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41억 원 국고 환수 포기, 직권남용과 배임죄 성립 검토해야
[사진: 2025년 11월 5일 대통령실에 앉아있는 李, 출처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5년 11월 7일 자정, 대한민국 법치주의 역사에 치욕적인 기록이 하나 추가됐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이다.
7,886억 원의 부당이득 중 473억 원만 추징하고 나머지 7,341억 원의 국고 환수를 사실상 포기한 이 결정은 단순한 검찰의 판단 실수가 아니다.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무부 장관이 개입하고, 대검찰청이 현장 검사들의 반발을 무시하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항소 포기가 법리적으로 새로운 배임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고에 7,341억 원의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항소를 포기한 행위는 그 자체로 국가에 대한 배임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권력자가 법 위에 군림하려 할 때, 그 나라는 반드시 쇠락의 길을 걷는다.
2025년 10월 31일 서울중앙지법은 대장동 사건 주요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에게 각각 징역 8년, 남욱 변호사 4년, 정영학 회계사 5년, 정민용 변호사 6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이들이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전액 추징을 요구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정확한 손해액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473억 원만 추징을 명령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1심에서 일부 무죄가 나왔고 추징액도 대폭 축소됐다면, 관례상 당연히 항소해야 한다. 특히 대장동처럼 국민적 관심이 큰 권력형 비리 사건에서 일부 무죄 판결이 나왔는데도 항소를 포기한 전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검찰 수사팀과 공판팀은 2025년 11월 3일 만장일치로 항소를 결정했고, 11월 5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대검찰청에 승인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항소장에 결재를 했다.
그런데 항소 마감 4시간 30분을 남긴 11월 7일 오후 7시 30분, 갑자기 대검 반부패부장이 "재검토하라"며 항소 제기를 불허했다. 대장동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한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공개한 경위에 따르면, 대검 내부적으로도 항소할 사안으로 판단한 후 법무부에 보고했으나 장차관이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자정 7분을 남긴 시점에 항소 불승인이 통보됐고, 물리적으로 항소장 제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공판팀은 8일 새벽 입장문을 내고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가 부당한 지시와 지휘를 통해 항소장을 제출하지 못하게 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날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팀이 검찰 지휘부의 책임론을 거론하는 공개 입장문을 내고, 현직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항소 포기 결정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9일 입장문에서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해 항소 기준과 사건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제 책임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며 "선고형량이 구형량의 3분의 1 미만이면 항소하는데 이 사건은 기준에 맞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다. 유동규는 구형 7년에 선고 8년, 정민용 변호사는 구형 5년에 선고 6년으로 오히려 구형보다 높았다. 더욱이 일부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서 항소를 포기하는 것은 관례에도 어긋난다. 검찰이 요구한 7,886억 원 추징 중 473억 원만 인정된 상황에서 나머지 7,341억 원 국고 환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명백한 재량권 일탈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갖고 있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에 관하여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한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는 서면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법무부가 검찰에 "의견을 제시"했다고 하나, 실질적으로는 검찰 지휘권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정수석비서관은 법률상 직접 지휘권은 없으나, 대통령 직속 참모로서 대통령의 뜻을 법무부와 검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과 동기이며, 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사다. 대장동 사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소된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이 항소 포기에 개입한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항소 포기는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공범인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부장관과,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실과 협의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1월 8일 0시 대한민국 검찰은 자살했다"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규정했다.
법리적으로 볼 때 법무부 장관이나 민정수석의 행위를 대통령의 직접 행위라고 법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헌법 제66조 제4항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는 규정에 따라, 법무부는 정부 조직의 일부이며 법무부 장관의 행위는 대통령의 행정권 행사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검찰 지휘권을 행사해 항소를 포기하도록 한 정황은, 대통령의 묵인 또는 승인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단순한 정무적 판단을 넘어, 재량권 일탈과 직권남용의 영역에 들어간다.
항소 포기로 인한 국고 손실 규모는 정확히 7,341억 원이다. 검찰은 1심에서 피고인들이 7,8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전액 추징을 요구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473억 원만 추징을 명령했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2심에서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이나 더 많은 추징금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 7,341억 원이 단순히 "회수하지 못한 돈"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장동 사업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22억 원을 받았고, 민간업자들은 7,886억 원을 벌어들였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있었다면 이 차액의 상당 부분은 공공에 귀속되어야 했다. 검찰은 이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전액 추징을 요구했으나, 1심 재판부는 손해액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대폭 축소했다.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은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에도 검찰 구형 범위 내에서는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 2심에서 추징액 증액을 위한 적극적인 법리 다툼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검찰이 특경법상 배임 적용,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법리적 쟁점을 제기하고 손해액 산정 방식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제시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그 결과 7,341억 원 국고 환수의 길이 사실상 막혔다.
