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주의 원칙으로 철저하게 경계해야 할 나라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삼국지의 영웅담에 매료되고,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을 존중하며, 5천 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 한족의 나라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는 정교하게 조작된 환상에 가깝다. 중국 공산당이 오늘날 세계 패권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중국의 진짜 얼굴이 숨어 있다.
중국 인구 14억 명 중 91.5%인 약 12억 명이 한족으로 분류되지만, 나머지 8.5%에 해당하는 1억 2천만 명이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한족은 혈통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문화적 개념일 뿐이다. DNA 조사 결과 한족은 크게 네 개 집단으로 존재하는데, 네 개 집단으로 나뉜다는 것 자체가 단일 민족이 아니라는 증거다.
고고학적 발굴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중국 남부 절강성의 하모도 문명에서는 쌀을 먹던 사람들이 살았고, 사천성의 삼성퇴 문명에서는 청동기 마스크를 쓴 전혀 다른 문명이 존재했다. 만주 지역의 홍산문명은 황하문명보다 수천 년 앞선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언어를 쓰며, 다른 외모를 가진 별개의 민족이었다. 유럽 대륙 전체에 비견될 만한 960만 평방킬로미터의 광활한 땅에서, 어떻게 단일 민족이 탄생할 수 있었겠는가.
그렇다면 오늘날의 한족 신화는 어디서 만들어졌을까. 한무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무제의 신하였던 동중서가 중화주의를 탄생시켰다. 중국을 중심에 두고 주변을 오랑캐로 보는 이 시스템이,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그리고 사마천이 『사기』를 통해 황제와 염제부터 한무제까지 이어지는 조작된 족보를 완성했다. 유광종 소장은 "사마천은 사기라는 책을 통해 우리한테 사기 쳤다"라고 지적한다.
이 역사 조작의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중국 공산당 역시 마르크스-레닌주의, 모택동 사상, 등소평 이론으로 이어지는 족보를 만들어냈다. 공산당 이전에도 중국인의 뇌리에 박혀 있던 것은 바로 이 중화주의였다. 단일한 중심을 세우면 주변의 다양하고 이질적인 요소를 하나로 설명하기 쉽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 3,700여 년 동안 문헌에 기록된 대규모 전쟁만 약 3,600회에 달한다. 1년에 한 번꼴로 전쟁이 벌어진 셈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삼국시대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영웅으로 알고 있는 유비, 관우, 장비의 이야기는 낭만적이지만, 그 이면은 참혹하다. 한나라 말 약 6천만 명이었던 인구가 삼국시대 종결 시점에는 천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70년간 5천만 명이 사라진 것이다. 유광종 소장은 "유비는 자기가 황제가 되려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던 전범"이라고 단언한다.
도성(屠城)이라는 말이 있다. 도살의 도(屠) 자를 쓰는 이 단어는 성 안의 모든 생명체를 죽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중국 역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됐다. 청나라 말 태평천국의 수도였던 남경에서 진국번이 진압할 때 남경 도성이 벌어졌고, 60년 후 같은 장소에서 일본군이 남경 대학살을 저질렀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인은 고도의 위기의식을 발달시켰다. "태평 시절에 개로 살지언정 난세 사람으로는 살고 싶지 않다(寧爲太平狗 莫作亂世人)"는 중국 속담은 그들의 생존 철학을 압축한다. 전쟁에 더해 홍수와 가뭄이라는 재난까지 겹쳤다. 황하의 토사 함유량은 45%에 달해 범람이 잦았고, 중국은 기아의 땅으로 불렸다.
이런 역사가 중국인의 문화 DNA에 각인됐다. 중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라. 대부분 싸움 이야기다. 무협지, 궁중 암투, 조폭 이야기까지, 중국 콘텐츠의 중심에는 항상 싸움이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선호가 아니라, 수천 년간 생존을 위해 싸워온 민족의 본능이다. 중국어의 풍우(風雨)는 우리에겐 낭만이지만, 중국인에게는 위기의 전조다. 풍랑(風浪), 풍파(風波), 풍설(風雪), 풍상(風霜), 풍운(風雲) - 모두 불길한 징조를 뜻한다.
