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호르무즈가 막히면
대한민국이 막힌다

친중 노선 이재명 정권이 최대 리스크다

by 박대석

[표지: 글 내용을 나노바나나로 생성한 이미지]


[진단] 호르무즈가 막히면 대한민국이 멈춘다

이란전쟁의 핵심 변수는 반미연대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목줄 — 호르무즈 해협이다

단기·중기·장기 시나리오별 유가·환율·수출·주식 복합충격과 '에너지 주권' 해법

한미동맹 강화가 유일한 근본 해법인데, 친중 노선 이재명 정권이 최대 리스크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현실화하면서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또 하나의 반미연대 국가가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지정학적 지도의 색깔 변화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폭 50킬로미터의 해로(海路)가 막히느냐, 열리느냐, 아니면 한국전쟁 백마고지처럼 통제권이 수시로 뒤바뀌느냐, 그런 상황이 얼마나 가느냐에 따라 한국의 유가·에너지·환율·수출·주식이 한꺼번에 요동친다. 에너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GDP 대비 무역 비중(87%)이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에게 호르무즈는 단순한 해협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심장 박동과 직결된 동맥이다.


왜 호르무즈인가 —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20260307_153706.png 박대석 작성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석유 제품의 하루 물동량은 약 2,000만 배럴로,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 전 세계 해상 석유 교역량의 4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이 물량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하며, 중국·인도·일본·한국이 전체 호르무즈 통과 원유의 69%를 가져가는 최대 수요국 군(群)을 형성한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호르무즈를 거치는 원유 중 한국 수입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중국(38%), 인도(15%)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 의존하는 데다, 그 중동산 원유의 90% 이상이 호르무즈를 통과한다. 전체 에너지의 81%가 수입 화석연료로 충당된다. 주목할 점은 한국이 2024년 미국산 원유 수입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에너지 다변화에 나섰음에도, 물리적 수송로의 한계 때문에 호르무즈 의존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너지 분석기관 제로카본애널리틱스의 에너지안보 취약도 평가에서 한국은 일본(6.4점)에 이어 아시아 2위(5.3점)로 분류됐다. 한국 전체 에너지의 81%가 수입 화석연료이고, 그 수입 원유 에너지 비용이 GDP 대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에서, 호르무즈가 흔들리면 한국은 가장 먼저, 가장 깊이 타격받는 나라 중 하나다.


현재 상황 — 봉쇄 선언과 이란의 선별적 통항


2026년 3월 2일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고문 이브라힘 자바리는 국영 매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다"며 "통과하려는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즉각적 보복 조치였다.


현재 이란은 중국·러시아 선적 선박에 대해서만 통항을 허용하는 사실상의 선별 봉쇄를 실시 중이다. 스팀슨센터의 에너지 전략가 우무드 쇼크리는 "공식적 봉쇄가 아니더라도 선박 나포·드론 위협·전자 교란·보험료 폭등을 통한 '소프트 클로저(soft closure)'만으로도 선언된 봉쇄와 동일한 경제적 충격이 가능하다"라고 분석한다.


미국 해사청(MARAD)은 호르무즈·페르시아만·오만만·아라비아해 항행 주의보를 발령했고, 영국 해상무역운영센터(UKMTO)도 "해양 환경이 고도로 불안정하다"라고 경고했다. 이미 3월 1일 수백 척의 원유·LNG 운반선이 해협 밖에 닻을 내렸고, 3척의 탱커가 피격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사태 직후 코스피가 큰 폭의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LNG 동북아 가격지표(JKM)는 하루 만에 40% 급등했다. 3월 7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3.5달러, WTI는 77.2달러로 공습 이전 대비 10% 이상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란이 중·러 선박만 허용하는 현재 구도는 단순한 군사적 봉쇄가 아니라 진영 전쟁의 성격을 띤다. 한국이 미국 동맹국으로서 에너지 루트를 확보하려면 미국의 해군력이 해협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선결 조건이다. 이는 한미동맹의 강도가 곧 에너지 안보의 강도임을 의미한다.


시나리오별 경제 충격 — 단기·중기·장기 삼단계 분석


해협의 통제 양상에 따라 충격의 규모와 성격이 비선형적으로 확대된다. 단기(1~2개월)의 긴장 고조 국면, 중기의 부분 봉쇄·통항 차질, 장기의 전면 봉쇄·전쟁 확산이라는 세 단계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20260307_153348.png 박대석 작성

현재 사태 이전에 이미 원·달러 환율은 1,460~1,480원대로 2025년 6월(1,360원대) 대비 100원 이상 높은 수준에 있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진입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 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9%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고환율 상태에서 유가가 동일 폭으로 올라도 수입 단가 충격은 과거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현시점의 취약성은 과거 어느 중동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원유와 가스는 물론 석유 제품, 비료 가격이 단기간 급등세를 나타낼 것이다." —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 2026년 3월


"이란의 절대적 권위자가 사라지면서 권력 공백이 발생한 만큼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시 장기화될 수 있다. 미국 등에서 가져오는 원유 비중을 늘리는 컨틴전시 플랜을 세워야 한다." —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6년 3월


케이(K) 자 양극화 — 피해는 서민이 전담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의 충격은 사회 계층 간에 결코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3월 5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00원을 돌파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고치다.


