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넷플릭스, 유튜브, 모바일앱, 음악, 영화 시상식 by.청새치
지긋지긋한 2020년이 끝났다. 새해 연휴동안 나에게 온전한 기쁨을 가져다주는 건 아마도 방구석에서, 특히 침대에 누워서 보는 디지털 콘텐츠일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66.2%로, 2018년의 이용률 33.6%와 비교하면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맞은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디지털 콘텐츠들을 내 맘대로 뽑아보는 시상식을 해본다.
1위 스위트홈 - 한국, 판타지, 괴수 / 12월에 따끈따끈하게 공개된 웹툰 원작의 괴수 고어물. 어느날 갑자기 이웃이 숨겨온 욕망을 발현하고 괴물이 된다. 소위 '떼주물'이며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눈에 띄는 주연배우 송강이 매우 잘 생겼다. 최애 장면은 3화에서 나오는 안경 캐릭터와 프로틴 괴물씬
2위 다크 - 독일, 판타지, 타임 패러독스 / 독일어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처음에 적응하는 데에 힘들었고, 그래서 국내에는 유명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넷플릭스 기능으로 더빙을 영어로 바꿀 수도 있다(!) 모티브로 따온 종교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를 느끼는 분야이기도 하고, 타임슬립을 무려 33년 단위로 5-6번을 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다. 그러나 시즌3까지 보기에 충분히 매력 있는 작품
3위 기묘한 이야기 - 미국, 판타지, 괴수 / 복고풍의 배경과 괴수가 아이를 잡아갔다는 매력 있는 설정. 주인공 일레븐을 맡은 배우는 '에놀라 홈즈'에서도 열연을 펼쳤다. 그러나 시즌 3으로 가면서 애들이 더 이상 애들이 아니게 되었고 갑자기 러시아 vs 미국이란 뻔한 구도가 나오면서 아쉬웠지만 여전히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게 한다.
오리지널만 있으면 섭섭하지..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는 콘텐츠 중에서도 TOP3를 뽑아본다.
1위 the O.A. - 미국 드라마, 판타지 / 어느 날 죽은 여자에게 일어난 기적에 대한 이야기, 각박한 세상에게 보기 드문 희생과 연대의 정신, 주인공을 맡은 브릿 말링은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내레이션으로 특유의 분위기를 낸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작품이라서 정주행만 3번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지만 시즌3 제작이 취소되었다. (눈물 뚝뚝.. #SAVETHEOA )
2위 상견니 - 대만 드라마, 판타지 / 나와 똑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의 몸을 강탈해서 살인 사건을 막으려는 이야기. 최애 씬은 뮤직드라마처럼 표현되었던 '왕취안성'의 삶이 나오는 장면. 잘생긴 남자가 2명 이상 나오고 뒤로 갈수록 진지하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고 유치한 1화를 참고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3위 프렌즈 - 미국 시트콤, 예능 / 많은 사람들의 최애인 이유가 있다. 밥 먹으면서 가볍게 보기 좋은 미국판 무한도전이랄까? 시즌이 길고 한 화가 짧아서 가볍게 볼 수 있다. 시즌2가 가장 웃기고 시즌 5가 제일 흥미롭다. 보다 보면 어렸을 때 봤던 '세 친구'가 떠오름, 하지만 옛날이다 보니 지금 시대와는 안 맞는 농담이 나오기도 함
1위 클로이팅 2주 복근 챌린지 - 누구든 방 안에서 2주만 하면 복근을 가질 수 있다는 매력적인 문구로 유튜브를 휩쓸었다. 동영상 1개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 것 같지만 대충이라도 끝내고 나면 나름대로 보람이 있다. 이번 연도에 클로이팅 2주 복근 챌린지를 2번 했고, 그 덕에 바다에서 서핑할 때 지치지 않는 체력이 생겼지만, 연말에 보니 내 뱃살은 그대로 있다는 점이 슬픔 포인트!