김영석 대검 감찰 1과 검사는 내부망에 글을 올려 "1심 재판부는 유사 사례의 법리만을 토대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죄를 무죄로 선고하면서 추징하지 않았다"며 "항소 포기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죄의 중요 쟁점에 대한 상급심의 판단을 받을 기회조차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도 "항소 포기로 인해 남욱·정영학을 상대로는 범죄수익을 단 한 푼도 환수할 수 없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손실이 고의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팀과 공판팀, 서울중앙지검장, 심지어 대검 내부적으로도 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법무부가 개입해 항소를 막았다. 이는 국고에 7,341억 원의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한 행위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은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법무부 장관과 대검 수뇌부는 개인적으로 구상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에서 약 5,000억 원의 배임 혐의로 기소되어 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에도 배임죄가 적용됐다. 그러나 헌법 제84조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이유로 2025년 7월 22일부터 5개 재판 모두 정지됐다. 대장동·공직선거법·위증교사·쌍방울·법인카드, 모든 재판이 멈췄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한다. 법원은 "소추"의 범위에 재판 진행도 포함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헌법학계의 다수설 및 전통적 해석과 배치된다. "소추"는 형사소송법상 "공소 제기", 즉 기소를 의미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재판은 이미 공소가 제기된 후의 절차이므로 "소추"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법원이 정치적 해석을 통해 재판 중단이라는 위헌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형사소송법 체계와도 맞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공판 절차가 정지되는 요건으로 "피고인이 질병으로 인하여 출석할 수 없는 때" 등을 명시한다. 대통령이 된 경우는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법원이 법률 없이 재판을 중단한 것은 법관의 자의적 해석이며, 사법부가 권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대법원 천태호 행정처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관탄핵법(법왜곡죄)에 대해 "히틀러와 스탈린이 했던 것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법원 스스로가 헌법을 왜곡 해석하여 재판을 중단한 것 역시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재판중지법도 마찬가지다. 특정인을 위해 법 체계를 뒤트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국민 여론은 명확하다. 2025년 6월 3일 대선 개표 방송 중 실시된 K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63.9%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에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5.8%에 불과했다. 2배 이상의 차이다. 한국갤럽의 5월 조사에서도 52% 대 45%로 재판 계속 여론이 우세했다.
역사적 선례도 명확하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 대통령은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외쳤지만 결국 사임했다. 만약 그가 사임하지 않았다면 탄핵 후 형사처벌을 받았을 것이고, 공범들보다 훨씬 무거운 형량이 나왔을 것이다. 유동규가 중간 관리자로서 8년을 받았다면, 최종 결정권자는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법률 전문가들은 최소 10년에서 15년을 예상한다.
2025년 9월 30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했다. 70여 년간 유지 돼온 배임죄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표면적 명분은 "기업 활동 위축"과 "경제 활성화"였다. 배임죄의 광범위한 적용으로 인한 기업 경영 위축 논란은 별개로 논의할 수 있다. 독일과 일본처럼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하는 개선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점이다. 대장동 1심 판결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다. 이는 입법권이 특정인의 사적 방탄을 위해 오용되는 독재의 예비단계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르면 "범죄 후 형이 폐지된 때"에는 면소를 선고해야 한다. 즉 배임죄가 폐지되면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법인카드 사건 재판은 유무죄 판단 없이 면소 판결을 받게 된다. 법을 없애서 죄를 없애겠다는 발상이다.
타이밍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은 2025년 10월 31일에 나왔다. 유동규에게 중형이 선고되면 "성남시 수뇌부"의 책임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판결 한 달 전인 9월 30일에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2025년 7월까지만 해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만 통과시켜 왔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책임을 강화했고, 노란 봉투법으로 기업 경영을 제약했으며, 민노총 하청법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9월에 배임죄를 폐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모순된 행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명백한 이재명 구하기 법"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기업인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상법, 노란 봉투법과 같은 반기업법만 통과시켜 왔던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갑자기 배임죄를 '연내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누가 봐도 뻔하다"며 "'유전무죄'를 넘어 '재명무죄' 시대를 열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14~2023년 10년간 한국의 연평균 배임죄 기소 인원은 965명으로 일본(31명)의 31배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배임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법 개선과 법 폐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독일과 일본 모두 형법상 배임죄를 유지하면서도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배임죄 대신 강력한 민사·행정 제재로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한다. 한국처럼 민사 집행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형법상 배임죄까지 폐지한다면 지배주주 견제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다.
