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인데 전쟁인 줄 모른다" — 보이지 않는 침략의 실체
결론부터 말한다. 중국공산당이 추진하는 초한전(超限戰)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적화(赤化)하려는 전략이다. 그리고 한국은 서방 국가들과 비교해 제도적 대응이 현저히 미흡한 취약국이다.
미국·호주·대만·일본이 반침투법, 외국대리인등록법, 공자학원 폐쇄 등 강력한 방어막을 구축하는 동안, 한국은 간첩죄조차 중국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안에서부터 무너진다. 이제 한국의 자유보수 시민은 '멸초전(滅超戰)'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중공'과 '중국'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중공(中共)은 중국공산당(中國共産黨, Chinese Communist Party)의 약칭이다. 중국(中國)은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 또는 그 땅에 사는 14억 인민과 수천 년 역사·문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칼럼에서 비판의 대상은 중국이 아니라 중공이다.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명을 가진 중국 인민이 아니라, 그들 위에서 일당독재를 행사하는 공산당 권력이 문제의 핵심이다.
흥미롭게도 중국 내부에서조차 중공과 중국을 엄격히 구분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당군정(黨軍政)' 체제를 공식 채택한다. 당(黨)이 군(軍)을 지휘하고, 당이 정부(政)를 영도한다. "당이 총을 지휘한다(黨指揮槍)"는 마오쩌둥의 원칙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인민해방군은 '국군(國軍)'이 아니라 '당군(黨軍)'이다. 국가주석보다 당 총서기가, 국무원보다 당 중앙위원회가 상위 권력이다. 중국공산당은 스스로를 중국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국 위에 군림하는 별도의 권력 실체다. 따라서 중공의 패권주의와 침투 전략을 비판하는 것은 반중(反中)이 아니라 반공(反共)이며, 중국 인민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억압하는 전체주의 권력에 맞서는 것이다.
� 당군정(黨軍政) 체제의 권력 서열: 당(黨)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정치국 상무위원회 → 군(軍) 중앙군사위원회(당 직속) → 정(政) 국무원·전국인민대표대회
※ 시진핑은 당 총서기·중앙군사위 주석·국가주석 3개 직함을 겸직하나, 권력의 원천은 '당 총서기'이다.
1999년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대령 차오량(喬良)과 왕샹수이(王湘穗)가 공동 저술한 군사전략서 『초한전(超限戰)』이 출간됐다. 제목은 '한계를 초월하는 전쟁(Wars Beyond Limits)'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미국을 어떻게 패배시킬 것인가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해답이었다. 저자들은 "기존 전쟁의 규칙과 한계는 미국 등 기존 국제질서 주도세력이 설정한 것"이라며 "그 규칙대로 싸워서는 중국이 이길 수 없으므로 한계를 초월하는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초한전의 첫 번째 규칙은 '규칙이 없다'는 것이다. 차오량은 "금지된 것이 없으며,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명시했다.
초한전은 군사적 수단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문화, 언론, 금융, 첩보, 마약, 사이버 등 모든 분야를 전쟁의 영역으로 삼는다. 군사 전, 준군사 전, 비군사전 등 3대 영역에서 24종의 전법을 조합해 수천 가지 공격 벡터를 창출한다.
� 조합의 위력: 24개 전술을 2개씩 조합하면 276가지, 3개씩 조합하면 2,024가지, 다중 조합 시 수천~수만 가지의 공격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예: ⑩네트워크 전 + ⑬기술전 + ⑰금융 전 = 해킹으로 기술 탈취 후 금융시장 교란
초한전 연구자들은 차오량의 저서에서 세 가지 핵심 원칙을 도출한다. 첫째, 적국 인구에 치명적 고통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즉각적 공황을 유발해 저항 의지를 소멸시켜야 한다. 셋째, 궁극적 목표는 살상이 아니라 굴복과 예속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핵무기가 아닌 마약, 사이버 공격, 금융 교란, 여론 조작이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현대판 초한전 무기'다.
