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셰익스피어>

오해

by 량화수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1622년>

『오셀로』 <김민애 옮김, 더클래식, 2017년>


“하늘에 맹세코, 내 손수건을 들고 있던 그를 보았소.”


베니스의 장군 오셀로는 원로원 의원의 딸인 데스데모나와 결혼했다.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는 결혼에 반대했다. 미모와 지성, 우아한 품성을 지닌 그녀에게 용모와 재력이 출중한 많은 백인 남성들이 청혼했지만, 그녀는 오셀로를 선택했다. 그는 원로원을 위해 많은 공을 세웠고, 용맹하고 자존감이 높았다. 거기에 더해 왕족의 혈통을 이어받았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흑인 장군과 귀족 여성의 결혼이라는 주위의 편견에 그는 당당하게 대응했다.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자유롭고 편한 생활을 그만두고 결혼을 선택했다. 그녀는 그의 전쟁 경험과 정직함과 용기에 매료되었고, 그와 결혼하는 대신 아버지와 결별했다. 둘의 사랑은 갑작스러웠고 열정적이었다.


그의 부관인 캐시오가 보초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자, 그는 캐시오를 해임했다. 캐시오의 우발적인 실수였다. 캐시오는 충직하고 젊고 예의 바른 상류층의 백인이었고, 캐시오의 능력과 품성은 그와 그녀 모두가 인정했다. 부관에 복귀할 수 있도록 캐시오는 그녀에게 부탁했고, 그녀는 여러 차례에 걸쳐 그에게 청원했다. 이 일로 그는 그녀와 캐시오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가 그녀에게 선물한 손수건을 캐시오가 가진 것을 알고 나서 의심은 더해졌다. 그녀는 손수건을 잃어버리고 찾지 못했지만, 애타게 손수건의 진실을 찾는 그의 마음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손수건을 자신이 갖고 있다고 말하며 끝까지 그를 속였다. 캐시오가 창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을 그가 엿들었고, 그 창녀를 데모데모나로 오해했다. 그는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의 자존심은, 그의 믿음이 옳은지 그들에게 확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캐시오에게 의문을 제기하지도 못했고, 그녀에게는 그녀가 상황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는 방식으로 돌려서 질문했다.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의심을 풀어줄 수 없었다. 의심은 점점 깊어졌고, 그는 그녀의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녀를 죽이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녀를 몰아칠 때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이미 그를 사로잡았다. 손수건은 캐시오가 주웠을 거라고, 반시간 만이라도 죽음을 미루어 달라는 그녀의 호소에도, 그는 이성을 차릴 수 없었고, 결국 그녀의 목을 졸랐다. 그녀의 결백이 밝혀진 후, 그는 자신의 어리석은 광기를 후회하며 자살했다.


데스데모나는 결백했기 때문에 오셀로에게 캐시오의 복귀를 떳떳하게 요청했지만 오셀로의 기분이 어떨지는 헤아리지 못했다. 이와 반대로, 오셀로가 손수건의 행방을 물었을 때는 자신의 결백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했다. 손수건을 잃어버렸을 경우에 닥칠 재앙을 오셀로가 질문 속에서 드러냈기 때문에, 그녀는 불안해졌고, 그 불안감이 솔직함을 방해했다. 자신의 떳떳함만으로는 상대의 의심을 피할 수 없었고, 단 한 번의 거짓으로 의혹은 증폭됐다.


오셀로는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자신이 해석한 사실을 믿었다. 의심을 확인하는 일은, 서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방법을 찾는다. 의심하는 질문 자체만으로도 서로 상처받고 친밀한 관계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애정 관계를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사실을 파악했지만 불확실한 정보로 의심이 커졌다. 의심이 깊어지자 그는 병적인 심리 상태가 되었고, 그 후부터는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


이아고는 오셀로를 파멸로 이끈 악의 화신 같은 역할을 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항상 스스로를 파멸시킬 기회를 엿보고 있는 어두운 감정이 바로 이아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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