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나는 무엇에 분노하는가.

by 바다

그들이 증오스럽다. 모든 행보가 역겹고 더럽다. 사악한 입장에서 썩은 내가 진동한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에도 분노한다. 화를 주체할 수 없다.


사실 나는 궁금하다. 왜. 왜 이렇게 까지 화가 날까.

저들이 나보다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관계가 박살났는데 저들은 다시 모여 하하호호하니 질투가 나고 억울함이 생긴다. 나는 현재도 미래도 잃었지만, 저들은 과거만 잃었을 뿐 현재와 미래를 얻었다는 느낌이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그들의 행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일이 너무 짜증난다.


나의 이 옹졸함에도 화가 난다.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망하길 바랬던 개인들은 늘 있었다. 시샘하고 질투했다. 무너졌으면 했고 파괴되길 바랬다. 그래서 화가났다. 그들이 회복하고 다시 삶을 이어나가는 일이 싫었다. 주위에 친구가 생기고 미래를 도모하는 일이 증오스러웠다. 내가 없다면, 가질 수 없다면 모조리 박살내겠다는 심보였다. 그렇게 몰래 그들을 지켜보고 또 혼자 분노에 사로잡혔다.


이 감정의 근원은 '나는 불행하고 힘든데 왜 난 아니냐'이다. 자아가 비대해졌다. 내 감정과 기분을 만물에 투영하고 있다. 내가 기분 나쁘니 모두 나빠야한다.날 짜증나게 했으니 모두 망해야한다. 온통 나,나,나에 대한 자기연민과 비대한 자아뿐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자. 내가 생각하기에 저들이 죄가 있다고 해서 저들이 반드시 망가질 이유는 없다. 내가 힘들어지고, 미래가 불안정해졌다고 저들의 현실이 모두 파괴되어야할 이유도 없다. 내 기분과 감정은 스스로가 컨트롤하고 해소해야한다. 저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나를 '거대한 나' 속에 집어넣고 분노라는 불꽃으로 태워버리는 일이다. 나에게 도움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냥 이렇게 글 하나 써서 털어버리고, 해야할 일, 필요한 일 목록에 집중하자. 하면 즐거운 일들을 하고, 보고싶은 사람에게 연락하자. 나를 놓지 말고 루틴을 지켜나가자. 인생사 타인이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 당연하다. 화낼 일도 아니고, 화낼 필요도 없다. 삶도 저들의 삶도 결국 운명에 달린 일이다. 그러니 연연하지 말자. 행복하고 가치로운 삶을 고민하자. 내 삶을 분노로 갈아넣어 악순환의 토대가 되지 말자.


스스로 불행해지지 말자. 나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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