초한전은 즉흥적 전술이 아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의 거대한 관료조직이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핵심 기구는 '3대 권력부서'로 불리는 중앙조직부(인사), 중앙선전부(사상·언론), 중앙통일전선공작부(대외 영향력 공작)다.
이 중 초한전과 가장 밀접한 것은 중앙통일전선공작부(統戰部)다. 마오쩌둥과 시진핑 모두 이 조직을 '마법의 무기(法寶)'라 칭했다. 중앙선전부는 중화인민공화국 내의 모든 신문, 출판물,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등 미디어를 감시·통제하며, 해외 여론 조작의 콘텐츠를 생산한다.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의 해외 활동은 다양하다. 외국에 거주하는 화교를 포섭하고, 이들을 통해 현지 유력 인사와 정치인에게 접근한다. 공자학원에 자금을 지원하고, 반(反) 체제 인사를 감시·위협하며, 해외 중국인들에게 중국공산당 정책에 동조하도록 압박한다.
2025년 1월 영국 법원은 앤드루 왕자와 친분이 있던 사업가 양텅보의 입국을 금지했는데, 그가 바로 통일전선공작부와 연계된 간첩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미국, 호주, 캐나다는 통일전선공작부의 정치자금 기부, 미디어 투자, 대학 내 스파이 포섭 활동을 꾸준히 폭로해 왔다.
중국이 2017년 제정한 국가정보법은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의 정보활동을 지원·협조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모든 중국인을 잠재적 정보요원으로 만들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상대가 '전쟁 중'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2004년 미국 비영리단체 '미디어 정확성(Accuracy in Media)'의 윌슨 루콤은 "중국은 미국과 비밀리에 전쟁 중"이라고 경고했고, 2019년 미국 CIA 분석관 마이클 콜린스는 "미국은 중국과 전쟁 중이지만, 전쟁 중인 줄 모른다"라고 증언했다.
초한전 연구자 김상순 박사는 "이 전쟁을 이해하려면 세 가지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첫째 초인적 사고, 둘째 악마적 사고, 셋째 무경계 사고"라고 설명한다. 정상적인 인간의 도덕과 윤리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단을 24시간 365일 무기한으로 구사하는 것이 초한전이다.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한전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 전쟁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공급되는 전구체로 제조된 펜타닐로 인해 연간 7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한다. 2020년에는 미국 50개 주에 출처 불명의 중국산 씨앗 소포가 대량 배송돼 생물학적 공격 의혹이 제기됐다.
애플의 중국 생산기지가 화웨이와 샤오미의 성장을 직접 견인했다는 분석이 담긴 저서 『애플의 포획(Apple in China)』은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2024년 미 의회는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인민해방군의 연관성을 이유로 블랙리스트 등재를 검토했다.
캐나다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018년 밴쿠버에서 유권자에게 20달러를 주고 특정 후보에 투표하게 한 사례가 적발됐고, 캐나다정보보안청(CSIS)은 중국의 체계적인 선거 개입을 확인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5년 트뤼도 총리 사임을 둘러싼 정치적 위기에서도 중국 개입 스캔들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호주에서는 2022년 모리슨 총리와 정보기관장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선거 개입을 비난했다. 영국 검찰은 2024년 4월 의회 연구관 2명을 중국에 정보를 제공한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대만에서는 5000명 이상의 중국 간첩이 잠복해 있다고 전 군사정보국장이 폭로했으며, 2020년에는 국가안보국과 군사정보국 간부를 포함한 고위급 간첩들이 대거 체포됐다.
특히 주목할 것은 대만의 사례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와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의 허구가 드러났다. 2019년 11월 중국 정보기관 요원 왕리창이 호주로 망명해 2015년 대만 서점주 납치 사건 개입, 2018년 대만 지방선거 개입, 가오슝 시장 한궈위 자금 지원 등을 폭로했다.
