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8년, 주범은?
이재명 64% 재판하자는 여론

그래서 배임죄 폐지라는 무리수까지

by 박대석

역사는 반복된다. 권력자가 법 위에 군림하려 할 때, 그 나라는 반드시 쇠락의 길을 걷는다. 기원전 1세기 로마 공화정이 제정으로 전환되면서 원로원의 견제가 사라지고 황제가 법 위에 서게 되었을 때, 천년 제국은 몰락의 씨앗을 품었다.


1974년 8월 닉슨이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했을 때, 미국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켰다. 역사가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권력자라도 법 앞에서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 이재명 성남시장 설계한 단군이래 최대 치적 사건 모두 구속, 중형


2025년 10월 31일, 서울중앙지법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에게 각각 징역 8년이 내려졌다. 남욱 변호사는 4년, 정영학 회계사는 5년, 정민용 변호사는 6년형을 받았다. 모두 법정구속됐다.


이들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단군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인허가권을 가진 이재명 현 대통령이 설계하여 단군이래 치적이라고 자랑한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이 판결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따로 있다. 재판부가 유동규를 공직자인 "중간 관리자"로 규정하면서 "성남시 수뇌부"가 주요 결정을 내렸다고 명시한 점이다. 유동규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할 위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위에 누가 있었을까. 당시 성남시장은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인 이재명이었다. 중간관리자인 유동규가 8년이면 주범의 형량은 얼마가 적당한가? 최소 15년 이상이라고 법 전문가들은 말한다. 안타까운 일은 유동규 전 본부장은 사건 이후 거악에 맞서 진상을 구명하기 위하여 사투를 벌여 왔다.


'성남시 수뇌부'라는 명백한 지적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러 차례 "성남시 수뇌부"를 언급했다. 유동규가 대장동 사업 관련 주요 사항을 성남시 수뇌부와 조율했고, 수뇌부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민간업자 선정부터 초과이익 환수제 배제까지, 핵심적인 결정들이 모두 이 수뇌부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초과이익 환수제 문제다. 다른 지자체들은 당연히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는다. 부천이나 다른 개발사업들을 보면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을 공공에 환원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유독 대장동 사업에서만 이 조항이 7시간 만에 사라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감사였던 김문기는 세 차례나 초과이익 환수제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묵살당했다.


이 조항이 들어가도 김만배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정상적인 이익은 보장받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초과이익이 생겼을 때 나누자는 것인데,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는 제안이다. 그런데도 이 조항을 빼버렸다. 성남시도 손해이고 민간업자도 손해가 아닌데 누구를 위해 뺀 것일까. 답은 명백하다. 초과이익을 모두 민간업자에게 몰아주고, 그 대가로 428억 원이라는 천화동인 1호 자금을 받기 위해서였다.


428억 원, 누구의 돈인가 - 권력형 비리의 전형


역사 속 권력형 비리에는 공통점이 있다. 돈의 흐름이 복잡하게 위장되어 있지만, 결국 최고 권력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이다. 조선 연산군 시대의 임사홍이 백성들을 수탈해 모은 재물이 결국 왕의 사치를 위한 것이었듯, 대장동 사건의 428억 원도 마찬가지 구조를 보인다.


재판부는 김만배에게 428억 원을 추징했다. 천화동인 1호로 알려진 이 자금이 누구의 것이냐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었다. 김만배는 처음에 "그분 것"이라고 했다가, "유동규 측"이라고 말을 바꿨고, 나중에는 자기 것이라고 우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유동규 측에 준 돈으로 판단하고 추징을 명령했다.


그런데 남욱 변호사는 이 428억 원을 두고 흥미로운 표현을 썼다. "이재명의 총유"라는 것이다. 총유란 문중 재산이나 교회 재산처럼 구성원이 공동으로 소유하되,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소유 형태를 말한다. 즉 이재명, 정진상, 김용, 유동규가 공동으로 소유하지만 이 돈은 오직 이재명을 위해서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김용 전 의원이 이재명의 대선 자금으로 20억 원을 요구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만배의 돈에서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을 위한 돈에서 이재명을 위해 쓰겠다고 한 것이다. 호남 지역 조직 구축을 위한 자금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닉슨의 재선위원회 비자금이 불법 도청에 사용된 것처럼, 권력 유지를 위한 검은돈은 결국 권력자에게 귀속된다.


