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몰락 후 외부개입 한계와 다수정당제 전환 가능성

허드슨보고서가 보여주는 포스트 중국공산당 시대의 현실적 시나리오

by 박대석

중국 몰락 후 외부개입 한계와 내생적 다수정당제 전환 가능성

허드슨보고서가 보여주는 포스트 중국공산당 시대의 현실적 시나리오

20250727_093229.png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홈페이지

워싱턴 허드슨연구소가 7월 16일 개최한 '공산주의 몰락 이후 중국을 위한 계획'이라는 충격적 제목의 토론회는 단순한 학술 토론을 넘어 미국 정책 엘리트들의 중국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분수령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고문을 지낸 마일스 위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 국장과 '중국의 몰락'의 저자 고든 창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의 붕괴를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현실'로 규정하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미국 싱크탱크가 중국 체제 변화에 대해 가정이 아닌 기정사실로 접근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홈페이지에서 128쪽의 'After the Fall: Planning for a Post-Communist China'를 다운로드하여 볼 수 있다.


허드슨보고서의 핵심 진단과 대응 방안


허드슨연구소의 분석은 중국 내부의 복합적 위기 요인들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경제적으로는 2023년 3분기 1998년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순 유출을 기록했고, 청년 실업률이 20%를 돌파하는 등 구조적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시진핑 측근들의 연이은 축출과 군부 내 권력 다툼이 격화되면서 체제 안정성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미국의 대응 방안은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하다. 고든 창이 강조한 '시간이 생명'이라는 표현처럼, 중국공산당 붕괴 시 미국은 즉각적으로 미국 내 중국은행 자산과 3조 28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고를 압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4대 은행이 모두 중국 국유은행인 상황에서,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논리다.


또한 보고서는 중국의 소수민족 지역인 신장, 내몽골, 닝샤 등의 독립 추구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국이 각 지역 주민들의 의지를 존중하는 원칙하에 '중국합중국' 형태의 연방제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는 유고슬라비아 해체 과정에서 미국이 취했던 '민족 자결권 존중' 원칙의 중국 적용 버전으로 볼 수 있다.


미 재무장관의 시의적절한 언급과 신뢰성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7월 15일 블룸버그 방송에서 "중국이 8월 초 대규모 콘클라베(Big Conclave)를 열 것"이라며 "마치 가톨릭에서 새 교황을 선출하듯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베이다이허 회의나 중국공산당 20기 4중전회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이 발언은, 미국 정부가 중국 내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변화의 시점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필자 역시 지난 7월 5일 브레이크뉴스 등에 게재한 '추측에서 현실로 전환되는 중국의 권력투쟁' 등에서 시진핑의 핵심 측근인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실종과 장유 샤 세력의 부상, 그리고 YTN을 비롯한 한국 주요 언론들이 포착한 중국 내부 권력 변동의 징후들을 상세히 분석한 바 있다. 허드슨연구소의 진단은 이러한 현장 관찰과 일치한다.


보고서 참여 학자들의 배경 또한 그 신뢰성을 높인다. 마일스 위 국장은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핵심 브레인으로 실제 대중 정책 수립에 관여했던 인물이며, 고든 창은 20여 년간 중국 정치 분석의 권위자로 인정받아 왔다. 이들의 분석이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닌 정보기관의 평가에 기반한 것임을 감안할 때, 미국 내에서 '포스트 시진핑'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적된 문제들과 예상되는 변화 시나리오

허드슨 보고서 중에서

중국이 직면한 문제들은 구조적이고 누적적이다. 인구학적으로는 2100년까지 현재 인구의 절반 이상을 잃을 것이라는 유엔 전망처럼 인류 역사상 가장 급격한 인구 감소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으로는 부동산 버블 붕괴, 지방정부 부채 위기,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이 중첩되면서 성장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시진핑의 1인 독재 체제가 오히려 체제 불안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2년 말 '백지시위'에서 보았듯이 중국 인민들의 불만이 표면화되고 있으며, 군부 내에서도 시진핑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장유샤를 중심으로 한 군부 실용주의 세력의 부상은 기존 권력 구조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허드슨보고서가 예측하는 변화는 '점진적 붕괴'가 아닌 '갑작스러운 종료'다. 고든 창이 "동독과 소비에트 연방처럼 중국공산당도 갑자기 망할 것"이라고 단언한 것은 권위주의 체제 붕괴의 일반적 패턴을 반영한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나 1991년 소련 해체 모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던 역사적 교훈을 토대로 한 분석이다.


보고서의 한계와 중국 내생적 민주화의 필요성


그러나 허드슨보고서는 의미 있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외부 개입 중심'의 접근법이다. 미국이 중국의 자산을 압류하고 각 지역의 분리독립을 지원한다는 방안은 중국인들에게 '제국주의적 개입'으로 인식될 위험성이 크다. 이는 오히려 중국 내부의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성공적인 민주화는 내생적 동력에 의해 추진되었다. 1987년 한국의 6월 항쟁, 1989년 동유럽 민주화, 1998년 인도네시아 민주화 모두 외부 압력보다는 내부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 역시 1919년 5.4 운동,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 등 자생적 민주화 전통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더욱 현실적인 대안은 중국 내부의 개혁 세력과 민주화 동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장유 샤와 같은 실용주의 세력이 권력을 잡을 경우, 이들이 점진적 정치 개방과 시장경제 심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다. 1970년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서방의 기술과 자본이 적절히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내부에서 다수정당제에 대한 논의가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대학 정치학과의 비공개 세미나에서는 '중국민주당', '자유개혁당', '사회민주당' 등 가상의 정당 체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1980년대 동유럽에서 공산당 일당독재 붕괴 직전 나타났던 현상과 유사하다.