대만은 2020년 반침투법을 제정하고 투표용지 현장수개표를 의무화했다. 그 결과 차이잉원 총통은 한때 상대 후보에게 크게 뒤졌던 지지율을 역전하고 압승했다. 중국의 선거 개입을 국민이 인지하고 분노한 결과였다.
여기서 하나의 역설을 짚어야 한다. 한국 국민은 중국을 싫어한다. 2025년 6월 동아시아연구원(EAI)과 한국리서치 공동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3%가 중국에 '좋지 않은 인상' 또는 '대체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부정 평가는 이보다 더 높아 80%를 넘는다.
2024년 쿠키뉴스 조사에서는 2030세대 청년의 44.3%가 가장 비호감인 국가로 중국을 꼽았고, 19~24세는 51.6%, 20대 초반 여성은 60.3%에 달했다. 요컨대 한국인 3분의 2 이상이 중국을 싫어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친중 성향의 정치인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굴중(屈中)'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가?
물론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의 괴리는 다양한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정당의 조직력, 세대별 투표율 차이, 선거 이슈 프레이밍, 유권자의 경제적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중국의 조직화된 여론 공작 인프라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하버드대 추산 4000만 명 규모의 우마오당(댓글부대), 국내 7만여 명의 중국 유학생, 전국 23~24개 공자학원은 잠재적 영향력 도구다. AI 기반 여론 조작은 탐지조차 어렵다. 이것이 직접적 선거 개입으로 이어졌는지는 별도의 투명한 수사와 검증을 통해 규명되어야 할 문제다.
정황증거는 계속 쌓인다. 중국공산당이 타국 선거에 개입한 사례는 캐나다, 호주, 대만 등에서 이미 입증됐다. 2017년 차하얼학회 한방밍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무제한 선거자금"을 제안했다는 『월간조선』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2022년 한국 새 정부 출범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우려한다"고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물론 이러한 정황만으로 실제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은 음모론이 아니라 합리적 추론이며, 이를 부정하려면 먼저 투명한 수사와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초한전의 '회색지대(Grey Zone)'에 있다. 청색지대(접근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작전이 전개되는 단계다.
에포크타임스는 2024년 1월 "중국공산당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한국 정치 및 사회의 상당 부분에 침투했다"는 전문가 경고를 보도했다. 이는 계량적으로 검증된 수치가 아니라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전문가 추정이다. 그러나 아래에서 살펴볼 부문별 침투 현황은 이 경고가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정치 부문은 통일전선공작의 최전선이다. 2023년 8월 15일 추미애·이재강·이병진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베이징에서 차하얼학회 한방밍을 접견했다. 차하얼학회는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조직으로, 한방밍은 앞서 언급한 '무제한 선거자금' 제안 의혹의 당사자다. 더불어민주당은 2019년 7월 산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과 중국공산당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 간의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친중 정치인들과 중국공산당 조직 간의 접촉이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문화 부문에서는 공자학원이 핵심 거점이다. 2020년 기준 한국에는 공자학원 23개(대학 22곳 + 서울공자아카데미)가 운영 중이며, 공자학당은 조사 방법에 따라 15~100여 개로 추산된다. 2024년 10월 에포크타임스는 공자학원이 24개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시아 최상위권이자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5개 미만), 호주(7개, 6개 추가 폐쇄 후), 일본(실태조사 중)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 국무부는 2020년 공자학원을 '외국 공관(Foreign Mission)'으로 지정했다. FBI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는 2018년 상원 청문회에서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사상 선전과 스파이 활동에 이용돼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대학 당국들은 "순수한 문화·어학 기관"이라며 폐쇄를 거부하고 있다.
기술·산업 부문의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적발된 해외 기술유출 사건 27건 중 20건(74%)이 중국 관련이었다(한국일보 2025.3.13). 국가정보원은 2020~2024년 5년간 국가핵심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약 23조 원(반도체 17조 원)으로 추산했으며, 경찰청은 같은 기간 피해예방액을 25조 원으로 발표했다.