유동규가 징역 8년을 받았다면 이재명은? - 역사가 말하는 주범의 책임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닉슨의 재선위원회 관계자들은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명령을 내린 닉슨은 어떤 형을 받아야 했을까. 법조계는 최소 15년 이상으로 추정했다. 닉슨이 사임하지 않았다면 탄핵 후 형사처벌을 받았을 것이고, 공범들보다 훨씬 무거운 형량이 나왔을 것이다. 주범은 항상 더 무거운 책임을 진다. 이것이 법의 원칙이다.


법조계에서는 공범의 형량을 기준으로 주범의 형량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본다. 유동규가 중간 관리자로서 8년을 받았다면, 최종 결정권자는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법률 전문가들은 최소 10년에서 15년 정도를 예상한다. 여기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다른 혐의까지 더해지면 형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검찰 수사 기록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재명이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였다는 증거가 상당하다. 사업자 선정, 초과이익 환수제 배제, 수용 방식 전환 등 핵심 결정들이 모두 성남시장의 권한 아래 이루어졌다. 유동규는 이를 집행한 실무자에 불과했다.


일부에서는 재판부가 "성남시장은 유동규 등과 민간업자의 유착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용 방식을 결정했다"라고 판시한 부분을 들어 이재명의 무관함이 입증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2010~2011년 초창기 수용 방식 결정 시점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 이후 사업자 선정, 이익 배분 구조 설계 등 모든 핵심 결정은 성남시 수뇌부의 승인 아래 이루어졌다. 한 문장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침소봉대다.


배임죄 폐지, 법을 없애 면소받겠다는 발상 - 이재명 구하기의 극치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25년 9월 30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했다. 70여 년간 유지 돼온 배임죄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표면적 명분은 "기업 활동 위축"과 "경제 활성화"였다. 하지만 누구나 안다. 이 시점에 배임죄를 폐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에서 약 5,000억 원의 배임 혐의로 기소되어 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에도 배임죄가 적용됐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르면 "범죄 후 형이 폐지된 때"에는 면소를 선고해야 한다.


즉 배임죄가 폐지되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은 유무죄 판단 없이 면소 판결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MBC는 2025년 9월 30일 보도에서 "배임죄가 폐지될 경우, 대장동·백현동·법인카드 사건은 모두 면소 판결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금 대통령이 직면한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과 법인카드 관련 범죄, 이 모든 것들이 다 업무상 배임죄"라며 "명백한 이재명 구하기 법"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기업인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상법, 노란 봉투법과 같은 반기업법만 통과시켜 왔던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갑자기 배임죄를 '연내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누가 봐도 뻔하다"며 "'유전무죄'를 넘어 '재명무죄' 시대를 열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시민단체들도 강력히 반발했다. 경실련은 2025년 7월 31일 논평을 통해 "재벌에서 중소기업까지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등 심각한 한국 기업의 소유지배구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범죄 특히 상법상 특별배임죄 등의 폐지 추진 언급은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와 민변도 성명을 통해 "배임죄를 없애면 기업 경영진 전횡을 처벌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독일과 일본도 명문으로 배임죄를 두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해외 사례가 말하는 진실 - 독일·일본도 배임죄 유지


정부와 여당은 배임죄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며 "국제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독일과 일본 모두 형법상 배임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한국보다 처벌 요건이 엄격하고 적용 범위가 제한적일 뿐이다.


