 루이자의 밝은 성격은 그 삶을 지루해할 틈이 없다.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힌 한 남자가 있다. 대저택과 여러 대의 차를 소유했지만 그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힌 채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남자, 윌(샘 클라플린)은 남부러울 거 없는 인생이었지만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제한된 활동을 하고 있다.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새로운 직장을 찾는 루이자는 윌의 간병인으로 6개월 계약직으로 들어간다. 간병하는 첫날부터 이 두 남녀는 심상치 않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신데렐라 또는 캔디와 같은 스토리에 두 주인공의 몇 가지 에피소드가 나온다. 윌의 금발미녀 애인이 윌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을 하고 루이자는 7년간 만났던 그녀의 남자 친구와 이별을 한다. 그럼 이 두 사람, 루이자와 윌의 엔딩은 어떻게 될까?  진부한 스토리라고 여길 수 있는 이 영화는 한 번쯤 우리에게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6개월 임시 간병은 윌의 죽음을 기다리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그리고 윌은 죽는다. 남아있는 사람은 루이자.

그녀는 윌과 함께 하고 싶었다. 윌을 살리고 싶었던 것이다. 윌을 사랑해서, 5개월 간병한 윌을 7년 만난 남자보다 더욱 사랑해서. 윌과 루이자의 사랑에 시간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러기엔 윌이 죽음을 선택한 입장이 너무나 확고하다. 영화는 말미에 루이자에게 남긴 편지의 내용을 보여준다. 윌 또한 루이자를 간절히 원하고 사랑하지만 그가 택한 건 죽음이다. 윌을 이해해야 할까? 사랑하는 루이자가 더 나은 사람과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하고 떠난 윌의 사랑을 존중해야 하는 것일까? 여운이 남는 영화이다. 아마 윌이 삶을 선택해 루이자와 살았다면 이 영화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루이자는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 받았다. 그건 누구도 아닌 루이자가 만들어 간 기억이다.    


과거의 기억에 그토록 집착했던 윌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윌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Live boldly. Push yourself. Don’t settle. Just live well. Just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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