2025년 11월에는 쿠팡에서 퇴사한 중국인 직원이 337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를 5개월간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SK하이닉스 중국인 직원의 반도체 핵심기술 4000장 유출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간첩죄(형법 제98조)는 1953년 이후 '적국'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중국으로 기밀을 유출해도 간첩죄를 적용할 수 없다.
언론·미디어·여론조작 부문은 초한전의 최전선이다. 중앙선전부는 해외 미디어 공작을 총괄하며, 통일전선공작부는 현지 언론인과 정치인을 포섭한다. 한국에서도 그 흔적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2023년 11월 국가정보원은 중국 홍보업체 '하이마이(Haimai)', '하이쉰(Haixun)', '월드뉴스와이어'가 국내 주요 매체 기사를 무단 도용하고, 기업홍보플랫폼 '뉴스와이어'를 악용해 친중반미 선동 글과 중국공산당 선전자료를 보도자료로 유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프레스', '부산온라인', '충청타임스', '대전교통' 등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216개를 중국 서버에서 운영하며 후쿠시마 원전 방류 반대, 중국공산당 코로나 방역 칭송, 주한미군 철수 주장, 제주 4·3 사건 관련 북한 주장 등을 반복 게재했다.
더 심각한 것은 '우마오당(五毛黨)'으로 불리는 댓글부대다. 2007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인터넷 여론 주도권을 장악하라"고 지시한 이후 본격 양성됐다. 미국 하버드대는 우마오당 규모를 4000만 명 이상, 연간 5억 건의 댓글을 작성한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대학생이며, 학내 공청단 간부 중에서 선발된다.
한국에서도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2020년 3월 '차이나 게이트' 논란 당시 한 자칭 조선족이 "친문 극렬 네티즌 중 8.5%가 조선족이며 네이버 베스트 댓글도 우리 손을 거친다"고 폭로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다음 포털의 정치 기사 댓글이 하루아침에 급감했다.
2023년 아시안게임 한중전 때 다음의 '클릭 응원'에서 중국 응원이 90%를 넘었으나, 로그인 필수인 네이버에서는 10%에 불과했다. 2024년 가톨릭관동대·국립창원대 연구팀은 네이버·유튜브에서 중국 댓글부대가 한국 전기차와 스마트폰을 조직적으로 폄훼한다고 발표했다. 댓글 내용은 "경복궁은 중화문명의 자산", "안중근은 살인자" 등 중국 우월주의와 지역·세대·남녀 갈등 조장에 집중됐다.
20대 국회에서 상정된 '댓글 국적 표기법'은 21대 출범과 함께 자동 폐기됐다. 중국 반체제 재벌 궈원구이는 중국공산당의 해외 공작을 'BGY 전략'(Blue-Gold-Yellow)으로 설명한다. B(블루)는 우마오당을 활용한 온라인 여론조작, G(골드)는 금권으로 부동산·금융을 장악하는 것, Y(옐로우)는 미인계로 지도층을 포섭하는 것이다.
사회·치안 부문도 우려된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연속 외국인 범죄자 중 중국 국적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일부 연도에서는 전체 외국인 범죄의 40% 안팎에 달한다(다만 중국 국적자가 국내 체류 외국인의 약 36%를 차지하므로, 인구 대비 범죄율은 다른 국적과 큰 차이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마약 밀수 등 조직범죄에서 중국 연계 비중이 높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2024년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중국인 약 100명이 군복 유사 복장을 입고 오성홍기를 들며 군대식 행진을 했다. 반면 같은 해 7월 백두산에서 한국 관광객이 태극기를 꺼냈다가 중국 공안에게 압수당했다. 한국인은 중국에서 태극기를 들지 못하는데, 중국인은 한국에서 군복 행진을 해도 제지받지 않는 현실이다.
"중국공산당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미국을 무너뜨리고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 최근 한국에서 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것은 중국공산당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단지 '전랑(戰狼) 외교' 등 강압적 전술에 대한 즉각적 반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한민호 공자학원실체 알리기 운동본부 대표 (에포크타임스 인터뷰, 2024. 1.)