독일은 배임죄 행위자를 "법률, 관청의 위임 혹은 법률행위에 의해 수여된 타인의 재산을 처분하는 자"로 명확히 제한한다. 일반 직원이 배임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적다. 최대 형량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한국보다 낮다. 독일은 2000년대 초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여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일본도 형법 제247조에 배임죄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자기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을 추가하여 처벌 범위를 제한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14~2023년 10년간 한국의 연평균 배임죄 기소 인원은 965명으로, 일본(31명)의 31배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배임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일본이 배임죄를 폐지하지 않고 유지하면서도 신중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미국과 영국은 배임죄라는 범죄 유형 자체가 없다. 하지만 대신 주주대표소송,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강력한 집행, 징벌적 손해배상, 디스커버리 제도 등 민사·행정 장치가 촘촘하게 작동한다. 한국처럼 민사 집행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형법상 배임죄까지 폐지한다면 지배주주 견제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처분적 법률의 위헌성 - 특정인을 위한 법 개정


헌법학에서는 특정인이나 특정 사건을 겨냥한 법률을 '처분적 법률'이라 부른다. 처분적 법률은 법의 일반성과 평등 원칙을 위반하여 위헌의 소지가 크다. 2025년 9월의 배임죄 폐지 추진이 바로 이 처분적 법률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명시한다. 특정인의 재판을 무력화하기 위해 법을 폐지하는 것은 이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욱이 2025년 7월까지만 해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만 통과시켜 왔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책임을 강화했고, 노란 봉투법으로 기업 경영을 제약했으며, 민노총 하청법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9월에 배임죄를 폐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타이밍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이 2025년 10월 31일에 나올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유동규에게 중형이 선고되면 "성남시 수뇌부"의 책임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판결 한 달 전에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법을 없애서 죄를 없애겠다는 발상이다.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범죄를 저지른 후 처벌받지 않기 위해 법을 바꾸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이 만약 "대통령의 불법 도청을 합법화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했다면 어땠을까. 미국 국민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닉슨조차 그런 시도는 하지 않았다. 법을 바꾸기보다 사임을 택했다.


64%, 이재명 재판하자는 민심


더 중요한 것은 국민 여론이다. 2025년 6월 3일 대선 개표 방송 중 실시된 K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63.9%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에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5.8%에 불과했다. 2배 이상의 차이다.


다른 여론조사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한국갤럽이 5월 12~1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52%가 재판 계속, 45%가 재판 중단을 선택했다. 한국리서치의 5월 조사에서는 50% 대 38%로 재판 계속 여론이 우세했다. 리서치민의 조사에서는 48.1% 대 47.3%로 박빙이었지만 여전히 재판 계속 쪽이 앞섰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령대별 차이다. 18~29세는 69%, 30대는 59%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법 앞의 평등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이념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법 감정이다.


심지어 이재명 지지층 내에서도 42%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판 중단 의견(43.7%)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라도 법의 심판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의 모습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배임죄 폐지를 강행하려 한다. 64%의 국민이 재판하자고 말하는데, 법을 없애서 재판을 막겠다는 것이다.


