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 정신으로 당면한 지구 문제 해결하고 인류가 꿈꿔온 진정한 평화
홍익인간 정신으로 당면한 지구 문제 해결하고 인류가 꿈꿔온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자
인류는 지금 문명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기후변화로 지구가 신음하고, 권위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며, 전쟁과 갈등이 일상이 되어버린 21세기. 이 모든 위기를 관통하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수천 년간 인류를 지배해온 '힘의 논리'다. 무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고, 경제력으로 약자를 착취하며,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야만적 헤게모니 시스템이 결국 인류를 절벽 끝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로마 제국의 정복 전쟁부터 대영제국의 식민지배,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쳐 현재의 미중 패권 경쟁까지, 인류 역사는 힘에 의한 지배의 연속이었다. 총칼로 영토를 빼앗고, 자본으로 시장을 독점하며, 핵무기로 상대를 위협하는 야만적 헤게모니가 수천 년간 세계를 지배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가 명확해졌다. 기후 위기 앞에서 군사력은 무력하고, 팬데믹 앞에서 경제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인공지능 시대에는 물리적 힘보다 창의력과 협력이 더 중요해졌다.
이제 인류만이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헤게모니, 즉 문명적 상생의 헤게모니로 전환해야 할 때다. 이는 무력이 아닌 모범으로, 강제가 아닌 감동으로, 지배가 아닌 협력으로 자연스럽게 세계를 이끄는 인간만이 만들 수 있는 고등한 문명 체계다. 그리고 그 해답의 실마리를 품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중국과 일본,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끼인 약소국이라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역사에 대한 철저한 오해다.
한반도는 결코 변방이 아니었다. 고구려가 만주 벌판을 호령하고 중원까지 위협했던 웅대한 기상, 백제가 바다를 건너 일본 문화의 뿌리를 심고 중국 남조와 당당히 외교했던 개방성, 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와 교역했던 국제적 감각. 이 모든 것이 오늘날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만든 DNA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역동성의 근저에 흐르고 있던 홍익인간 사상이다. 단군 신화에서 시작된 이 이념을 우리는 흔히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만 이해해왔다. 하지만 홍익인간의 진정한 의미를 파헤쳐보면 그 깊이와 완전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넓다'라는 뜻을 가진 홍(弘)은 인(仁)이며 자비이고 사랑이다. 동서양 모든 사상의 핵심인 공자의 인(仁),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사랑이 모두 이 홍(弘)에 담겨 있다. '더하다'라는 뜻을 가진 익(益)은 현대 자본주의의 핵심인 이익을 의미하는 경제 원리다. 그리고 사람 인(人) 다음에 사이 간(間)은 사람과 관계있는 모든 것, 즉 자연, 동물, 환경, 우주 만물을 포괄하는 총체적 개념이다.
따라서 홍익인간 사상은 단순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편협한 이념이 아니다. 도덕과 철학, 종교를 아우르는 인류 보편의 사랑 정신과 현실적인 경제 논리, 그리고 지구환경을 포함한 우주 만물과의 조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지구 차원의 최상위 사상이다. 우주 만물이 한 몸이라는 위대한 철학이 바로 홍익인간의 본질이다.
흥미롭게도 현재 글로벌 투자계를 주도하는 블랙록이 강조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철학이 바로 이 홍익인간 사상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한다는 ESG의 핵심 가치는 사실상 홍익인간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나 다름없다. 5천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제시한 홍익인간 사상이 21세기 자본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이 홍익인간 정신이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되었는지 보자. 전쟁의 폐허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이룩한 '한강의 기적'은 단순한 경제성장이 아니었다. 교육에 목숨을 건 부모들, 잘살기 위해 밤낮없이 일한 노동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 함께 잘살자'는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개인의 성공이 곧 공동체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믿음, 이것이 바로 홍익인간 정신의 현대적 발현이었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거의 모든 문제를 들여다보면 그 해결책의 핵심에 홍익인간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기후변화 문제부터 보자. 산업혁명 이후 서구 문명이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여기며 무분별하게 개발해온 결과가 오늘의 기후 위기다.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는 것이다. 바로 홍익인간 사상이 추구해온 가치다.
그리고 놀랍게도 한국은 이미 이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0%를 점유한 한국의 배터리 기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나노 공정 기술과 차세대 AI 반도체는 탄소중립이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술을 통해 인류 전체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의 현대적 실현이다.
민주주의 위기는 어떨까.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의 고립주의 회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만 강조하고 공동체적 책임을 소홀히 한 결과 나타난 분열과 갈등이다.
이런 시대에 한국이 87년 민주화 운동부터 촛불혁명까지 보여준 민주주의는 달랐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되, 그것이 공동체 전체의 번영과 조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책임 있는 자유'의 개념을 실천해왔다. 이는 홍익인간 정신이 현대 민주주의와 결합한 '자유민주주의 2.0'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갈등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대만 해협 위기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무력 충돌의 근본에는 '힘의 논리'와 '제로섬 게임' 사고가 자리하고 있다. 홍익인간 사상은 이와 정반대의 철학을 제시한다. '함께 살면 모두가 이기고, 혼자 살려 하면 모두가 진다'는 상생의 논리다.