초한전(超限戰)에 맞서는 전략의 이름을 '멸초전(滅超戰)'으로 제안한다. '초한전을 섬멸한다'는 의미로, 과거 '멸공(滅共)'의 정신을 21세기 하이브리드 전쟁에 맞게 현대화한 개념이다.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거나 "과도한 반중 정서는 외교적 고립을 초래한다"라고 우려한다. 타당한 지적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 인민과의 교류·무역은 유지하되, 중국공산당의 조직적 침투에는 제도적으로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
전면적 단절(디커플링)이 아니라 '무기화될 수 있는 의존성'을 제거하는 '디리스킹(De-risking)'이 현실적 해법이다. 멸초전의 핵심 무기는 '투명성'이다. 초한전은 어둠에서 번성하고 빛에서 소멸한다.
첫째, 반침투법을 제정해야 한다. 대만 반침투법(2020)을 벤치마킹하여 외국 세력의 정치자금 지원, 선거 개입, 여론 조작을 형사처벌하는 법률이 필요하다. 중국뿐 아니라 모든 외국 세력을 대상으로 설정하여 통상·외교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국의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처럼 형사처벌과 함께 '공개·등록 의무'를 병행하여, 공자학원 및 관련 인력의 활동·자금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간첩죄를 현대화해야 한다. 형법 제98조의 '적국'을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로 확대하여 중국·러시아 등 비적국에 의한 기밀 유출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2024년 11월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을 조속히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다만 간첩죄 확대가 정권 비판 세력 탄압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수사·영장 단계에서 법원과 독립적 감시기구의 외부 통제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셋째, 선거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2023년 국가정보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 외부 해킹에 의한 투표 결과 조작 가능성이 기술적으로 확인됐다. 이는 음모론이 아니라 국가 정보기관이 공식 확인한 기술적 실체다. 대만처럼 투표용지 현장수개표를 의무화하고, 사전투표 제도의 보안 취약점을 철저히 보완해야 한다. 선관위의 독립성·투명성을 제고하고, 전자개표 시스템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정기 감사를 정례화해야 한다.
넷째, 공자학원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국가정보원 실태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문의 자유 침해·정치 선전 활동이 확인된 기관은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 미국이 공자학원을 단속하면서 활용한 고등교육법 117조(Section 117)처럼, 대학의 모든 외국 기관·기업으로부터의 자금·계약 25만 달러 이상을 전수 공개하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중국 자본의 영향력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차단해야 한다.
다섯째, 한미일 정보공유를 강화해야 한다. 초한전을 '한중 양자 문제'가 아닌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격상시켜 쿼드(Quad) 및 NATO 글로벌 파트너와 연대해야 한다. 중공의 침투 공작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다자 체계를 구축하여 공동 대응해야 한다.
멸초전의 핵심은 '빛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것', 즉 '인지 회복력(Cognitive Resilience)의 강화'다. 앞서 살펴본 대만의 역전승이 그 증거다. 중국의 선거 개입을 인지한 국민이 분노로 투표장에 나서자 여론조사를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 국민 역시 사실을 알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우선 점검해야 할 권력 집중 지점은 사법부, 선관위, 언론사 편집국장, 대학 총장 등이다. 이들 핵심 요충지를 먼저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시해야 한다.
멸초전은 반중(反中)이 아니다. 중국 인민과 그 문화를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위에서 전체주의 독재를 행사하며 전 세계에 침투 공작을 벌이는 중국공산당을 물리치는 일이다.
통일전선공작의 본질은 '소수 핵심 포섭을 통한 사회 장악'이다. 마오쩌둥은 통일전선을 '마법의 무기'라 칭했고, 시진핑 역시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중공은 대상국 전체 국민을 포섭할 필요가 없다. 정치·경제·언론·학계·사법 등 핵심 요충지를 통제하는 소수 엘리트만 장악하면 국가 전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본다.
