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주의 원칙 무시한 일방적 특혜 모두 개선하고, 간첩법 개정해야!
외교에서 상호주의는 단순한 원칙을 넘어 국가 존립의 기반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 국민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상대국이 자국민에게 부여하는 대우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국제관계의 철칙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20여 년간 이 원칙을 무시한 채 중국에 일방적 특혜를 제공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인이 오히려 역차별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호주의(reciprocity)는 1648년 베스트팔렌 체제 이후 근대 국제법의 핵심 원리로 자리 잡았다. 비엔나 외교관계협약(1961년)과 비엔나 영사관계협약(1963년)에서도 상호주의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 나라가 타국민에게 부여하는 권리와 혜택은 자국민이 해당국에서 받는 대우와 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략적 경쟁' 기조를 유지하며 무역에서 기술이전까지 모든 분야에서 상호주의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연합 역시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호주의와 호혜성'을 핵심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싱가포르조차 중국인의 부동산 취득에는 추가 인지세를 부과하는 등 자국민 보호 장치를 둔다.
그런데 한국만 예외다. 중국이 한국인에게 제공하지 않는 혜택을 중국인에게는 아낌없이 베풀고 있다. 이는 외교적 순진함을 넘어 국가적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참정권이다. 한국은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했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체 외국인 유권자 12만 7천여 명 중 9만 9,900명(78.7%)이 중국인이었다. 사실상 중국인을 위한 제도나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국 내 영주권자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영주권자 중 중국 국적자(조선족 포함)가 82.5%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체 영주권자 14만 1천여 명 중 조선족이 64%, 중국인이 18.5%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계가 압도적 다수를 이루고 있다.
반면 중국 내 한국인 현황은 어떨까. 외교부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210만 명으로 집계되지만, 이 중 상당수는 조선족을 포함한 수치다. 실제 한국 국적의 일반 체류자는 훨씬 적으며, 영주권 취득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어떤가. 중국은 외국인에게 어떠한 형태의 참정권도 부여하지 않는다. 30년간 중국에 거주한 한국인도 동네 반상회 수준의 결정에조차 참여할 수 없다. 미국과 일본 역시 시민권자가 아닌 이상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 한국처럼 영주권자에게 선거권을 주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극히 드물다.
일부에서는 지역사회 통합과 다문화 정책의 필요성을 들어 이를 옹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호주의 없는 일방적 개방은 통합이 아니라 종속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약 1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 지방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중국 내 한국인은 완전히 배제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부동산 분야의 역차별은 더욱 심각하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IMF 외환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외국인 토지취득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한 것은 당시 절박한 상황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위기 극복 후에도 이를 영구화하고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정책 실패다. 그 결과 중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중국인 소유 토지는 1억 4천만㎡ 이상으로 전체 외국인 소유 토지의 51.6%를 차지한다. 공시지가로는 약 14조 5천억 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대출 규제의 차별이다. 한국인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엄격한 대출 규제를 받지만, 중국인은 자국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이런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해 국내 부동산 매입 목적의 해외 대출에 대한 금융정보 공유 의무화와 국내 규제 준수 강제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반대로 중국에서는 어떤가. 외국인은 토지 소유권 자체가 불가능하고, 건물 사용권마저 1년 이상 정당한 체류 자격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의 관대함과는 천양지차다.
최근 5년간 서울 등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 외국인 중 47%가 중국인이라는 통계는 이 불평등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중국 내 자산시장 수익률 하락과 과잉 유동성이 한국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시세 교란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의료보험 분야의 문제는 재정적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모든 장기체류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며 내국인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했다. 건보 먹튀 방지라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외국인에게 혜택을 부여하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인 건강보험 적자가 640억 원에 달했다. 전체 외국인 건강보험 적자 1,180억 원의 54%를 차지한다. 약 4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 건강보험에 가입해 8,640억 원의 급여를 받았지만, 보험료 수입은 8,000억 원에 그쳤다. 한국인이 수십 년간 성실히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된 재원이 중국인의 의료비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피부양자 제도를 악용해 단기간 체류하며 고액 진료를 받고 출국하는 '건보 먹튀'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지속적 적자 발생 시 해당국 국민에 대한 혜택 재검토 조항과 해외 거주 피부양자 자격 원천 박탈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중국은 한국인에게 이런 혜택을 제공하는가. 중국의 의료보장제도에는 한국식 피부양자 제도가 아예 없다. 외국인이 기본의료보험에 가입하려면 영주권까지 요구하는 등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 그지없다.
교육 분야에서도 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한다. 한국의 외국인 유학생 18만 1,842명 중 중국인이 6만 8,000여 명(37.4%)으로 가장 많다. 외국인 전형을 통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한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구조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경우 본래 해외 근무 공무원이나 상사 주재원 자녀를 위한 제도였지만, 1978년 박정희 정부에서 도입된 이후 여러 정부를 거치며 확대됐다. 일부에서는 이를 악용한 '원정 출산'이나 '위장 유학' 사례도 발생한다.
