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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Oct 04. 2019

조커(2019)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재지 비츠, 로버트 드니로, 프란스시 콘로이 등등


한 시대에 흘러간 노래가 있다. 난 언제나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아. 이런 내용의 가사다. 

광대는 언제나 웃고 있다. 슬퍼도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광대라는 이유로 웃는다. 광대는 그렇게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 영화 "조커"는 한 광대의 이야기이다. 웃고 있는 광대를 보는 내내 기분이 마냥 편치가 않았다.


아서(호아킨 피닉스)는 엄마에게 해피로 불린다. 광대를 하는 아서는 집에 돌아와서도 엄마에게 웃음을 주어야 한다. 비뚤어진 자의식은 언제부터 아서에게 생겼을까 라는 물음은 해피에 집착하는 엄마에게 찾을 수 있다. 늙고 병약한 노모(프란스시 콘로이)는 언제나 아서가 웃기를 바란다. 아서가 밖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항상 해피로 불리며 웃고 있는 아서를 원한다. 아서는 자신의 감정을 눌러 숨기지만 점점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받아들인다. 광대 아서는 조크를 남발하는 쇼에서 자신이 조커로 불려지길 바란다. 조커, 서막의 시작이다. 혹자는 이 영화가 비정상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평범하지 못한, 그럴 기회조차 갖지 못한 광대니까.


세상은 한 사람쯤 없어져도 잘 돌아간다. 세상은 한 사람에 의해 선동될 수도 있다. 

과연 세상 속 세상이 정상인가. 아니면 그 한 사람이 정상인가.

감히 조커를 이해하라고 말할 수 없다. 이해하기엔 조커의 세계가 너무나 난해하다. 이미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으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다. 또한 엇나간 자의식은 어릴 적 꿈인 코미디언에 집착하고 있다. 그 꿈이 정말 조커가 된 아서의 꿈일까? 그리고 아서는 마지막에 정말 웃는다. 시도 때도 없이 갑자기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아서가 조커가 된 후론 정말이지 웃고 있다. 자기감정에 솔직하게 웃고 있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아서의 자의식이 솔직한 감정으로 웃지만 나는 아서를 보며 웃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쉽게 공감을 할 수 도 없었다.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세계, 나아가 나의 세계는 어떠한가 라는 생각을 하고 만다. 


아서를 지탱하는 정신적인 역할을 하는 노모의 비밀을 알게 된 아서. 그리고 말한다. 자기 삶은 비극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코미디라고. 그리고 아서는 조커가 되어 꿈을 이룬다. 조커는 곧 코미디언이다. 


존중받아 마땅한 한 인간의 삶은 코미디가 되었다. 그리고 무법지대에 놓인 고담시티의 우울한 하늘은 조커를 닮았다. 그 아래서 춤사위를 벌이는 조커. 한 인간의 어그러진 삶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영화가, 표현한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잔인한 영화 조커. 이 영화 조커를 재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의 삶보다 나의 죽음이 더 큰 가치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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