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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cos Jan 15. 2021

간단하지만 화려한 홈파티 음식

집에서 생일파티 준비하기 by. 신발끈


남자친구의 생일을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생일날 도대체 어디를 가야 할까? 남자친구는 기념일이나 내 생일을 항상 잘 챙겨주는 데다, 얼마 전 내가 미안한 일도 있었던 터라 이번 생일은 제대로 챙겨주고 싶었다. 그런데 코로나 3차 유행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갈 만한 곳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벌써 다섯 번째 함께 보내는 생일인데 생일상은 한 번도 준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생일은 집에서 직접 생일상을 차려 보기로 마음먹었다. 뭐든 처음은 더 의미가 있는 법이니 제법 감동적인 선물이 될 것 같았다. 퇴근을 하고 나면 요리를 할 시간이 별로 없어니 쓱배송의 도움을 받아 간단하지만 화려한 생일상을 계획했다.


메뉴는 한식, 양식 어떤 걸로 할까 고민하다 “생일파티” 컨셉으로 정했다. 어렸을 적 친구들을 초대하고 엄마가 차려주시던 생일상처럼 그냥 좋아하는 음식을 다 모아놓는 거다. 그래서 나는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걸로 여섯 가지 메뉴를 준비했다.




첫 번째 요리. 콥 샐러드

색감만 화려해도 식탁이 근사해 보인다. 콥 샐러드는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훌륭한 비주얼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잘게 자른 양상추&로메인 위에 냉장고에 있던 토마토, 노란 파프리카, 햄, 체다치즈, 삶은 계란을 올렸는데 어떤 재료를 활용하던 컬러만 다양하게 섞어주면 멋진 콥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옥수수, 참치 등 통조림을 사용하거나 집에 있는 과일을 올려도 좋다.


TIP)

콥 샐러드는 전날 미리 만들어서 그릇에 담은 후 랩을 씌워 냉장고에 보관해두면 다음날이 여유로워진다. 단, 드레싱은 먹기 직전에 뿌려야 한다.


두 번째 요리. 깐쇼새우

깐쇼새우는 내가 준비했지만, 사실 노브랜드가 만들어 에어프라이어가 데워준 음식이다. 하지만, 여기에 작은 정성을 더하면 중국집 메인 요리처럼 보일 수 있다. 바로 양파와 파슬리다. 소스에 네모나게 썰어 볶은 양파를 추가하고 파슬리를 뿌려주면 한층 고급스러운 요리로 바뀌게 된다. 혹시 고추, 땅콩, 치즈 등 집에 있는 재료가 있다면 토핑을 더해줘도 좋다.


TIP)

깐쇼새우는 다른 요리를 모두 준비하고 가장 마지막으로 뜨거운 소스를 묻혀 나가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세 번째 요리. 치킨난반

고메 순살 크리스피 치킨을 사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건데, 함께 먹을 소스만 만들어주면 치킨난반으로 바뀐다. 소스는 삶은 계란과 양파를 다지고, 마요네즈와 타래소스를 넣어 섞어주면 된다. 타래소스는 간장, 설탕, 식초를 동량(각 2숟가락)으로 넣고 끓여서 끓어오를 때 바로 불을 끄면 완성이다.


TIP)

야매 치킨난반에 계량은 없다. 마요네즈와 타래소스는 대충 넣어도 맛없을 수가 없으니 감을 믿고 만들면 된다. 혹시 어렵다면 유튜브에 친절한 영상이 많이 있다.


네 번째 요리. 훈제오리와 무/깻잎쌈

평소 무쌈은 맛이 너무 세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모양이 예뻐 보여서 따라 해 봤다. 깻잎과 무쌈을 하나씩 겹쳐 접시에 둘러 담은 다음 가운데 오리고기를 올려주면 된다. 장식은 남은 깻잎 한 장을 채 썰어서 올렸다. 이렇게 해 놓으니 쌈을 싸 먹기도 편하고 무쌈과 깻잎을 각각 먹는 것보다 모양도 맛도 훨씬 더 좋아서 추천하고 싶은 요리이다.


TIP)

깻잎&무쌈은 미리 담아두고 나중에 오리만 볶아서 올려주면 간편하다.


다섯 번째 요리. 연어 사시미

나는 사시미, 그중에서도 특히 연어는 두툼하게 썰어주는 곳이 인심도 좋고 맛도 좋아 보여서 슬라이스를 하지 않은 상태로 받아볼 수 있는 “생연어 필렛”을 주문했다. 바로 썰어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손질된 연어가 진공포장되어 오기 때문에, 원하는 두께로 썰어만 주면 된다. 여기에 채 썬 양파, 케이퍼, 드레싱(홀스래디쉬 등)을 함께 담아주면 연어 플레이트가 완성된다.


TIP)

요즘에는 생연어 필렛이 혼자서 먹기 좋은 작은 사이즈로도 많이 팔아서 한토막만 구매하면 가격도 부담되지 않고 남는 음식도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여섯 번째 요리. 미역국
국 한 가지는 제대로 끓여야 집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미역국은 소고기를 사다 참기름에 달달 볶아 미역과 물을 넣고 푹 끓였다. 미역국을 끓일 때 간장은 미역국이다 싶은 익숙한 색깔이 나올 때까지만 넣고, 간은 소금으로 맞춰야 보기 좋은 빛깔의 미역국을 끓일 수 있다.


TIP)

미역국은 미리 끓여놨다 먹을 때 한번 더 데워서 먹으면 더 맛있다.


준비 끝






야심 찬 생일상을 준비하면서, 남자친구에게는 뿌링클(남자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시켜먹자고 집으로 불렀다. 한껏 화려해 보이고 싶어서 알록달록 과일이 잔뜩 박힌 케이크를 테이블 가운데에 놓고, 무알콜이지만 기분을 내기 위해 스파클링 포도주와 와인잔도 세팅했다.



결과는 대성공! 평소에 SNS를 전혀 하지 않는 남자친구가 자랑한다고 인스타그램에도 올리는 걸 보니 정말 좋았나 보다. 진짜로 뿌링클 먹는 줄 알고 왔다가 감동받았다고 한다. 사실 생일선물이 배송 문제로 생일날 도착하지 않았는데, 생일상을 너무 좋아해 줘서 자연스럽게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요즘 어디 놀러 가지도 못하고, 모이지도 못하는데 조만간 두번째 홈파티를 기획해야겠다.



코스코스는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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