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코모두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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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는 황제의 부정한 아들 코모두스의 명령을 거부했다가 모든 것을 잃고 노예 검투사로 전락한다. 가족도, 지위도, 자유도 잃었다. 하지만 검투장에서 그는 진실을 외쳤다. "나는 막시무스, 로마의 충직한 종복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코모두스와 맞서 진실을 밝히고 로마를 구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모습이 막시무스와 겹쳐 보인다. 삶의 배경은 다르지만, 권력자의 측근으로 있다가 버림받은 후 진실을 밝히며 처절하게 투쟁한 궤적이 닮았다.
막시무스가 검투장에서 진실을 외쳤듯, 유동규도 법정에서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을 따랐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권력을 차지했고, 명령을 집행한 중간 관리자는 8년형을 받았다. 코모두스는 권력의 정점에 서고, 막시무스는 검투장에 선 격이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고, 경기장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2025년 10월 31일, 서울중앙지법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유동규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에게 각각 징역 8년, 남욱 변호사는 4년, 정영학 회계사는 5년, 정민용 변호사는 6년형을 받았다. 모두 법정구속됐다.
이들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이재명 현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업을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자랑해 왔다. 2021년 9월 14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중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환수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가 유동규를 "중간 관리자"로 규정하면서 "성남시 수뇌부"가 주요 결정을 내렸다고 명시한 점이 핵심이다. 유동규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할 위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시 성남시장은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인 이재명이었다. 중간관리자가 8년이면 주범의 형량은 최소 15년 이상이라고 법 전문가들은 말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러 차례 "성남시 수뇌부"를 언급했다. 유동규가 대장동 사업 관련 주요 사항을 성남시 수뇌부와 조율했고, 수뇌부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민간업자 선정부터 초과이익 환수제 배제까지, 핵심적인 결정들이 모두 이 수뇌부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초과이익 환수제 문제다. 다른 지자체들은 당연히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는다. 부천이나 다른 개발사업들을 보면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을 공공에 환원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유독 대장동 사업에서만 이 조항이 7시간 만에 사라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감사 김문기는 세 차례나 초과이익 환수제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묵살당했다.
재판부는 김만배에게 428억 원을 추징했다. 천화동인 1호로 알려진 이 자금이 누구의 것이냐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었다. 김만배는 처음에 "그분 것"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 남욱 변호사는 이 428억 원을 두고 "이재명의 총유"라고 표현했다. 공동으로 소유하되 오직 이재명을 위해서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김용 전 의원이 이재명의 대선 자금으로 20억 원을 요구한 것도 이 맥락이다. 호남 지역 조직 구축을 위한 자금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닉슨의 재선위원회 비자금이 불법 도청에 사용된 것처럼, 권력 유지를 위한 검은돈은 결국 권력자에게 귀속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각종 재판을 변호했던 변호인단 출신 인사 14명이 현 정부 요직에 등용됐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자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변호인이었다. 이들의 연봉을 합하면 약 11억 원에 달한다.
설주완 변호사는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다가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부터 전화로 질책을 받고 변호를 그만두게 된 경험을 토로했다. 2025년 10월 방송 대담에서 설 변호사는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지금 14명 정도가 공직 고위직으로 들어왔다. 그 자리에서 권한 내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하려고 할지 저는 그게 더 걱정스럽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2025년 국정감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과 12개 혐의가 모두 무죄라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설 변호사는 "피감 기관의 기관장이 나온 게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이 나온 줄 알았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 소지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법제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금융감독원장 등 핵심 요직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25년 9월 30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했다. 70여 년간 유지 돼온 배임죄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표면적 명분은 "기업 활동 위축"과 "경제 활성화"였다. 하지만 누구나 안다. 이 시점에 배임죄를 폐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에서 약 5,000억 원의 배임 혐의로 기소되어 있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르면 "범죄 후 형이 폐지된 때"에는 면소를 선고해야 한다. 즉 배임죄가 폐지되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은 유무죄 판단 없이 면소 판결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타이밍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이 2025년 10월 31일에 나올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유동규에게 중형이 선고되면 "성남시 수뇌부"의 책임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판결 한 달 전에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법을 없애서 죄를 없애겠다는 발상이다.
