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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살, 1억을 모았다

숫자와 그 이상의 의미

by Cosmo

먼저 타이틀에 대한 인증부터 시작해 보면 다음 사진과 같다.

만 29살에 1억을 모았더니, 토스 머니라운지에서 상위 1%라고 인증을 해줬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돈을 모았는지, 모은 뒤에는 어땠는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토스 머니라운지 - 뱃지

1.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 이유

어린 시절 결국 본질은 '돈' 때문에 싸우시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집안에서 나를 서포트해 줄 여력이 없어서 처음으로 꿈꿨던 축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고등학생 때 용돈 자체가 없어서, 하교하고 분식집 가자는 친구도 부담스러웠다. (둘러대며 거절해야 하니까)

19세 인생뿐이어도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고 포기해야만 하거나 슬펐던 경험들은 충분히 많았다.

그래서 다시는 그까짓 돈이 나의 발목을 잡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돈을 모았다.



2. 1억을 모은 뒤 감정

현재까지도 1억이라는 돈은 첫 번째 유의미한 수치이며 초창기 시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 이유가 무색해지는 듯, 돈을 모을 때 위 상황들은 오히려 가속화되었다.

포기하기 싫어서 돈을 모으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더 많이 포기해야 했다...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등 나와의 깊은 대화를 수도 없이 하게 되었다.


저런 과정의 반복을 거듭하며 결국 통장에 100,000,000 9자리 숫자가 나타났다.

1억이라는 환상이 있었지만 크게 바뀌는 건 없었다. 허탈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1억의 중요성은 돈의 크기도 있지만, 습관과 가치관의 형성 과정이라고 느껴진다.

지금 나의 남은 취미들은 돈이 적게 들거나 가성비가 좋은 것들이다. (책 읽기, 기타 치기, 운동하기)


당연히 돈이 많아질수록 선택의 폭이 넓다. 그러나 만족감은? 이것도 정말 비례'만' 할까?

예전에는 주 1회 치킨을 먹는 것이 그렇게 행복했지만, 지금은 치킨이 맛이 없다.

나에게 치킨은 인내와 고생의 위로였는데, 이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just 닭일 뿐이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절실히 느낀 것은 돈은 단지 숫자이다.


최근에는 이제 나에게 일부 돈을 투자해 보자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돈을 (비교적) 펑펑 써봤더니 끝이 없었다. 또 다른 필요한 게 나타나고 구매함의 반복이었다.

그제야 새로운 세상에 눈이 띄어졌고, 나 자신에게 매우 미안해졌다.

'내가 그만큼 나한테 이런 거 다 못해주면서 지금까지 왔구나...'

'내가 이것들을 다 포기하고 살아왔던 거야?'


지금은 오히려 돈 이외의 가치가 눈에 들어온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무엇이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가?

결국은 세상은 사람 사는 곳, 돈을 주는 주체도 사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전부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어떻게 1억 모았냐고? 다음 글에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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