헌법 앞에 예외는 없다 - 워터게이트가 주는 교훈


1974년 7월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출하지 않는다면 형사법 제도가 붕괴될 것"이라며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녹음테이프 제출을 명령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9명의 대법관 중 3명이 닉슨 자신이 임명한 보수 성향 판사였다는 점이다. 그들조차 법 앞에서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닉슨은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8월 9일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했다. 미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임기 중 사임한 대통령이 되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도 법치주의의 토대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51년이 지난 2025년 대한민국은 어떤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소추'의 범위다. 기소만을 의미하는가, 아니면 기소 후 재판까지 포함하는가.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다수설은 이미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불소추특권의 취지는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사소추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지, 이미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을 대통령에 당선시켜 재판을 막아주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후자의 해석을 허용한다면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만 하면 모든 재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겪은 미국이라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발상이다. 닉슨조차 받아들인 법치주의를, 2025년 대한민국은 거부하려는가. 실제로 서울고등법원 원장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재판 계속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재판 정지를 명문화하려 했다. 또한 공직선거법에서 '행위'라는 표현을 삭제해 이재명 대통령이 면소 판결을 받도록 하려 했다. 이른바 '이재명 방탄법'이다. 그리고 이제는 배임죄 자체를 폐지하여 아예 범죄를 없애버리려 한다. 재판 정지도 모자라 법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국민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만배, 입을 열 것인가 - 내부자의 양심선언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딥스로트(Deep Throat)의 정체는 30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FBI 부국장 마크 펠트였다. 그는 권력의 부패를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결정적 정보를 제공했다. 내부자의 양심선언이 닉슨을 물러나게 만든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변수는 김만배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다. 김만배는 징역 8년에 428억 원 추징이라는 중형을 받았다. 항소심과 대법원까지 가면 2~3년이 더 걸린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형이 확정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김만배와 이재명의 관계는 돈으로 맺어진 거래 관계일 뿐이다. 김만배는 스스로 "친박"이라고 말해왔고, 이재명과 인간적 유대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재명이 무죄면 나도 무죄다. 이재명이 다 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 그의 논리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김만배가 입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사면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428억 원을 자기 것으로 인정받을 수도 없다면, 진실을 밝히는 것이 그에게 남은 유일한 카드가 될 수 있다. 특히 배임죄 폐지로 이재명이 면소 판결을 받는다면, 김만배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자신은 8년형을 받았는데 주범은 법을 없애서 빠져나간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딥스로트가 그랬던 것처럼, 내부자의 증언은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김만배가 입을 열면 대장동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고, 이재명 정부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배임죄를 폐지하여 면소 판결을 받더라도 정치적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다. 진실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법원의 용기가 필요한 때 - 리처드슨과 콕스가 보여준 길


1973년 10월 20일, 역사는 "토요일 밤의 학살"을 기록했다.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특별검사 아치볼드 콕스의 해임을 법무장관 엘리엇 리처드슨에게 명령했다. 리처드슨은 거부하고 사임했다. 법무차관 윌리엄 럭클스하우스도 같은 명령을 거부하고 사임했다. 두 사람은 권력의 압박 앞에서 법치주의를 선택했다. 그들의 용기가 결국 닉슨을 물러나게 했고, 미국 민주주의를 지켰다.


대법원 천태호 행정처장은 최근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관탄핵법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했던 것과 같다"는 표현까지 썼다. 판사가 법 해석을 잘못했다면 상급심에서 바로잡으면 되는데, 이를 법왜곡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사법부를 겁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겁박에도 불구하고 판사들 사이에서는 소신 있는 재판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025년 2월 인사에서 이재명 재판을 맡겠다고 지원하는 판사들이 여럿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형사부는 경쟁률이 낮아 지원만 하면 배치가 가능하다. 리처드슨과 럭클스하우스가 보여준 것처럼, 법률가 한 명의 소신이 나라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다.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한 세력에 장악된 상황에서, 사법부만이 권력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재개는 단순히 한 개인의 범죄 여부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지, 아니면 권력자가 법 위에 군림하는 나라인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다.


배임죄 폐지는 민주주의의 자살행위


배임죄 폐지 추진은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특정인의 재판을 무력화하기 위해 70년간 유지해 온 법을 폐지한다는 것은 법의 지배를 권력의 지배로 대체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독일과 일본은 배임죄를 유지하면서도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고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미국과 영국은 배임죄 대신 강력한 민사·행정 제재로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한다. 한국도 배임죄의 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 판단의 원칙을 도입하는 개선은 필요하다. 하지만 법 자체를 폐지하여 특정인을 구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2025년 9월의 배임죄 폐지 추진은 타이밍, 배경, 수혜자가 모두 명백하다. 대장동 판결을 한 달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배임 혐의를 면소시키기 위해, 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재명무죄"의 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이며,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정신을 짓밟는 행위다.