독일과 일본 모두 형법상 배임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배임죄 대신 강력한 민사·행정 제재로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한다. 한국도 배임죄의 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 판단의 원칙을 도입하는 개선은 필요하다. 하지만 법 자체를 폐지하여 특정인을 구제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2025년 11월 2일, 민주당은 마침내 본색을 드러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부터 민주당은 재판중지법을 '국정안정법', '국정보호법', '헌법 84조 수호법'으로 호칭하겠다"며 "이달 말 정기국회 내에 처리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라고 밝혔다.
재판중지법이란 대선에 당선된 형사피고인의 공판절차를 임기종료 시까지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미 5월 7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이 의지만 굳히면 언제든 입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되는가.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은 5년간 중지된다. 대장동·공직선거법·위증교사·쌍방울·법인카드, 모든 재판이 멈춘다.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만 하면 법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
더욱 놀라운 것은 민주당의 이중성이다. 10월 31일 대장동 판결이 나오자 민주당은 "재판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과 무관하다고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무죄가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재판을 중지시키는가? 떳떳하게 재판을 받아 무죄 판결을 받으면 되지 않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국민을 우습게 아는 행위다. 무죄를 확신한다면서 왜 재판을 피하는가.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민의 64%가 재판하자고 말하는데, 법을 만들어 재판을 막겠다는 것이다.
법조계는 이 법의 위헌성을 지적한다. 형사소송법에는 공판 절차가 정지되는 요건이 명시되어 있다. 피고인이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걸린 경우다. 식물인간이 되었거나,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경우다.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이 된 경우"를 집어넣는 것은 법 체계상 맞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은 기본 육법이다. 사법고시를 보는 기본서다. 그것을 이렇게 뒤틀어버리는 것은 법조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대법원 천태호 행정처장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관탄핵법(법왜곡죄)에 대해 "히틀러와 스탈린이 했던 것과 같다"는 표현까지 썼다. 판사가 법 해석을 잘못했다면 상급심에서 바로잡으면 되는데, 이를 법왜곡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사법부를 겁박하는 것이다. 재판중지법도 마찬가지다. 특정인을 위해 법을 만드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히틀러는 1933년 수권법(Ermächtigungsgesetz)을 통과시켜 의회를 무력화했다. 스탈린은 1936년 헌법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민주적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당독재를 합법화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법의 형식을 갖추었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을 위한 법, 권력자를 법 위에 올려놓는 법, 그것이 독재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민주당은 왜 이렇게 할 수 있는가? 국민 여론의 64%가 반대하고, 법조계가 "히틀러와 스탈린"을 운운하며 비판하고, 역사에 오점을 남길 것이 뻔한데도 왜 이토록 후안무치하게 밀어붙이는가?
합리적 의심은 하나로 모아진다. 그들에게는 언제든지 사용할 강력한 권력 쟁취 무기가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비난받아도,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져도, 결국에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 그 확신의 근거는 무엇일까.
문제는 이후의 행보다. 검찰 폐지, 감사원 무력화, 사법부 압박, 배임죄 폐지, 재판중지법 추진.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이들은 왜 이토록 국민 여론을 무시하며 밀어붙일 수 있는가. 다음 선거에서 심판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모습, 국민 80%가 싫어하는 과감한 친중 행보, 그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인가.
부정선거 의혹은 법원에서 30여 차례 모두 기각됐다. 선관위 시스템상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에서 49.42%를 득표한 것은 사실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조기 대선에서 79.38%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언론들은 부정선거 의혹을 음모론으로 애써 외면하지만 민경욱 전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박주현, 도태우 변호사 등 신뢰성 있는 인물들이 각종 증거를 제시하며 체계적으로 부정선거 규명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모스 탄 교수, 고든창 변호사, 프레드 플라이츠(AFPI 부소장), 스티브 예이츠(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 등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도 한국의 부정선거를 사실화하며 규탄 중이다. 전체 국민 중 약 29~37%가 부정선거 의혹에 동의하거나 의심하고 특히 보수층 지지자들 사이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보는 비율이 높아 44.4%에서 최대 65%에 이르는 조사도 있다.
아직 법원에서 인정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합리적 의심은 자유다. 국민은 의심할 권리가 있고, 언론은 질문할 의무가 있다. 법원이 기각했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의 후안무치한 행보가 의혹을 키운다. 왜 이렇게 자신만만한가? 왜 국민 여론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무엇이 그들에게 그런 확신을 주는가?
