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by 송길영
책의 내용은 쉽게 말해서 이런 시대가 온다는 이야기다.
경량문명, 핵개인의 시대, 대마필사(대마불사의 반대말)
시가총액 446조 홍길그룹 (홍길동 회장, 직원수 27만 명)
시가총액 446조 OOO (홍길동 대표, 직원수 3명)
다른 말로 표현하면
거대한 조직이 주도하는 세상(=중량문명)에서
가벼운 조직이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하며 주도하는 세상(=경량문명)으로의 변화.
각자의 능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모이고 흩어지는 다양한 관계를 맺는 세상.
AI를 통해서.
작게는 알려주기에 그치는 것(LLM)에서
크게는 직접 실행까지 해주는 것(에이전트)까지
에이전트와 비슷한 단어가 있는데, 바로 '에이전시'다.
에이전시란 특정 고객이 특정 분야에 잘 모르기에 대리하여 수행을 요청하는 곳이자,
'개인의 판단과 계약을 대신해 주는 역할자'를 의미한다.
구조는 이렇다:
[고객 - 에이전시 - new분야]
new 분야는 이런 것들이 있을 것이다. (여행사, 부동산, 광고, 보험, 법무 등등)
그런데, 에이전시의 자리에 에이전트가 등장하며 영향력이 대체된다.
에이전트의 등장, 에이전시의 몰락 - 99p
너도 나도 좋은 AI툴로 웬만큼 괜찮은 생산을 한다면?
어떤 세상이 될지 생각해 보자.
웹툰을 보려는데,
너도나도 다 웹툰을 만들어서 양이 엄청 많다.
거기다가 퀄리티도 어느 하나 모난 것 없이 다 괜찮다.
(웹툰 -> 다른 것으로 치환됨)
그러면 무엇을 선택할까?
어차피 똑같은 물건이라면 더 예쁜 것을 살 텐데,
바뀐 상황은 모두가 다 예뻐졌다.
그다음 선택 조건은? 마음에 가는 것을 살 것이다.
마음에 간다는 것은?
내 마음이 동했다는 뜻.
어떨 때 마음이 동할까?
양산형이 아닌 본연의 스토리가 느껴질 때.
만들고 파는 행위는 같을지 몰라도
생산에서 포장을 거쳐 고객이 제품을 만나는 그 순간까지
그 서사에 닮긴 철학은 같을 수 없다.
브랜딩이란 단순히 경쟁사와 구분하는 표식이 아니라
물건을 만들기까지의 오랜 기간의 고민, 치열한 사투.
어쩌면 그런 철학의 표상이 브랜드가 아닐까.
위 내용을 단어로 표현하면
'스토리텔링, 진정성, 브랜딩, 깊이.'
이들은 모두 같은 방향을 띄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내용이 결국 이 맥락이지 않을까?
경량문명은
시작이 수월하기에 경쟁도 치열한
그러하기에 더욱 깊어져야 하는
'깊이'를 다투는 문명이 됩니다. - 138p
배경은 차치하고
그래서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 경량문명 시대가 되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삶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나는 이 부분을 보고 너무 좋았다.
경량문명의 구성원들은 올림픽의 스타가 아니어도 자신이 하루에 뛴 거리와 조금씩 당겨지는 기록에 행복해합니다. 한바탕 뛴 후에 함께 운동한 이들과 격려의 말을 나누고, 자신이 발견한 잘 뛸 수 있는 팁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명산 100곳을 완등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자기 삶을 지탱하기 위한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고자 산에 오릅니다. 성취의 대상과 목표가 사회와 금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세운 나만의 꿈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단단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152p
고등학교 입시 때부터 아래와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인 거 같다.
'1등급이 4%인데,
나머지 96%는 모두 패배자란 뜻인가?
4%를 위한 인생 데스매치...
너무 잔혹하지 않은가?'
그런데 책의 내용은
전체의 4%가 아니라
자신이 곧 전체이자 1등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대로 이런 말들이 떠오르거나 목격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내가 진짜 원해서 한다기보다, 남이 좋아하니까.
진짜 옳다고 생각해서 한다기보다, 보고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니까.
왜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계속 4% of 4% of 4%를 향해 나아갈까?
거기서 이탈하면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치부될까?
속상했다.
책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하며
'평가의 객체'가 아닌
'의지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고 좋았다.
경량문명은
가볍기에 효율적인 것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꿈이 허락될 수 있기에
따뜻한 문명입니다. -98p
살아보며 이것저것 경험하고 공부하고
기획이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꾀함'이라는 개념이라 이해하니,
어찌 보면 세상이 돌아가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부족해서,
모두가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게 곧 니즈이자,
누군가 해결해 주는 문제와 같은 말이니까.
그런데, 기술(AI)의 변화로 인해
모두가 능력 있고,
모두가 충분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안에서도 니즈와 문제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확실한 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느낀다.
정리하자면,
모두가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잘하는, 하고 싶은 것을
세상에 선보이고 선한 영향력을 펼쳐가는 세상.
그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는 세상.
그러나 중심은 인간(본인) 임을 잊지 않는 세상.
속박과 의존을 벗고 각자의 비행을 시작하는 세상.
그런 비행이 모두에게 일상화되는 세상.
홀로 서는 세상.
'나'의 비행을 응원하고,
'너'의 비행을 응원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즐거운 비행을 만끽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