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읽은 댓글하나가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마음이 불안하고 생각이 복잡하다. "부끄러움... 미안함... 수치스러움... 후회.."같은 마음이 단어로 떠오른다. 일터에 있지만 집중은 안된다. 출렁이는 어두운 밤바다에 떠다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것은 멀미다.
댓글을 단 사람은 몇년 전이라면 '후배'라고 불렀을 나의... ""지금은 무엇이라 명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적어도 지금의 난 그것을 결정할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책임 회피일 수도 있지만, 엄두도 나지 않는다.
얼마 전 연락이 왔다. 반가웠고 신기했다. 솔직한 심정으로 서로의 장례식에서 사진으로나 만날 것으로 기대했다. 뜻밖의 연결이었다. 평생 도망치며 지고 다니려고 했던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 날 밤 잠자리는 유난히도 개운했다.
다시 글로 접한 그의 이야기는 짐을 내려놨던 나에게 던지는 일침같았다. '당신은 아직 짐을 내려놓을 때가 아니다.'고 말하는 듯 했다. 글 속에는 나에 대한 원망도 분노도 있었다. 후회도 있었고 이해도 있었다. 원망에는 가슴이 뜨끔했고 이해에는 눈물이 났다.
내가 상처줬던 사람이 나의 상처에 대해 읽었다. 나는 과연 상처를 서술할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지지와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나는 감히 아프다고 말할 수 있나. 좀 더 오래 고통받으며 속죄의 언덕을 올라야 했던 것은 아닐까. 나를 향한 채찍을 너무 이르게 멈춘 것은 아닐까. 나는 구원받을 만큼 속죄했을까.
부끄럽고 어지럽다. 미안하고 수치스럽다. 내 뇌가 작동을 멈추려고 한다. 생각을 멈추지 않기 위해 글로 남긴다. 부끄럽다. 부끄럽다. 부끄럽다.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