사술도(史術道), 공부할 때는 일단 역사를 배우고 술수(처세술, 손자병법, 경영, 경제 등)를 익히며, 다시 인간 본연의 자리(道)로 돌아가는 공부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 공자와 맹자 등 도가 사라진 지 오래고 오로지 술수만이 횡행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사 해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반론할 수 있다. 중국 문명이 수천 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통합과 조화의 지혜 덕분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통계는 중국이 결코 평화로운 통합의 역사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은 전체 인구의 8%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중국 전체 영토의 64%를 차지하며, 그곳에는 국가 발전에 필요한 막대한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다. 이는 중국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1991년 소련이 15개 공화국으로 분리된 것처럼, 중국 역시 소수민족들의 독립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중국은 14개 국가와 육상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부탄, 네팔,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북한이 그것이다. 이는 단 3개 국가(캐나다, 멕시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미국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중국은 인도와 악사 이친·아루나찰프라데시를 둘러싼 영토 분쟁, 남중국해에서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와의 다자간 분쟁, 일본과 센카쿠 열도 분쟁 등 사방이 갈등과 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전체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은 중앙아시아 8개국으로 통하는 관문이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그러나 1997년 우루무치 버스 폭탄 테러, 2009년 우루무치 유혈사태, 2014년 쿤밍 기차역 학살 등 위구르족의 독립운동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이후 100만 명 이상의 위구르인을 재교육 캠프에 구금하며 강경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티베트 역시 중국의 골칫거리다.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망명정부는 인도 다람살라에 자리 잡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으며 자치독립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티베트 문제를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포함시켜 대중국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위구르와 티베트의 독립 움직임에 초강경으로 대처하는 이유는 다른 소수민족들의 독립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내몽골 자치구는 인구의 약 80%가 한족으로 채워져 티베트나 위구르와 달리 분리독립 움직임이 미약하지만, 2011년 5월 석탄 운송 트럭에 항의하던 유목민이 사망하면서 대규모 반중 시위가 발생한 바 있다. 만주 지역(동북 3성) 역시 역사적으로 한족의 땅이 아니었으며, 현재 동북 3성의 인구는 크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1980년대부터 대대적으로 티베트와 위구르 자치구로 한족을 이주시키는 변경(邊境)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소수민족 동화정책일 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중국은 분리되면 순식간에 만주, 네팔, 몽골, 신장 위구르 등으로 쪼개질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중국의 역사 조작은 과거에 그치지 않는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사회과학원이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한 동북공정은 한국 역사의 뿌리를 부정하는 체계적인 역사 왜곡이었다. 고구려를 중국의 고대 지방 민족 정권으로 규정하고, 발해와 고조선까지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시도였다. 2007년 프로젝트가 공식 종료됐지만, 그 결과물은 중국 교과서에 실려 지금도 유포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들어 한복을 중국의 한푸(漢服)로 왜곡하고, 김치를 중국의 전통 음식이라 주장하는 등 문화 동북공정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0년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는 한복을 한국 전통의상이라 홍보했다가 중국 이용자들의 항의를 받자 한푸로 정정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항의하자 일주일 만에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국 SNS 웨이보의 '한푸' 해시태그 방문량은 2019년 7월부터 10월까지 17억 3천만 건에서 21억 6천만 건으로 급증했다.
외교부는 2004년 8월 한중 외교차관 간 구두 양해사항을 통해 중국의 역사 왜곡을 시정해 왔으나, 지방 차원과 민간 차원의 왜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06년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시켜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의 국력과 폐쇄성을 고려할 때 외부 비판이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중국의 대외 전략을 이해하려면 초한전(超限戰)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1999년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차오량과 왕샹수이가 제시한 초한전은 '무제한 전쟁'을 의미한다. 총과 대포가 터지는 전통적 전쟁이 아니라, 군사·경제·외교·법률·심리·정보·사이버, 선거개입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상대국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계명대학교 이지용 교수는 "초한전의 본질은 수단과 방식에 대한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 상대방을 이긴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초한전은 모택동의 인민전쟁론을 현대화한 중국 특색의 대전략이다. 중국의 두 저자는 "기존 전쟁의 한계들은 미국 등 국제질서 주도세력들이 설정한 것이며, 그러한 기준을 그대로 따라서는 중국이 질 수밖에 없다"라고 역설했다. 초한전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통일전선공작, 정치전, 금융·경제전, 기술전, 마약·범죄전, 이데올로기전, 회색지대전 등 24개 부문으로 세분화된다.