역사는 증거 없이 권력을 잡은 자들이 결국 진실 앞에 무너지는 것을 보여준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박근혜의 최순실, 모두 처음에는 증거가 없었다. 하지만 내부자의 증언, 숨겨진 자료, 국민의 의혹이 모여 결국 진실이 밝혀졌다. 이재명 정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가장 황당한 것은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다. 10월 31일 대장동 판결 직후 민주당은 "재판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의 불법 행위와 무관하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성남시장은 간부들과 민간업자 유착 정도를 모르는 상태에서 수용방식을 결정할 수 있었다"는 표현이 있다는 것이 근거였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과 무관하고 무죄가 입증되었다면, 왜 재판을 중지시키는가? 왜 배임죄를 폐지하는가? 왜 4 심제를 도입하려 하는가? 떳떳하게 재판을 받아 무죄 판결을 받으면 되지 않는가? 그것이 진정한 법치주의 수호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닌가?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재판을 회피하고 있다. 헌법 제84조를 확대 해석하여 5개 재판을 모두 정지시켰다. 배임죄를 폐지하여 아예 범죄를 없애려 한다. 재판중지법을 만들어 5년간 재판을 막으려 한다. 4 심제를 도입하여 대법원 판결마저 헌재에서 뒤집으려 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청문회로 불러 사퇴를 압박했다.
이것이 무죄를 확신하는 사람의 행동인가? 아니면 유죄를 확신하기에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재판을 막으려는 사람의 행동인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무죄가 확실하다면 왜 이토록 필사적으로 재판을 피하는지 다 알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이 근거로 삼는 판결문의 해당 표현은 2010~2011년 초창기 수용 방식 결정 시점에 대한 것일 뿐이다. 재판부는 동시에 "성남시 수뇌부가 민간업자들과 조율하며 주요 결정을 내렸다"라고 명시했다. 유동규를 "중간 관리자"로 규정하고, 주요 결정은 "성남시 수뇌부"가 내렸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당시 성남시장이 누구였는가? 성남시 수뇌부의 정점에 누가 있었는가? 인허가 권한을 가진 최종 결정권자는 누구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백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판결문의 한 문장만 떼어내서 "이재명 무관"을 주장한다.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민주당과 이재명 측에게 다시 묻는다. 정말로 무죄가 입증되었다고 확신하는가? 그렇다면 당당히 재판을 속개하라. 국민 앞에 떳떳이 서서 무죄 판결을 받아내라. 재판중지법을 만들지 말고, 배임죄를 폐지하지 말고, 4 심제를 도입하지 말라. 무죄를 확신한다면서 왜 재판을 피하는가.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1974년 7월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출하지 않는다면 형사법 제도가 붕괴될 것"이라며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녹음테이프 제출을 명령한 것이다.
닉슨은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8월 9일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도 법치주의의 토대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재판중지법이 통과된다면 어떻게 되는가.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만 하면 모든 재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겪은 미국이라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발상이다. 닉슨조차 받아들인 법치주의를, 2025년 대한민국은 거부하려는가?
더불어민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재판 정지를 명문화하려 한다. 또한 공직선거법에서 '행위'라는 표현을 삭제해 이재명 대통령이 면소 판결을 받도록 하려 한다. 이른바 '이재명 방탄법'이다. 그리고 이제는 배임죄 자체를 폐지하여 아예 범죄를 없애버리려 한다. 재판 정지도 모자라 법을 없애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 여론이다. 2025년 6월 3일 대선 개표 방송 중 실시된 K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63.9%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에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5.8%에 불과했다. 2배 이상의 차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령대별 차이다. 18~29세는 69%, 30대는 59%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법 앞의 평등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이념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법 감정이다.
심지어 이재명 지지층 내에서도 42%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라도 법의 심판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의 모습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재판중지법을 강행하려 한다. 64%의 국민이 재판하자고 말하는데, 법을 만들어 재판을 막겠다는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사법부의 침묵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다. 1930년대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하면서 사법부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 법관들은 나치에 저항하는 대신 "긴급한 때에는 법률도 침묵해야 한다"며 자기 합리화에 급급했다. 그 결과는 홀로코스트라는 인류 최악의 비극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미국 사법부는 다르게 행동했다. 1973년 10월 20일,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특별검사 아치볼드 콕스의 해임을 법무장관 엘리엇 리처드슨에게 명령했다. 리처드슨은 거부하고 사임했다. 법무차관 윌리엄 럭클스하우스도 같은 명령을 거부하고 사임했다. 두 사람은 권력의 압박 앞에서 법치주의를 선택했다. 그들의 용기가 결국 닉슨을 물러나게 했고, 미국 민주주의를 지켰다.