미 의회 중국위원회 피에로 토지 사무국장은 2025년 4월 워싱턴 DC에서 "중국은 무역과 금전적 인센티브를 이용해 주변국 엘리트를 부패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 엘리트 중 중국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일부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우려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포섭 현황은 어느 정도인가. 확인된 사례와 정황을 종합하면 상황은 심각하다. 2010년대 초 '상하이 스캔들'에서 주중 한국대사관의 법무부·외교부·지식경제부·경찰청 소속 영사급 외교관 다수가 중국인 여성 등신미(鄧心美)에게 포섭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비자 발급 편의, 기밀정보 유출 등의 혐의를 받았다. 미국에서도 에릭 스월웰 하원의원(민주당, 7선)이 중국계 여성 크리스틴 팡으로부터 정치자금 모금 지원을 받다가 FBI 경고를 받은 사례가 있다. 그는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이다. CIA, FBI 등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위원회에 중국 정보요원이 접근한 것이다.
레닌주의 이래 공산당의 혁명 전략은 '전위대(前衛隊)'라는 개념에 기초한다. 대중 전체를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헌신적 혁명가가 조직을 장악하고 대중을 이끈다는 것이다. 중공의 해외 통전공작은 이 원리를 국제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전체 인구의 5~10%에 불과한 정치·경제·언론·학계 엘리트만 포섭하면 국가의 정책 방향과 여론을 좌우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 300명, 주요 언론사 편집국장급 100여 명, 대기업 총 수급 50여 명, 대학 총장 및 핵심 교수 500여 명, 고위 공무원 수백 명을 합쳐도 전체 인구 5천만 명의 0.01%에 불과하다.
이 0.01%가 법률을 만들고, 여론을 형성하고, 경제를 운영하고, 지식을 생산한다. 중공은 이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엘리트 대다수가 중국에 포섭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애국적 양심을 가진 정치인, 언론인, 기업인, 학자가 여전히 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핵심 요충지를 점령당하면 다수의 양심은 무력화된다.
1인의 편집국장이 친중 편집 방침을 정하면 100명의 기자가 그에 따라야 한다. 1인의 총장이 공자학원 유지를 결정하면 수천 명의 교수와 학생이 그 영향 하에 놓인다. 1인의 법사위원장이 간첩죄 개정안 상정을 막으면 국가 전체의 대중국 방첩 체계가 마비된다. 한국이 겪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이다. 소수 핵심 지점의 포섭이 전체 시스템을 오염시키는 구조다.
공자학원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은 2018년 이후 대학 내 공자학원의 90% 이상을 퇴출시켰고, 호주·일본·유럽도 대대적인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들은 "순수한 문화·어학 기관"이라며 23~24개소를 유지하고 있다.
총장 1인의 결정으로 수만 명의 학생이 중공의 선전에 노출되는 것이다. 2023년 1월 국가정보원이 공자학원 실태조사에 착수했지만, 그 결과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가 심각해서 공개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으로 공개되지 않는 것인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
중공의 통일전선공작은 '포섭'의 정도에 따라 대상을 등급화한다. 한국 사회 곳곳에 침투한 이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이들을 식별하는 핵심 지표는 특정 용어 사용 자체가 아니라, '선택적 분노'와 '비대칭적 관용' 패턴이다. 아래 용어들은 학술적·외교적 맥락에서 중립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표현이 일관되게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사용된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핵심 식별 기준은 '선택적 분노'다. 중국의 인권 탄압, 홍콩 민주화 운동 진압, 신장 위구르 집단학살에는 침묵하면서 일본의 과거사에는 격앙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는 "대화"를 외치면서 한미 연합훈련에는 "자극"이라고 반대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한한령(限韓令), 동북공정에는 "이해할 수 있다"며 변호하면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는 "주권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처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중국에만 관대한 '비대칭적 관용'을 보이는 인사는 의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모든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포섭된 것은 아니다. 순수하게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판단일 수도 있고, 단순한 이념적 성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인, 언론인, 학자, 기업인 등 사회 영향력이 큰 인사가 이러한 용어와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인다면, 국민은 의문을 가질 권리가 있다. "이 사람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 대한민국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는가, 아니면 외세의 침투를 용이하게 하는가? 그 답은 용어와 태도에서 드러난다.