한국에 대한 초한전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이지용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한중수교 30년 동안 국가전략 차원에서 학계·정계·문화계·언론계 등에 친중 인사를 확보해 왔다. 통일전선공작부를 통해 좌파 단체, 정당, NGO, 노동조합, 중국인 유학생, 화교를 이용한다. 정치전으로는 엘리트 유인과 뇌물 공여를 통해 친중 그룹을 구축하고, 외국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영향력을 확대한다. 경제적으로는 투자전을 통해 인천, 평택, 제주도 같은 전략지역을 장악하려 한다.
이 모든 초한전의 목적은 명확하다. 한국 내 민주주의 체제를 중국 공산당을 위한 도구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다. 중국 내 사업 기회 제공, 정치적 특혜 제공 등 유인을 통해 경제 이익 공동체를 구축하고, 진보·좌파와 이념+경제 연대를 통해 반미 친중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 영향력 확장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라고 경고한다.
시진핑 정권 들어 중국 외교는 초한전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2020년 독일 베를린 지역신문 타게스슈피겔이 처음 명명한 전랑외교(戰狼外交, Wolf Warrior Diplomacy)는 중국의 공격적 외교 스타일을 일컫는다. 2017년 개봉한 중국 애국주의 영화 '전랑'에서 따온 이 용어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와 후진타오의 화평굴기(和平崛起) 노선을 완전히 뒤집었다.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전랑외교는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정치 안보적 위협을 해소하고, 대외적으로는 자국의 경제력과 외교력을 기반으로 미국 주도의 반중 연대를 약화시키기 위해 추진됐다.
중국 외교관들은 SNS와 기자회견을 통해 공세적 언사를 쏟아냈다. 자오리젠 전 외교부 대변인은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고, 루샤예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프랑스 연구위원을 향해 "어린 불량배", "미친 하이에나"라고 막말했다. 천하이 전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소국이 대국에 저항해서야 되겠느냐"는 망언을 했다.
중국의 초한전과 전랑외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24년 영국 의회 국가안보전략합동위원회는 영국 총선에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고, 캐나다에서는 중국 정부가 2019년과 2021년 총선에 개입해 최소 11명의 친중 자유당 후보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호주에서도 중국의 정치 영향력 행사가 문제가 되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지만, 선관위는 손사래 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 약 65%는 2024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MBC-코리아리서치 신년 여론조사에서 응답했다. 실제 중국의 댓글부대를 통한 여론 조작, 통일전선공작을 통한 정치·학계·언론 침투는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의 첨단 기술 개발은 주로 군사 목적에 집중되어 있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우주 등 혁신적인 기술들이 무기체계와 치안 장비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면서 상업적 경제성과 시장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국가 주도의 군·민 기술 융합 정책은 R&D와 산업 역량이 국방 중심으로 쏠리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미국 등 외국의 수출제재와 기술 블록화 환경 속에서 중국은 자체 공급망 구축에는 성공했지만,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나 경제적 선순환 구조는 약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군사적 긴장이나 무력 도발의 유혹에 더욱 취약해지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은 전랑외교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미소외교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7월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랑외교의 최전선에 섰던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주캄보디아 대사로 좌천됐고, 온건파로 평가받는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차기 외교부장 발탁설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이미지 쇄신을 모색하고 있다"며 "류 부장의 발탁은 전랑외교의 종언을 뜻한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전술적 변화일 뿐, 초한전이라는 중국의 패권 지향적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니다.
한국 국민의 대중 인식은 명확하다. 2022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중국에 적대적인 나라는 대한민국으로,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한 비율이 81%에 달했다. 이는 일본에 대한 반감(혐일)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2025년 1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실시한 정치 양극화 인식 조사에서도 주요국 인식에서 정파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큼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았다.
