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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Sep 09. 2024

뻑뻑하고 무거운.

무겁다는 것은 무게에 관한 느낌이다. 그 무게를 어떤 질감으로 표현하면 뻑뻑함에 가깝다. 서로 얽히고설켜서 웬만한 외부의 힘으로 떨어지지 않는 상태. 


나는 그 상태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서로가 서로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엇을 위해서 붙잡고 있는 상황이 불편하다. 아주 작은 찐득함만 느껴져도 몸에 닭살이 돋는다. 나와 같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것이 애정이고 사랑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와 같은 이들에게는 그것이 바로 폭력이고 억압이다. 누군가가 가진 사랑의 의도가 받는 이에게는 폭력과 억압으로 행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 어쩔 수 없는 억울함마저 감수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삶의 역사에서 억울함이 많은 인간인지라. 억울함 자체를 인간의 주요한 특성으로 이해하는 부작용이 있다. 세상에는 간혹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하지만 나의 눈은 스스로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억울하지 않은 이는 없다고 믿는다. 매 순간, 매분, 매초 억울함에 의존해서 살아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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