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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Jul 23. 2023

거짓말쟁이 팀장.

큰 맘먹고, 팀장에 대해 임원에게 말하다.

안녕하세요. 한 주 무탈하게 보내셨나요?

저는 최근에 [생대패 삼겹살]의 맛을 아주 진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토요일 주말 저녁 오늘도, 생대패 삼겹살과 마늘, 양파를 곁들여 굽고, 고기쌈을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음식을 준비해 먹는 것이 소소한 행복 아닐까? 합니다.


저는 이번주 정신과에서 [졸피뎀]이라는 수면제를 추가적으로 처방받았습니다. 잠을 정말 자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잠들기도 어렵고, 잠이 들었다고 해도 2~3시간 얕은 잠을 자고 이른 새벽에 깨고, 뒤척이기를 반복했습니다. 회사에서 경험하는 일들이 너무나 고역이었거든요.


정신과 진료와 사내 상담을 병행하고 있는 저는 조금씩 저의 병을 받아들이고, 인정해보고 있습니다. 평소에 거뜬하게 해냈던 업무와 집안일 등 등을 해내는 것이 무척 어렵거든요. 일상적인 일들도 기를 쓰고, 굳은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지난주 금요일 사내 상담 선생님은 다소 적극적으로 팀 이동을 권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개선시켜 줄 수 있는? 조금 편안하게 내 마음과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에게 대화를 나누고, 지금처럼 팀장과 계속 거리를 두라고 하셨습니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악어씨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난 주말 내 몇 번의 고민 끝에, 월요일 출근하여 저는 임원님께 면담 신청을 했습니다. 수요일 오후 5시 20분 임원님과 면담 약속을 했고, 수요일 오후 1시경 아래와 같이 임원님께 면담 주제를 아주 공손하고, 담백한 언어로 작성하여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1. 면담을 신청한 이유는 사내 상담 선생님의 조언을 실천해 보기 위함이며,


<사내 상담 선생님의 조언>

1. 상황을 개선시켜줄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것

2. 팀장과 거리를 둘 것

3. 가능하면 팀 이동을 할 것


2. 제가 하고 싶은 일은 현재 팀에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한 가지 임원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면담 시, 말씀드릴게요!


3.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처음부터 말씀드린 것과 같이 변화하지 않았으며,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경험과 역량이 필요하며, 이런 것들이 조직 내에 구조화되어야 합니다.(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만약, 이일을 하기 위해 팀 이동이 필요하다면 저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막상 팀 이동을 한다고 해도,... 어떤 팀으로 이동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요일 오후 5시 20분 임원님의 방에서 시작된 저의 면담은 6시 40분에 끝났고, 저는 지난 6개월간...,... 사내폭력에 준하는 팀장의 행동과 언행에 대해서 임원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저에게 소리 지른 팀원에 대해서도요. 만약 제가 현재 팀에 계속 있어야 한다면, 팀원이 있는 장소에서, 다른 팀과 팀장이 있는 곳에서, 그런 공개적인 장소에서 개인적인 피드백을 하는 팀장의 코칭 방식에 대한 임원님의 개입을 부탁드렸습니다. 1시간 정도 저의 이야기를 들은 임원님은 "악어! 이제 충분해요. 왜 사내 상담 선생님이 팀장과 거리를 두라고 했는지? 그리고 팀 이동을 권유한 이유를 충분히 알겠어요. 제가 봤을 때도 팀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고요."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면담을 마치고 임원님 방을 나온 저는 완전히 녹초가 되었답니다.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될 줄은 태어나서 난생처음 느꼈습니다.


면담 이후, 임원님과 몇몇 그룹장님들은 동분서주하시며, 연일 회의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근 시일 내에 어떠한 조치와 지령이 내려올 뜻한 기분이 듭니다.


토요일. 11시... 카톡이 울립니다. 7월 13일 자로 저의 팀에 출근 중인 신입공채 직원분이 다음 주 월요일에 예정된 회식 장소에 관한 카톡을 팀단톡방에 보냈습니다. 저에게 소리 지른 팀원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신입공채 직원분의 카톡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저도 딱히... 회식 따위야 뭐... 참여하고 싶지도 않고요. 신입공채에게 미안하지만, 남을 챙길 수 있는 에너지가 제게는 없습니다.


며칠새에, 무릎에 멍이 3개 정도 생겼는데, 어디서 뭘 하다가 부딪친 것인지... 기억도 못합니다. 이런 상황인데, 누굴 챙길까요?


임원님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은. 5월 초에 다소 진상... 짓을 하는 광고주 프로젝트 수행한 적 이 있었는데, 당시 저는 금요일부터 다음날 토요일 새벽 5시 11분까지 회사에서 퇴근하지 못하고,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에 출근하여 토요일 아침에 퇴근하고, 토요일 새벽 6시에 집에 도착하였고, 아침 8시 30분에 담당 실무자로 부터 광고 소재 1개가 누락되었음을 전달받았습니다. 다시 회사 노트북을 켜고, 추가적인 업무를 진행하여 토요일 오전 9시 30분 응급 상황을 종료시켰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팀장이 해당 업무를 본인이 했다고 주장하고 다녔으며, 주말 내 제가 파일을 공유하지 않아 작업이 힘들었음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 것이었습니다. (음,?)


팀장을 인간의 탈을 쓴 악귀라고 표현해야 할지?? 어디서 거짓말이야... 하!

거짓말을 덮으려면 더 큰 거짓말이 필요합니다. 조직이 크면 클수록, 보는 눈과 귀가 많기 때문에 거짓말은 계속 들통나게 되어있습니다. 조금 웃픈 현실은. 갖은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 저의 팀장은 여전히 본인이 무엇을 잘 못했는지? 모른다는 것. 아마, 그녀는 평생 모르겠지요.


팀장. 그녀. 기대하세요. 팀은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고, 다음 주부터는 파국으로 상황이 치닿을 예정이니까요!

아참, 그리고 팀원들의 화살을 모두 저에게 향하게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군요! 그런데, 어쩌죠. 그 화살, 다 거둬서 조만간 임원님이 팀장. 그녀에게 날릴지도 모르겠네요,... 팀장. 그녀. 맞을 준비 단단히 하시길! 구질 구질하고 구차한 이 상황 버틸 자신 없다면, 퇴사 또는 이직이라는 방법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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