물론 이는 국적과 무관한 제도 악용 문제 이긴 하다. 하지만 교육한류 확산이라는 명분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만 매진하다 보니 내국인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국인들의 국가기밀 유출과 안보시설 촬영 등 간첩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잇따른 중국인 안보시설 무단 촬영 사건들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6월 부산에서 중국인 유학생 3명이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드론으로 불법 촬영하다 적발됐다. 당초 "호기심에 그랬다"라고 주장했지만, 디지털 포렌식 결과 이들이 2년간 500장 넘는 군사시설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휴대전화에는 중국 공안으로 추정되는 전화번호까지 저장돼 있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인이 국가정보원 청사를 드론으로 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12월에는 제주국제공항을 무단 촬영한 중국 관광객이 또다시 적발됐다.
문제는 이런 명백한 간첩 행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으로는 제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형법 제98조 간첩죄는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어 북한이 아닌 중국인에게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나 군사기밀보호법으로는 처벌 수위가 낮아 실질적 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가기밀과 군사기밀 범위가 모호하다", "간첩법 개정안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핑계를 대며 법안 처리를 계속 가로막고 있다. 미국과 영국, 대만 등 주요국이 중국의 기술 탈취와 간첩 활동에 맞서 관련 법령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법적 공백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일방적 특혜 정책들이 언제 시작됐는지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권은 노무현 정부(2005년), 외국인 토지취득 신고제 전환은 김대중 정부(1998년), 외국인 건강보험 의무화는 문재인 정부(2019년)에서 각각 이뤄졌다.
공통점은 모두 좌파 성향 정부에서 도입되거나 확대됐다는 것이다. 다문화주의나 국제주의적 이상은 존중할 만하지만, 국익과 상호주의라는 현실적 원칙 없이 추진된 정책들이었다. 외국인 투자 유치나 국제사회의 모범국가 이미지 구축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상호주의 원칙은 간과됐다.
물론 이런 정책들이 모두 악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IMF 위기 극복, 저출산·고령화 대응, 국제화 시대 적응 등 나름의 정책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개선된 후에도 적절한 보완책 없이 영구화한 것은 결과적으로 한국인의 역차별과 국가 재정 부담만 늘어뜨렸다.
한국의 대중국 우대 정책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유독 관대하다. 미국은 중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 시민권자가 아닌 이상 어떤 선거에도 참여할 수 없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분야에서 영국은 2022년부터 외국인 구매자에게 2%의 추가 인지세를 부과한다. 독일과 프랑스도 자금 출처 증명 등 투명성을 요구하는 절차가 까다롭다. 의료보험의 경우 영국은 일정 비자 소지자에게 의료 서비스 사용료를 별도로 부과한다.
이들 국가도 외국인 유치와 다문화 정책을 추진하지만, 자국민 보호 장치는 확실히 둔다. 한국처럼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개방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제 한국도 달라져야 한다. 중국이 한국인에게 제공하는 수준으로 중국인 대우를 조정하거나, 아니면 중국이 상호주의를 실천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이는 배타주의나 민족주의가 아니라 정당한 국익 추구다.
구체적 개선 방안은 명확하다. 먼저 참정권의 경우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상대국의 상호주의 적용 여부를 전제 조건으로 명시해야 한다. 중국이 한국인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한 중국인에게도 부여하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한 자국 대출 활용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부동산 매입 목적의 해외 대출에 대한 금융정보 공유 의무화와 국내 규제 준수 강제 조항이 필요하다.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자금 출처 심사 강화, 필요시 외국인 부동산 취득세 신설 등도 검토해야 한다.
건강보험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지속적 적자 발생 시 해당국 국민에 대한 혜택 재검토 조항을 신설하고, 해외 거주 피부양자 자격을 원천 박탈하는 등 더 근본적 개선이 요구된다.
정부는 투명성이 떨어지는 중국 자금 유입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국가보안법」을 개정해 외국인 간첩죄 처벌을 강화하거나 '정보 유출 방지 특별법' 제정도 검토해야 한다. 기술 유출과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안일한 대응은 용납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주택 취득 시 건물 소유권만 인정되고 토지는 사용권만 부여된다. 우리도 이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합리적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이 중국에 베푼 특혜는 결코 당연하지 않다. 국제관계에서 호의는 상호적이어야 하고, 일방적 양보는 약함의 표시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 주식투자 잔액이 35조 원에 달하고, 124억 달러의 직접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구걸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다자 외교 무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경제적 레버리지를 활용해 상호주의를 요구하며, 민간 교류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등 다양한 외교적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주택 취득 시 건물 소유권만 인정되고 토지는 사용권만 부여된다. 우리도 이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합리적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호주의 원칙을 벗어난 모든 중국 우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 이상 한국인이 역차별당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가다운 국가가 되려면 원칙 있는 외교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한중 관계 발전의 기초이자,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본고에서 인용한 통계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2024), 국토교통부 외국인 토지 소유 현황(2023),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 현황(202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통계(2022), 외교부 재외동포현황(2023), 국제금융센터 자료(2024) 등을 참조했다.
이 글은 2025.07. 27. FN투데이에 필자 명의 칼럼으로 게재되었다.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8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