혐중 정서의 원인은 다양하다.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의 남침과 통일 방해, 동북공정 등 역사 왜곡, 2002년 월드컵 한국 4강 폄훼, 사드 보복,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폭행 사건, 불법 어업, 환경오염 등이 누적됐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25년 1사 분기 한국의 초미세먼지 중 55%가 중국에서 유입됐다. 제주도에서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검거된 외국인 범죄 피의자 3,525명 중 67%가 중국인이었고, 불법 체류자의 93%가 중국 국적이다.
이럼에도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 특히 민주당은 왜 중국에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리나? 여론이 안 좋은 중국 거물들과 악수 한번 하려 애쓰는 모습 뒤에는 표를 만들어 준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혐중 정서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의 경제적 중요성과 지리적 근접성을 고려할 때 감정적 반응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여지도 크다. 하지만 경제 논리만으로 국민 정서를 설명할 수는 없다. 중국의 일방적 행태가 계속되는 한, 한국 국민의 경계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과감한 친중 행보는 여론과 달리 끝이 없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9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국내외 전담 여행사가 모집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만 15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무비자 입국 첫날부터 문제가 터졌다. 2025년 10월 3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 6명이 무비자 입국 첫날 사라졌다. 제주도의 경험은 더 우려스럽다. 지난 3년간 전국적으로 3만 명 가까이가 무사증 입국 후 불법 체류자로 바뀌었고, 제주에서 적발된 누적 불법 체류자 1만여 명 중 90%가 중국인이었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중국 정부는 고위 관리에서 일반 근로자까지 해외여행을 승인 형태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로 몰려드는 중국인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2025년 9월 25일 국회 전자청원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기간 재검토 및 단축 촉구' 청원이 올라와 나흘 만에 9천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0일 중국인에게는 관대하면서 국민에게는 엄격한 제도적 모순을 지적했다. 중국인들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의료·선거·부동산 분야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 쇼핑의 경우 2만 원 미만의 건보료로 700만 원 가까운 혜택을 받는 사례가 있고, 선거 쇼핑은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나면 한국에 거주하지 않아도 투표할 수 있어 민주당이 중국어로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가 된다.
부동산 쇼핑은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중국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사들여 월세를 받아가면서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좌절시키고 있다. 그는 반중 시위는 혐오로 낙인찍으면서 반미 시위는 묵인하는 이중 잣대를 비판하며, 국민 역차별을 막기 위해 '중국인 3대 쇼핑 방지 3 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일부 언론은 "중국인이 한국에 입국해 장기매매를 한다" 등 의혹성 뉴스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법무부는 무비자 입국 대상자들이 기존 출입국 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을 이용하며, 입국 규제자나 불법 체류 전력자 등 고위험군은 사전에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볼 때 국민의 우려를 단순히 혐중 정서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중국의 권력은 당-국가-군의 3중 구조로 작동한다. 최고지도자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당직),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국직),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군직)을 겸직한다. 이 중 가장 핵심은 군 통수권을 지닌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이다. 시진핑은 2012년 이 세 직책을 모두 장악하며 중국의 절대 권력자가 되었다.
중국공산당의 의사결정은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회(205명)가 담당하며, 그중 중앙정치국(25명)이 실질적 권력을 행사한다. 정치국 내 7명의 상무위원회가 사실상 최고 권력기구다. 중앙위원회는 매년 최소 1회 이상 전체회의(중전회)를 개최하는데, 1중 전회는 지도부 구성, 2중 전회는 정부 인사, 3중 전회는 경제정책, 4중 전회는 당 발전 방향과 인사, 5중 전회는 5개년 계획을 다룬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상호 견제하는 권력 구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세 개의 주요 파벌이 형성되었다. 태자당(혁명 원로 자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출신), 상하이방(장쩌민 측근)이 그것이다. 시진핑은 태자당 출신이다. 그의 부친 시중쉰은 부총리를 지낸 혁명 원로였다.