2위 라이브 스트리밍 '대탈출' - tvn 예능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여 가끔 유튜브에서 스트리밍으로 정주행을 해준다. 시즌1은 조금 속 터지기 때문에 모든 에피소드를 다 보진 않았지만 시즌3쯤 가니 모두 제 몫을 나름대로 해가는 중이다. 심각한 시국으로 촬영이 연기되기도 했지만 내년 하반기에 시즌4를 기다리는 중
3위 꼬미꼬 스페인어 - 이 채널의 주인은 자신을 스페인어로 이것저것 하는 한량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어쩌다 내 피드에 뜨게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한 때 개그맨을 직업으로 삼았던 적이 있어 재미가 보장되어있다. 가끔은 듣기 불편한 성적 농담을 던지곤 하지만 최근 스페인어 랜덤채팅 콘텐츠가 재미있다.
1위 듀오링고 - 전 세계 1위 언어교육 앱. 교육을 게이미피케이션 해서 성인도 이렇게 빠져들 수 있게 한 멋진 앱이다. 따로 시간을 들여 외우지 않아도 반복하다 보면 내 것이 되는 놀라운 경험! 벌써 111일째 스페인어 독학 중
2위 배달의 민족 - 이 시국이 되면서 끼니때 당연하게 배달을 애용하게 되었다. 쿠폰도 꽤 자주 뿌리기 때문에 가끔 매장 가서 먹는 것보다 싸게 한 끼를 해결할 수도 있다. 특히 카페 배달과, 식재료를 배달해주는 비 마트가 아주 꿀임
3위 다음 카페 - 특정 카페를 하는 것은 아니고 이 앱에서 한 시간 단위로 주요 카페의 '인기글'을 큐레이션 해준다. 가끔 정치적/젠더갈등이 너무 적나라해서 불편할 때가 있지만 온라인 트렌드가 확산되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올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출품작 중에 골라본 베스트 장르영화. 장르 특성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1위 혈투의 여전사 - 아주 고어하고, 어딘가 불편하지만 이상하게 재밌었던 고어 영화
2위 냠냠 - 이것도 아주 고어하고... 어딘가 불편하지만... 이상하게 재밌었던 좀비 영화
3위 죽이는 대림절 -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크리스마스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로 만든 공포영화. 가장 좋았던 작품은 '한때는 말이 있었네', 괴물이 나오지 않는 괴수 영화로 저예산 안에서 멋지게 만든 것 같다. 스토리가 재밌는 영화는 아니지만 아래 대사에서 약간의 위로를 받았다. "죽고 싶지 않아" "어차피 삶은 하기 싫은 일의 연속이고, 그중 가장 마지막이 죽음이야"
1위 에이프릴의 '라라리라라' - DSP에서 가끔 나오는 애니메이션 주제곡 느낌 한 스푼 + 벅차오르는 멜로디, 그리고 예쁜 가사(별들의 숫자만큼만 나를 떠올려줄래)로 올해의 명곡으로 선정됨. 완전히 떠버린 나은이의 미모가 아주 돋보인다.
2위 굿걸 - 굿걸은 엠넷에서 여성 힙합퍼들이 팀이 되어 경쟁하는 프로그램으로, 힙합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도 재미있게 봤다. 특히 '퀸와사비' '슬릭'과 같은 몰랐던 여성 래퍼의 TV 등장과, 이미 알고 있던 아이돌 '효연' '예은'의 무대와 노래가 매우 좋아서 올해의 베스트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으로 래퍼 '영지'의 매력에 빠짐
3위 블랙핑크 'Lovesick girls' - 개인적인 취향과 약간의 도덕적 신념으로 YG를 불매하지만 그걸 블랙핑크의 매력이 이겼다고밖에...
이렇게 내 맘대로 뽑아본 콘텐츠 시상식이 마무리되었다.
위의 콘텐츠를 훑어보니 나의 취향은 '초현실' '판타지' '디스토피아'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2020년은 그야말로, 아무도 겪어보지 않았던 재난영화 같은 한 해였다. 내 삶에 등장한 바이러스는 위 콘텐츠들과 다르게 전혀 즐겁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역사책에 나올만한 다이내믹 2020년을 마무리하고 조금이라도 나아진 2021년을 기대해본다.
- 2020년은 재택근무만 좋았던 청새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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