1989년 폴란드 원탁회의가 연대노조와 공산당 간 권력 분점으로 시작되어 결국 다당제 민주주의로 이어진 역사적 전례를 고려할 때, 중국 역시 단계적 정치 개혁을 통한 다수정당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시민사회와 지식인 층의 민주화 의식 확산을 지원하되, 이를 '미국의 정권 교체 음모'로 프레이밍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타이완의 경우 1986년 민진당 창당부터 2000년 정권교체까지 14년에 걸친 점진적 민주화 과정을 통해 안정적 체제 전환을 이룩한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중국 공산당 몰락 후, 한국의 전략적 대응과 북한 변수 관리

필자 작성

이러한 중국 변화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무엇보다 '원칙과 실용의 조화'라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며, 특히 중국 변화가 북한에 미칠 직접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첫째, 한미동맹이라는 가치 동맹의 토대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면서도, 중국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준비를 해야 한다. 허드슨보고서가 예측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역사적 기회를 맞을 수 있다. 특히 장유 샤와 같은 군사 실용주의자가 권력을 잡을 경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방식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중국 체제 변화는 북한의 최대 후원국 상실을 의미하며, 이는 북한 정권의 생존 전략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지원 중단으로 인한 북한 경제 붕괴 시나리오 ▲김정은 정권의 생존을 위한 남한 도발 강화 시나리오 ▲북한 내부 권력투쟁 격화와 분열 시나리오 ▲중국 신정부의 북한 정권교체 시도 시나리오 등에 대한 세부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이다. 장유 샤 중심의 실용주의 체제는 북한을 '전략적 부담'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핵개발이 지역 안정을 해치고 중국의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하에, 기존의 '전통적 혈맹'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은 중국이라는 '생명줄'을 잃게 되어 더욱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할 위험성이 있다.


셋째, 중국 내 정치 변화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대중 정보 역량은 경제 분야에 편중되어 있으며, 정치·사회 분야의 깊이 있는 분석이 부족하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정보 기능 확대, 중국 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국내 중국 전문가 양성에 대한 체계적 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여 중국 변화가 북한에 미치는 실시간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넷째, 한반도 통일 준비의 가속화가 요구된다. 중국 민주화와 북한 체제 불안정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한반도 통일의 기회의 창이 예상보다 빠르게 열릴 수 있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 주민들이 서독으로 대량 이주한 것처럼, 북한 주민들의 남한 이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통일 비용 조달 방안, 북한 지역 재건 계획, 그리고 북한 주민 통합 프로그램 등을 현실적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다섯째, 가치와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전략적 인내가 요구된다. 중국이 민주화 과정에 진입할 경우 이를 적극 지원하되, 성급한 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1980년대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 미국이 취했던 '조건부 지지' 방식처럼, 원칙은 견지하되 방법론은 유연하게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시에 북한 문제에서는 '인도주의적 지원'과 '체제 안정' 사이의 딜레마를 현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북아 다자 협력 체계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 변화는 기존 동북아 질서의 재편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균형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한중일 3국 협력은 물론이고,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6자 회담 체제의 진화된 형태를 모색하여 지역 안정과 번영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동북아 평화안보 협의체' 창설을 주도하여, 중국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적 불안정을 최소화해야 한다.


변화의 시대, 기회와 위험의 공존


허드슨보고서가 그리는 '포스트 공산주의 중국'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가정이 아니다. 중국 내부의 구조적 모순들이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이미 '변화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개입에 의존한 급격한 변화보다는 중국 내부의 자생적 민주화 동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이다.


한국에게 이는 위기이자 기회다. 70년 분단 체제의 해소와 동북아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앞두고, 우리에게는 치밀한 준비와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 전환기에 한국의 좌파 정치 세력들이 여전히 과거의 이념적 틀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은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이들 세력과 동조하는 시민단체들이 보여주는 '굴중(屈中)' 성향과 '종북(從北)' 이념은 변화하는 동북아 질서에 대한 현실 인식을 가로막는 치명적 장애물이 되고 있다.


한국의 한 시민단체가 중국 외교부의 대한민국 정부 비판 성명을 그대로 인용하며 정부를 규탄한 사례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자위권 행사'로 옹호한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은 이러한 문제의식이 단순한 우려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는 1930년대 일부 지식인들이 파시즘의 부상을 외면했던 역사적 과오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중국 공산당 체제가 흔들리고 북한이 변화의 기로에 선 현시점에서, 한국의 정치 세력들은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더 이상 20세기적 이념 대립의 프리즘으로 21세기 현실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민주화와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건설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자 책임 있는 정치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침묵이나 중국의 동북공정을 방조하는 듯한 태도는 역사 앞에서 용납될 수 없다. 1980년대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 서독이 동독 인권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듯이, 우리 역시 북한 주민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같은 민족으로서의 도리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의무다.


변화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며 새로운 질서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는 바로 지금 우리의 지혜와 준비에 달려 있다. 이념적 편견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 그것이 한국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중국의 몰락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준비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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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128쪽의 'After the Fall: Planning for a Post-Communist China' 보고서 원문 파일



이 글은 2025.07.31. FN투데이에 필자 명의 칼럼으로 게재되었다.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8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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