태자당은 혁명 원로의 자녀와 친인척 약 4,000명으로 구성되며, 강력한 배경을 바탕으로 당·정·군·재계 요직을 장악해 왔다. 공청단은 중국 공산당 청년 조직 출신으로 최대 파벌을 형성하며 능력주의를 표방했으나, 시진핑 집권 이후 억압받고 있다. 상하이방은 장쩌민 측근으로 상하이를 기반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2022년 장쩌민 사망 후 사실상 해체됐다. 현재는 시진핑의 직계 측근인 시자쥔(習家軍)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은 3 연임에 성공하며 사실상 종신 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이 시진핑 측근(시자쥔)으로 채워졌다. 공청단 출신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은 상무위에서 배제됐다. 칠상팔하(67세 이하 유임, 68세 이상 퇴임) 등 30년간 지속됐던 정치적 관례도 폐기됐다. 아산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경쟁적 독재에서 확립된 독재로 전환"했다. 이는 마오쩌둥 이후 처음으로 최고지도자 1인에게 권력이 완전히 집중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2025년 들어 시진핑 체제에 균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025년 6월 중화권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당과 군 내부에서 "사실상 축출되었다"라고 분석했다.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시진핑 최측근 3명이 연이어 낙마했고, 장유샤 부주석이 시진핑을 등지고 가방을 싸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군 장악력을 잃었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물론 중국 관영 언론은 이를 부인하며 시진핑이 주재한 정치국 회의를 공개했지만, 권력 핵심부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감지된다.
경제적으로는 더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5년 3월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5% 성장 목표를 제시했지만, 국제 투자은행들은 4.4~4.5% 성장을 전망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적 자율을 이례적으로 GDP 대비 4%로 상향 조정했고, 정부채권까지 포함한 광의의 적자율은 9.8%에 달한다. 통화정책도 14년 만에 적절히 완화로 조정됐다.
가장 큰 위협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중국 관세를 최대 145%까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JP모건은 극단적인 경우 중국 성장률이 3.9%까지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수 부진도 심각하다. 부동산 시장 위축, 청년 실업률 급증, 소비 심리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 소비 촉진 정책, 첨단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유현정 연구위원이 지적했듯이, "국민들의 경제 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재정투입이 소비가 아닌 저축으로 이동할 수 있다." 시진핑 정부가 트럼프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4년간 중국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2025년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기술, 투자 및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반도체 산업은 그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패권 경쟁은 지정학적 대결, 지경학적 마찰, 기술 민족주의의 충돌, 이념 및 가치 대결이라는 네 개의 전선에서 전개되고 있다.
2025년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2주 앞두고, 소강상태를 보이던 미중 관계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중국이 9일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이어도 중국산 희토류가 미량이라도 포함되어 있으면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수출 통제 정책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소셜미디어에 "11월 1일부터 미국은 현재 부과하고 있는 관세에 더해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희토류는 디스프로슘과 이트륨 등 지구에 존재하는 특별한 금속원소로, 전투기,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소재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정제·가공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도 중국에 공급망을 의존하고 있다. 미중은 지난 7월 3차 고위급 회담을 통해 상대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유예 조치를 다음 달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평균 55% 수준에 100% 관세가 추가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 관세율은 155%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일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2주 후 APEC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까지 밝혔다. 다만 그는 백악관 취재진에게 "아직 정상회담을 취소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고, APEC 회의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미국 측의 관련 언급은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며 "오랫동안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확대 적용하고 수출 통제를 남용하며 중국에 대해 차별적인 행위를 취해왔다"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특히 지난 9월 미중 무역회담 이후 불과 20여 일 만에 여러 중국 기관을 수출 통제 대상 목록에 포함하고 통제 대상 기업의 범위를 임의로 확대해 중국 측 수천 개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중국은 관세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 측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 역시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회의 참석을 밝히며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은 데다 중국도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하는 등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어서, 경주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한차례 학습을 거친 시진핑 정부는 이번엔 한층 대등하게 미국에 맞서는 양상이다. 희토류라는 결정적 대미 압박 카드를 찾아낸 것도 시진핑 주석이 대미 자신감을 갖게 된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
한국은 이 패권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1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의 60.3%가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와 대중 경제 의존도를 동시에 고려할 때, 선택의 딜레마는 피할 수 없다. 경주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관세 휴전이 연장된다면 한국 경제에는 숨통이 트일 것이다. 하지만 회담이 결렬되고 무역전쟁이 격화된다면, 한국은 양측 모두에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한중 경제 관계의 단절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외면한 안일한 생각이다. 중국의 초한전과 전랑외교, 역사 왜곡, 비상호주의적 행태를 보면, 중국은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가 아닌 자신의 영향권 안에 두려는 의도가 명확하다.