역사는 때로 특정 시점에서 특정 국가에게 문명사적 소명을 부여한다. 19세기 말 대영제국이 그랬고, 20세기 중반 미국이 그랬다. 21세기 들어 그 소명이 한국에게 주어지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기술적 측면을 보자. 한국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AI 기술의 실제 산업 적용 능력이다. AI 기술 자체는 이미 상향 평준화되었지만, 이를 실 산업에 접목하는 데는 제조업과 IT 인프라의 결합, 빠른 의사결정 구조, 실험정신이 필요하다.
바로 한국이 가진 독보적 강점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팩토리, 현대자동차의 AI 기반 자율주행, 포스코의 AI 제강 시스템 등은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성공적으로 접목한 세계적 사례들이다.
문화적 소프트파워는 더욱 놀랍다. BTS의 빌보드 석권, 오징어게임의 넷플릭스 신기록,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넘어 이제 K-컬처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한류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며, 한국의 가치와 생활방식에 공감하고 있다. 이는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홍익인간 정신을 전파하는 강력한 통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복잡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내부의 문제점들을 뼈아프게 성찰하고 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과 문화적 역량이 있어도, 내부가 흔들리면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치 수준이다. 세계 10위 경제대국, 기술 선도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4류 정치가 국가 브랜드를 깎아내리고 있다. 그 근본 원인은 중앙공천제에 있다. 정치인들이 국민이 아닌 당 지도부 눈치만 보며 줄 서기에 급급하고, 지역구 챙기기와 당파적 이익에만 매몰되는 모든 병폐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
더욱 심각한 것은 팬덤 정치와 극단적 진영 논리가 홍익인간이 추구하는 상생과 조화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인 선거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적으로 공정선거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스스로 한 점 의혹 없이 이를 규명해야 한다. 독립적 감사 기구 설치, 시민 참여형 검증 시스템 도입, 블록체인 기반 선거 시스템 연구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확신 없이는 어떤 정치 개혁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분열도 큰 걸림돌이다. 이념 갈등, 세대 갈등, 지역 갈등에 더해 젠더 갈등, 빈부 격차 심화로 인한 불평등 문제까지 더해져 국가적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익인간 정신이 추상적 이념에 머물지 않고 국민 개개인의 삶에 실질적인 개선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포용적 성장 모델, 사회 안전망 강화, 소통 플랫폼 활성화 등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분열을 봉합하고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이 중견국 외교와 다자협력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재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완벽히 중립적인 입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현실적 압박 속에서 홍익인간 정신을 어떻게 구현해나갈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슈별 실용적 접근이라는 원칙론을 넘어,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분단 상황과 북한의 핵 개발, 미사일 도발, 인권 문제 등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항상 부담으로 작용한다. "분단 상황에서도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의 경험"을 언급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의 체제 특성상 일방적인 선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상호 이익에 기반한 실용적 접근과 국제적 다자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단계적으로 관계를 개선해나가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홍익인간이라는 동양 철학적 개념이 서구 중심의 국제 질서에서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는 것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서구 사회의 합리주의, 개인주의적 사고방식과 홍익인간 정신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인권, 지속가능성 등 이미 확립된 보편적 가치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그 효용성을 입증해나가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홍익인간 정신에 기반한 상생 리더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국내적으로는 정치 개혁과 사회적 결속을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정치개혁 운동,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적 개혁위원회 구성을 통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돌파해야 한다. 지방선거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정치 문화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현실적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견국 외교와 다자협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등과의 중견국 연대를 넘어서 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G20, OECD 등에서 '상생 경제 모델'을 지속적으로 의제화해야 한다.
홍익인간 국제협력체를 2026년까지 출범시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들과 기후변화 대응과 디지털 전환을 공동 추진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로 확대하는 것이 구체적인 목표다. 또한 2030년까지 UN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재진출, 2035년까지 UN 사무총장 배출을 목표로 하는 장기적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기술 표준화 주도권 확보도 중요하다. IEEE, ITU, ISO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 전문가들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AI 윤리 가이드라인과 6G 기술 표준 제정에서 홍익인간 철학을 반영한 인간 중심적 기술 개발 원칙을 국제 표준으로 확립해야 한다.
21세기는 더 이상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 패권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고, 문화가 마음을 움직이며, 무엇보다 철학과 가치가 문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대다. 그리고 한국은 이 모든 영역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홍익인간이라는 인류 구원의 사상적 토대까지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상생 주도권은 전통적인 패권 국가들이 추구해온 군사적 지배나 경제적 착취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강제가 아닌 모범을, 지배가 아닌 협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얻는 새로운 문명 패러다임이다. 모든 참여자가 함께 승리하는 상생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전의 실현은 결코 자동적이지 않으며, 수많은 현실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 내부의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 북한 문제의 복잡성, 그리고 홍익인간 사상의 국제적 수용성 확보라는 과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류 문명이 갈림길에 선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한국에게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새로운 문명 패러다임을 제시할 역사적 소명이 있다. 한반도라는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기후 위기의 해결사로서, 권위주의에 맞선 자유민주주의의 혁신자로서, 분열된 세계를 하나로 묶는 상생의 중재자로서,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홍익인간 문명의 전도사로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국가적 야망이 아니다. 인류가 수천 년간 꿈꿔온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실현할 역사적 사명이다. 그러나 이 위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상과 현실, 비전과 전략의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치밀한 전략적 사고, 그리고 끈질긴 실행력이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모두 함께 써나가야 할 새로운 세계사의 첫 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선택이 새로운 천년의 역사를 결정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이 글은 2025. 07. 26. FN투데이에 필자 명의 칼럼으로 게재되었다.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8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