대한민국은 지금 전쟁 중이다. 총성 없는 전쟁, 국경 없는 침략이 진행 중이다. 중국 공산당은 정치·교육·기술·언론·사회 전 영역에서 초한전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호주, 대만, 일본, 유럽은 이미 경각심을 갖고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만 무방비 상태다. 오히려 무비자 입국, 의료보험 특혜, 공자학원 방치, 간첩죄 미적용으로 침투를 용이하게 하고 있다.
국민은 알아야 한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찾아 알아야 한다. 선거 때 누가 어떤 세력과 연결돼 있는지, 누가 대한민국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려 하고 누가 외세에 나라를 팔아넘기려 하는지 직시해야 한다.
현 정권과 사법부에 고한다. 법원 판결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명백한 의혹을 '음모론'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수사와 기소 자체를 막고 있으면서 판결이 없으니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궤변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없다. 역사는 반드시 심판한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초한전 이론】
• 차오량(喬良)·왕샹수이(王湘穗), 『超限戰』, 解放軍文藝出版社, 1999 / 한국어판 『초한전』, 2021
• 이지용, "중국의 '초한전' 전략과 실제: 해외통전 전개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국가전략 6(1), 2021
김상순 박사, "초한전 8대 전술: 중국 공산당의 해외 확산 전략" (1~4편), YouTube
김상순 박사, "초한전이 무서운 이유: 부지불식간에 국가가 종속된다" (5~9편), YouTube
【통일전선공작·여론전】
• BBC, "중국의 '마법의 무기'로 알려진 통일전선공작부의 정체는 무엇인가?", 2025.1
• 하버드대 정량사회과학연구소, "우마오당(五毛黨) 규모 분석: 연간 4억 8,800만 건 댓글 추산", King et al., 2017
• 가톨릭관동대·국립창원대 연구팀, "한중 경쟁산업 분야에 대한 인지전 실태 파악", 2024.9
• 국가정보원, 중국 홍보업체 보안권고문, 2023.11
【공자학원·교육침투】
• 미국 국무부·FBI, 공자학원 실태조사 보고서, 2020-2024
• 호주 정부, 외국영향력투명성법(FITS) 시행에 따른 공자학원 조사, 2022-2024
• SBS, "호주 대학들, '공자학원' 절반 가까이 폐쇄", 2025.4.2
• 미국 고등교육법 117조: 대학 외국자금 25만 달러 이상 계약 공개 의무
【기술유출·간첩활동】
• 경찰청, 해외 기술유출 적발 통계, 2024 (27건 중 20건(74%) 대중국)
• 국가정보원, 국가핵심기술 유출 피해 추산: 5년간 약 23조 원, 2020-2024
• 대만 국가안전법 개정: 경제간첩죄 신설(최대 12년 징역), 2022
• 네덜란드 형법 개정: 민감 경제정보 유출 처벌(최대 8년 징역), 2025.3
【선거·사이버 안보】
• 국가정보원, 선관위 보안컨설팅 결과: 외부 해킹 가능성 기술적 확인, 2023
• 캐나다 선거개입조사위원회(호그 위원회), 중국 선거개입 최종 보고서, 2024
•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2024 총통선거 중국발 인지전 분석 보고
【외국인 범죄·치안】
• 대검찰청·경찰청, 외국인 범죄 통계, 2019-2025 (중국 국적 비중 일부 연도 약 40%)
【관련 보도】
• 에포크타임스, "[프리미엄 리포트] 중국공산당의 한국 침투", 2024.1.22
•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KBS,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보도, 2025.11
• 교도통신·산케이신문·아사히신문, 일본 한일령(限日令) 사태 보도,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