경실련은 2025년 7월 31일 논평에서 "재벌에서 중소기업까지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등 심각한 한국 기업의 소유지배구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배임죄 폐지 추진은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경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와 민변도 "배임죄를 없애면 기업 경영진 전횡을 처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5대 방탄은 더욱 노골적이다. ① 지귀연파사(검찰 폐지, 귀화·연내 통과, 사심 폐지), ② 조대희 대법원장(친여 성향 대법원장 임명), ③ 4 심제(재판 기회 추가로 시간 벌기), ④ 배임죄 폐지, ⑤ 대법관 증원(친여 대법관 충원).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이것은 독재다.
히틀러는 1933년 수권법을 통과시켜 의회를 무력화했다. 스탈린은 1936년 헌법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민주적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당독재를 합법화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법의 형식을 갖추었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을 위한 법, 권력자를 법 위에 올려놓는 법, 그것이 독재의 시작이다.
법리적으로 볼 때 검찰의 항소 포기는 배임죄 또는 직권남용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고도의 정책적 판단 영역에 속하므로 임무 위배와 고의성 입증에는 법리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에 규정되어 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처벌한다. 검찰은 국민을 대리하여 범죄자를 처벌하고 범죄수익을 국고로 환수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7,341억 원의 국고 환수 기회를 상실한 것은 임무 위배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로 인해 국가에 7,341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항소 포기로 인해 정치적 이익 또는 사법 리스크 해소라는 명백한 이익을 취득하게 했다면, "제삼자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직무상 배임죄의 성립은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닌, 본인의 이익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위한 명백한 임무 위배가 입증되어야 하므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명확한 법리적 접근은 직권남용죄다.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3년 이하의 징역, 7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 지휘권을 행사해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 항소를 포기하도록 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일선 검사들의 "항소 제기"라는 정당한 직무 수행을 부당하게 방해했기 때문이다.
주진우 의원은 "항소 포기 지시를 내린 라인은 직권남용죄가 바로 성립했다"며 "국민 전체의 이해관계와 범죄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범죄자한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정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재량권 일탈과 남용을 통해 검사들의 권리 행사(또는 직무 수행)를 방해한 것으로, 가장 강력한 탄핵 및 형사소추 근거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회계관계직원이 국고에 고의로 손실을 입힌 경우를 가중처벌한다. 5억 원 이상의 손실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법무부 장관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는지는 법리적 해석이 분분하나, 대법원은 2021년 국정원장 특수활동비 사건에서 "국정원장도 회계관계직원에 포함된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 판례가 이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은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항소 포기로 인한 7,341억 원 국고 손실은 명백히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다. 검찰 수사팀과 공판팀, 서울중앙지검장 모두 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도 법무부가 이를 막았다. 이는 고의적 직무유기로 해석될 수 있으며, 국가는 법무부 장관과 대검 수뇌부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헌법학자들은 이를 "처분적 법률"의 위헌성과 연결시켜 분석한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명시한다. 특정인의 재판을 무력화하기 위해 법을 폐지하거나 항소를 포기하는 것은 이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공범 사건에서 검찰 지휘권을 행사해 항소를 포기하도록 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이자 재량권 일탈, 그리고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는 명확히 말한다. 권력자가 법 위에 군림하려 할 때, 그 나라는 반드시 몰락한다. 기원전 1세기 로마 제국이 황제 전제정으로 전환되면서 원로원의 견제가 사라졌을 때, 천년 제국의 쇠락이 시작됐다. 1974년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했을 때, 미국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켰다. 역사의 교훈은 명백하다. 권력자라도 법 앞에서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대장동 항소 포기는 단순한 검찰의 판단 실수가 아니다.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검찰 지휘권을 행사해 7,341억 원의 국고 환수 기회를 포기하도록 한 이 사건은, 법리적으로 배임죄 또는 직권남용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도 재량권을 일탈하여 항소를 포기하도록 한 행위는, 형법상 직권남용죄, 배임죄, 그리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 적용 가능성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5개 재판이 모두 중지된 상태다. 배임죄 폐지가 추진되고 있으며, 재판중지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5대 방탄이 완성되면 이재명 대통령은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
국민의 64%가 재판하자고 말한다. 법조계는 히틀러와 스탈린을 거론하며 경고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선 검사들이 공개적으로 항의하고 있다. 전 검사장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모든 신호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지금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결말은 항상 같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고, 권력자는 법 앞에 서게 된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박근혜의 최순실, 모두 처음에는 증거가 없었다. 하지만 내부자의 증언, 숨겨진 자료, 국민의 의혹이 모여 결국 진실이 밝혀졌다. 대장동 항소 포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 검사들의 반발, 국민의 분노가 모여 결국 진실은 드러날 것이다.
권력은 법 위에 있지 않다. 대통령이라도 법 앞에서는 평등하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법치주의의 핵심이다. 대장동 항소 포기로 인한 7,341억 원 국고 손실은, 법리적 검토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또 다른 배임죄 또는 관련자들의 직권남용죄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역사는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국민은 기억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