국민의 64%가 재판하자고 말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재명 지지층 내에서조차 상당수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다. 이들은 공정과 정의를 원한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가진 자도 법 앞에서는 평등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부와 여당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법을 없애서 죄를 없애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유동규는 중간 관리자로 8년을 받았다. 그렇다면 최종 결정권자는 재판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국민의 64%가 재판하자고 말한다. 법원은 이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청년들이 서명운동에 나서고, 보수 진영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의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판결문에 적힌 "성남시 수뇌부"라는 표현은 이재명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사법부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별도 재판이 진행 중이니 함부로 언급할 수 없다는 절차적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안다. 성남시 수뇌부가 누구인지를. 그리고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이 물러났을 때, 미국은 법치주의를 지켰다. 2025년 대한민국도 같은 갈림길에 서 있다. 유동규가 8년을 받았다. 이제 성남시 수뇌부 차례다. 64%의 국민이 기다린다. 법조계가 용기를 내야 할 때다. 판사 한 명의 소신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 역사는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법치주의를 지킨 영웅으로, 아니면 권력 앞에 무릎 꿇은 비겁자로.


❚ 한 개인을 위하여 법을 없애는 나라의 미래


로마 공화정이 제정으로 변질되면서 황제가 법 위에 군림하게 되었을 때, 천년 제국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반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미국은 법치주의를 지켜냈고, 그것이 오늘날 미국의 힘이 되었다.


권력을 가진 자가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다면, 법은 약자를 옭아매는 도구로 전락한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명시한다.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배임죄를 폐지하여 특정인을 구제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닉슨이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사임해야 했던 것처럼,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유동규가 8년을 받았다. 이제 성남시 수뇌부 차례다. 64%의 국민이 기다린다. 법조계가 용기를 내야 할 때다. 판사 한 명의 소신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 역사는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법치주의를 지킨 영웅으로, 아니면 권력 앞에 무릎 꿇은 비겁자로.


이 프로젝트 설계자가 지금 대한민국의 700조가 넘은 예산과 모든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리고 그는 법을 없애서 재판을 피하려 한다. 배임죄 폐지라는 탈법으로 5,000억 원의 혐의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것이 2025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잠이 오겠는가?


대한민국은 로마처럼 황제가 법 위에 군림하는 제국이 아니다. 워터게이트를 겪은 미국처럼 법치주의를 지켜낸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 선택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법을 없애서 죄를 없애는 나라가 아니라, 법을 지켜서 정의를 세우는 나라. 그것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대한민국이다.


유동규, 안타까운 중간 관리자의 운명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는 황제의 부정한 아들 코모두스의 명령을 거부했다가 모든 것을 잃고 검투사로 전락했다. 유동규의 처지가 이와 닮았다.


성남시 공직자로서 상부의 지시를 받아 대장동 사업을 집행했지만, 사업이 끝나고 수천억 원의 부정이 드러나자 8년형을 받았다. 재판부조차 "성남시 수뇌부가 주요 결정을 내렸다"고 인정했건만, 정작 그 수뇌부는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에 앉았다.


1894년 프랑스의 드레퓌스 대위는 간첩 누명을 쓰고 유배됐다. 작가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는 공개 서한으로 진실을 폭로했고, 12년 후 드레퓌스는 명예를 회복했다. 역사는 종종 이렇게 뒤늦게 진실을 인정한다.


유동규는 완벽한 인물이 아니다. 부정한 사업에 가담했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그가 일관되게 "성남시 수뇌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점, 재판부가 이를 상당 부분 인정한 점은 기억되어야 한다. 그를 영웅으로 미화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범죄자로만 낙인찍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


향후 진실이 온전히 밝혀진다면, 유동규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에밀 졸라의 말처럼 "진실은 진군하고 있으며, 아무것도 그것을 멈출 수 없다." 배임죄를 폐지하여 주범을 구제하려는 시도가 있을지 모르지만, 진실까지 묻을 수는 없다. 법정은 8년형을 선고했지만, 역사는 그가 권력의 희생양이었음을 기록할 것이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대한민국의 품격은 이런 안타까운 이들을 올바르게 기억하는 데서 시작된다. 필자가 유동규를 위해 해줄 수 있는 한계가 서글프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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