중국에게 한반도는 단순한 이웃 국가가 아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중국 안보의 완충지대이자, 태평양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다. 중국이 한반도를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려는 것은 역사적 욕망이자 전략적 필연이다.
첫째, 역사적으로 중국은 한반도를 조공-책봉 관계의 속국으로 간주해 왔다. 명·청 시대를 거치며 조선은 중국의 가장 충실한 조공국이었고, 중국은 이를 자신의 세력권으로 인식했다. 오늘날 중국 지도부에게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회복해야 할 영향권이다.
둘째, 군사전략적 측면에서 한반도는 중국 심장부를 겨누는 단도(短刀)다. 미군이 주둔하는 한반도는 중국에게 가장 위협적인 전진기지다. 특히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 미사일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어 중국이 격렬히 반발했다. 중국이 북한을 완충지대로 유지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셋째, 경제적으로 한반도는 중국의 해양 진출 통로다. 중국은 14개국과 육상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해양 진출로는 제한적이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의해 포위되어 있고, 한반도는 태평양으로 나가는 중요한 관문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서 한반도는 북극항로와 연결되는 핵심 거점이다.
넷째, 중국의 국내 정치적 이유도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은 소수민족의 독립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만약 한반도가 미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완전히 편입되면, 이는 중국 내 소수민족들에게 강력한 시그널이 된다. 중국은 자국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도 한반도를 자신의 영향권에 묶어두어야 한다.
따라서 중국이 한반도를 자신의 세력권에 두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중국은 경제적 유인, 정치적 침투, 역사 왜곡, 문화 공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자신의 궤도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이는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조공-책봉 시대의 위계질서로 되돌리려는 시도다.
원교근공(遠交近攻)은 "먼 곳과 사귀고 가까운 곳을 때린다"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 재상 범수가 제안한 전략이다. 범수는 먼 나라와 동맹을 맺고 인접국을 공격하면 빼앗은 영지가 본국에서 가깝기 때문에 방어 유지가 쉽다고 주장했다. 이 전략으로 진나라는 육국을 평정하고 대륙을 통일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원교근공이야말로 최적의 전략이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라는 대륙세력과 미국, 일본이라는 해양세력 사이에 끼어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은 한국을 자신의 영향권에 두려 하고, 먼 미국은 한국을 자유민주주의 동맹으로 지키려 한다.
1880년 청나라 외교관 황준센이 조선에 제시한 '조선책략'은 "러시아를 막고(防俄), 중국과 친하며(親中), 일본과 맺고(結日), 미국과 연대한다(聯美)"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를 수정해야 한다. "중국을 경계하고(警中), 일본과 협력하며(協日), 미국과 동맹한다(同美)"가 되어야 한다.
노르웨이 국방연구소 Jo Inge Bekkevold 수석 고문은 "한국은 태국과 더불어 아시아 본토에서 미국과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며 "이는 한국으로 하여금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에서 일본 및 필리핀과 같은 연안 섬나라에 비해 더욱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도 한국은 원교근공 전략을 사용해 왔다. 삼국시대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를 상대하기 위해 멀리 당나라와 나당연합을 맺었다. 조선 세종대왕은 명나라와 친선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마도를 정벌하고 여진족을 견제했다. 원교근공은 지정학적으로 약소국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오늘날 한국에게 미국은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동맹이자, 지리적으로 멀어 한국을 지배하려는 욕심이 없는 파트너다. 반면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한반도를 자신의 영향권으로 간주하며, 현재도 한국을 자신의 세력권에 두려는 명확한 의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 미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포기하고 극동에서 철수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나리오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중 경쟁구도 속에서 독립적 공간과 자율성의 제약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특화된 영역을 확보하고 전략적 가치 제공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한다. 이는 한국이 미국 없이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지 않도록 전략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이 극동에서 철수하는 순간, 한국은 중국의 직접적인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역사적 선례는 명확하다. 1950년 1월 애치슨 라인에서 한반도를 제외하자 북한이 남침을 감행했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힘을 빼는 순간, 중국은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다.