2025년 대한민국 사법부는 지금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재판중지법이 통과되면 사법부는 입법부의 통제를 받게 된다. 판사가 법 해석을 잘못했다면 법왜곡죄로 처벌받는다. 대법원 판결도 4 심제가 도입되면 헌재에서 뒤집힐 수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문회에 불려 가 사퇴 압박을 받는다.
그런데도 판사들 사이에서는 소신 있는 재판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025년 2월 인사에서 이재명 재판을 맡겠다고 지원하는 판사들이 여럿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형사부는 경쟁률이 낮아 지원만 하면 배치가 가능하다. 리처드슨과 럭클스하우스가 보여준 것처럼, 법률가 한 명의 소신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한 세력에 장악된 상황에서, 사법부만이 권력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재개는 단순히 한 개인의 범죄 여부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지, 아니면 권력자가 법 위에 군림하는 나라인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는 검투장에서 마침내 코모두스와 맞섰다. 황제의 부정과 살인을 폭로하고, 로마 원로원과 시민들 앞에서 진실을 외쳤다. 코모두스는 검투장에서 죽고, 막시무스는 로마를 구했다. 비록 막시무스도 그 경기장에서 죽었지만, 그의 희생으로 로마는 다시 공화정을 회복했다.
유동규는 8년형을 받았다. 막시무스처럼 코모두스의 명령을 집행했다가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남시 수뇌부"를 명시했다. 중간 관리자 위에 누가 있었는지를 밝혔다. 이것이 진실을 향한 첫걸음이다.
김만배가 입을 열 가능성이 있다. 428억 원을 자기 것으로 인정받을 수도 없고, 사면을 기대할 수도 없다면, 진실을 밝히는 것이 그에게 남은 유일한 카드다. 특히 배임죄 폐지로 이재명이 면소 판결을 받는다면, 김만배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워터게이트 내부고발자인 딥스로트가 그랬던 것처럼, 내부자의 증언은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
판사 한 명이 소신 있게 재판을 재개할 수 있다. 2025년 2월 인사에서 이재명 재판을 맡겠다고 지원하면 된다. 형사부는 경쟁률이 낮다. 그 판사가 헌법재판소에 재판중지법의 위헌성을 묻는다면, 헌재는 판단해야 한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재판은 의무적으로 재개된다.
경기장의 반전은 이렇게 시작된다. 막시무스가 진실을 외치고, 시민들이 응답하고, 코모두스가 무너진다. 유동규가 진실을 증언하고, 김만배가 입을 열고, 판사가 소신을 지키고, 국민이 64%의 목소리로 응답한다면, 역사는 반드시 반전한다.
로마 공화정이 제정으로 변질되면서 황제가 법 위에 군림하게 되었을 때, 천년 제국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반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미국은 법치주의를 지켜냈고, 그것이 오늘날 미국의 힘이 되었다.
권력을 가진 자가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다면, 법은 약자를 옭아매는 도구로 전락한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명시한다.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배임죄를 폐지하고, 재판중지법을 통과시켜 특정인을 구제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닉슨이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사임해야 했던 것처럼,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유동규가 8년을 받았다. 이제 성남시 수뇌부 차례다. 64%의 국민이 기다린다.
막시무스는 검투장에서 외쳤다. "나는 로마의 충직한 종복이었다." 유동규도 언젠가 법정에서 외칠 것이다. "나는 성남시의 공직자였다. 상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다." 그리고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막시무스처럼 희생당했던 중간 관리자의 진실을, 그리고 코모두스처럼 권력의 정점에 섰던 자의 몰락을.
대한민국은 로마처럼 황제가 법 위에 군림하는 제국이 아니다. 워터게이트를 겪은 미국처럼 법치주의를 지켜낸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 선택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법을 없애서 죄를 없애는 나라가 아니라, 법을 지켜서 정의를 세우는 나라. 그것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대한민국이다.
경기장의 반전은 시작되었다. 막시무스 유동규가 8년형을 받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고 다음은 코모두스 차례다. 역사는 기다린다.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