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유통 회사는 처음이지? - 백화점, 함순식
2020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66조 7900억 원으로서 2019년 상반기 대비 3.7% 증가했는데, 온라인 유통 채널은 17.5%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은 6.0% 하락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코로나 19에 따른 외출 자제와 언택트(Untact) 소비 확대로 편의점만 유일하게 1.9% 성장하고, 백화점 14.2% 하락, 대형마트 5.6% 하락, 준대규모 점포 SSM 4.0% 하락하였다.
백화점은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상반기 매출실적이 약 13조 원으로서 전체 69개 점포 중에서 61개 점포가 역 신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코로나 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구지역의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상반기 2580억 원의 매출로써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하였고,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역시 3245억 원으로서 17% 하락하였다. 이어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24%), AK 수원점(-23%), 현대백화점 중동점(-22%), 롯데백화점 본점(-18%) 등으로 매출이 크게 하락하였다.
백화점 상품군별 매출에서는 여성 캐주얼 -34.9%, 여성정장 -29.5%, 남성의류 -23.0% 등 전반적인 의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14.2% 하락하였다. 그러나 해외 유명 브랜드가 포함된 이른바 명품 매출은 9.2% 성장하였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20% 성장을 유지하던 명품 매출은 올해 2월과 3월 코로나 19 영향으로 평균 7.6% 하락하였으나 5월과 6월 평균 20.6%까지 회복하면서 전체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명품은 전체 상품군 매출에서 약 30%를 차지하고 있기에 백화점의 더 큰 하락세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에도 명품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19 영향에 따른 여행 관련 상품 소비가 둔화됨에 따라 생긴 여윳돈을 명품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고자 다양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쿠팡과 마켓 컬리가 선점하고 있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식품관 투홈” 서비스는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 중인 신선식품과 델리, 베이커리, 디저트를 포함하여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푸드코트 조리식품까지 약 4000여 가지 음식들을 배달한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닷컴, 롭스, 홈쇼핑, 하이마트 등 롯데 계열사 7개의 온, 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플랫폼 '롯데 ON'을 출범하였다. 롯데는 3900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롯데 ON'을 통해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베이커리와 커피를 매일 1개씩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정액권을 결제한 고객은 인기 제품 중 1개를 매일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방문율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배송까지 영역을 넓힌 온라인 쇼핑에 크게 밀리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되었다. 롯데마트는 올해 2분기에 약 580억 원의 영업적자를, 이마트 역시 약 22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부동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여 사업을 안정화시키고, 온라인 유통채널에 투자하여 생존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상반기에 롯데마트 양주점, 의정부점, 천안아산점, 천안점과 빅마켓 신영통점, 킨텍스점을 폐점하였다. 하반기는 8월부터 롯데마트 분당서현점과 부산금정점을 시작으로 16개점의 폐점을 예상한다.
면세점은 2019년 12월 2조 2848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20년 2월 1조 1025억 원으로서 매출이 반 토막 나기 시작하여 아직까지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면세점 유통채널의 상반기 매출실적은 7조 3323억 원으로서 2019년 상반기 11조 5568억 원 대비 37.1% 하락하였다. 전자제품과 식품, 담배, 가방 품목이 전년 동기 대비 70~80% 하락한 것과 대비하여 그나마 화장품은 보따리상들이 자주 찾는 면세품목이어서 매출실적은 5조 8929억 원, 17.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면세점 매출 부진에 따른 면세점 운영업체의 영업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600억 원대의 영업적자를, 신세계면세점도 2분기에만 300억 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지난 2월부터 매출이 절반으로 꺾인 면세점은 하반기에 회복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면세점 유통채널의 영업손실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