첫째, 경제적 압박이 가중될 것이다. 현재도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기업에 경제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국의 보호 없이 한국은 중국의 경제 보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다.
둘째, 북한을 통한 간접 압박이 강화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이자 대남 압박 카드로 활용해 왔다. 미국이 철수하면 중국은 북한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셋째, 정치·사회적 침투가 본격화될 것이다. 초한전과 통일전선공작을 통해 한국 사회 내부에 친중 세력을 확대하고, 결국 한국을 중국의 영향권 아래 두려 할 것이다.
넷째, 군사적 위협이 현실화될 것이다. 미군이 철수한 한반도는 중국에게 안보 위협이 아니라 기회의 땅이 된다. 중국은 군사적 압박을 통해 한국을 굴복시키려 할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기술패권 틈에서 한국이 독자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한다. 기술혁신을 통해 독자 공급능력을 확보한다 해도, 네트워크와 플랫폼으로 연계되고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기반 기술부터 시장 점유까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유지하도록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것이 한국 생존의 유일한 길이다.
한국의 선택은 분명해야 한다. 첫째,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미국 및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다.
둘째, 중국과는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무비자 정책, 투자, 문화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상호주의를 관철해야 한다. 셋째, 한국의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중국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역사 왜곡, 영해 침범, 환경오염, 불법 체류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중 경쟁구도 속에서 독립적 공간과 자율성의 제약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특화된 영역을 확보하고 전략적 가치 제공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한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 바이오 등 한국의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또한 "우리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급하고 어설픈 일방적 편승'은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은 일본과 달리 어느 한쪽에 올인하기 어려운 지정학적·역사적 정치경제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동시에 "미중 분쟁이 격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대외전략을 수립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제한적 손실'을 외교적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역사적 맥락과 현실을 동시에 봐야 한다. 중국은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라 유럽 연합에 비견되는 거대한 문명체다. 수천 년간 전쟁과 생존의 역사는 중국인의 DNA에 강력한 위기의식과 중심 축선 사고를 각인시켰다. 베이징의 7.8km 축선, 장안의 18.3km 축선은 단순한 도시 설계가 아니라 세계를 자신의 중심으로 보는 전략적 사고의 물리적 표현이다.
현재 중국은 시진핑 1인 독재 체제 하에서 경제 위기와 권력 투쟁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 2035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부의 균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기술 발전과 경제 규모를 근거로 여전히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평가하기도 한다. 실제로 AI, 양자컴퓨터, 6G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투자는 막대하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위상은 여전하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황제가 바뀌고 왕조가 무너질 때마다 중국은 거대한 혼란을 겪었다. 2025년 10월로 예정된 4중 전회에서 후계 구도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권력 공백이나 급격한 체제 변화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중국을 낭만적으로 보거나 맹목적으로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조작된 역사와 선전에 속지 말고, 그들의 생존 DNA와 초한전 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14억 인구의 거대한 이웃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태롭다. 그리고 그 위태로움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중국의 소수민족 분리 위험, 14개국과 접한 불안정한 국경, 한반도 예속화 전략, 그리고 미국의 극동 철수 시 한국이 직면할 위협을 직시해야 한다. 원교근공의 지혜를 되살려, 멀리 있는 미국과 가치동맹을 강화하고, 가까이 있는 중국을 경계하는 것이 한국 생존의 길이다.
마지막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양자론, 다자외교, 다원외교, 균형자론 등 그럴듯한 외교 수사를 앞세워 사실상 친중 노선을 옹호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다. 물론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한국의 국익을 고민하며 전략적 유연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주변을 돌아보라! 상당수는 중국의 회유와 이권, 혹은 투자를 앞세운 경제적 유혹에 이미 포섭되어 있거나, 최소한 그 영향권 아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초한전과 통일전선공작의 핵심이 바로 이러한한국 엘리트 포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미래는 명확한 가치 판단과 전략적 선택에 달려 있다. 애매모호한 중립은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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