차량 유지비, 난방비, 대중교통 요금, 생필품 물가가 동시에 오르는 구조에서 피해는 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집중된다. 반면 자산 보유자들은 고유가 국면에서 에너지·방산주 상승, 달러 자산 가치 상승으로 오히려 수혜를 본다.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고착화될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선택지는 더욱 좁아진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경기가 침체 국면이면 올릴 수 없는 딜레마다.


이 딜레마의 최대 피해자는 가계 부채를 안고 있는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다. 유가 충격이 장기화될수록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케이(K) 자형 양극화는 한층 심화된다. 에너지 위기는 단순한 거시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 통합의 문제이기도 하다.


해협 통제권의 세 가지 시나리오 — 백마고지 전투의 교훈


6.25 전쟁 당시 백마고지와 화살머리 고지는 고지 하나를 두고 통제권이 수십 차례 뒤바뀌는 소모전 양상을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도 세 가지 전개 경로를 상정할 수 있다.


첫째는 미국 해군이 신속히 통제권을 확보하고 상업 선박의 안전 항행을 보장하는 조기 수습 시나리오다. 이 경우 현재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수주 안에 해소되고 유가는 일부 되돌림을 보일 것이다.


둘째는 미·이란이 간헐적 충돌을 반복하면서 통제권이 수시로 뒤바뀌는 백마고지형 교착 시나리오다. 이 경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어 보험료·운임이 고공 유지되고 한국 경제는 지속적 고비용 구조에 놓인다.


셋째는 이란이 호르무즈를 장기간 실질 봉쇄하고 역내 전선이 확산되는 최악 시나리오다. 이 경우 유가 120~150달러, 원화 급락, 생산 차질이라는 복합위기가 현실화된다.


스팀슨센터의 분석대로 "호르무즈는 지역 전쟁과 세계 경제를 연결하는 전송 벨트"다.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든 한국이 수동적으로 결과를 기다릴 수는 없다. 에너지 수급 비상계획, 비축유 방출, 대체 도입선 확보, 그리고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상 호위 작전에 대한 동맹 차원의 참여 결정은 지금 당장 내려져야 하는 선택이다.


왜 한미동맹 강화가 유일한 근본 해법인가


호르무즈 리스크에 대한 한국의 단기 대응 수단은 분명히 존재한다. 정부·민간 합산 전략 비축유는 190~200일 수준으로, IEA 권고 기준(90일 이상)을 크게 상회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금융 당국은 100조 원 이상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즉각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 '비축유의 역설'이 있다. 물리적 물량은 있어도,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시 대체 도입선 확보 자체가 막히면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산업 가동률 유지가 불가능하다. 비축유는 시간을 버는 수단이지, 구조적 해법이 아니다. 근본적 해법은 미국 해군의 호르무즈 통제력이 유지되는 것, 즉 한미동맹의 강도가 에너지 안보의 강도가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20260307_155916.png 박대석 작성


구체적 정책 방향은 세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미 연준(Fed)의 상설 스와프 대상국이 아닌 한국으로서는 명분 있는 협상 논리가 필요하다.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는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호위 작전 참여다.


한국이 동맹의 군사적 의무를 실질적으로 분담하는 대가로 통화스와프를 요구하는 '안보-금융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 전략이 현실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나라의 에너지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논리를 앞세울 경우, 선제적 기여 없이는 미국의 협력을 얻기 어렵다.


둘째는 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다. 한국은 이미 2024년 미국산 원유 수입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패권 전략을 역이용해 구매 확대를 동맹 강화의 실물 증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셋째는 원전 생태계 복원이다. 호르무즈 봉쇄가 반복될 때마다 한국 경제가 이처럼 흔들리는 근본 이유는 화석연료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동발 위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진정한 '에너지 주권' 확보는 원전 확대를 통한 전력 자립도 향상 없이는 불가능하다. 탈원전 기조를 폐기하고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의 핵심 과제다.


이재명 정권 — 에너지 위기 앞의 최대 리스크


문제는 이 모든 합리적 대응을 가로막을 정치적 리스크가 국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권은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실제로는 친중, 종북 성향의 외교 노선을 지속해 왔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청해부대 임무 확대는 모두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전제로 하는 조치들이다. 그런데 친중·반미 성향의 정권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위기를 중립적으로 관리하면 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미 이란이 중·러 선박에만 통항을 허용하는 진영 분리 구도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으로부터는 신뢰 부족 신호를, 이란으로부터는 실익 없는 상대라는 냉대를 동시에 받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더구나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기류 속에서 "동맹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나라의 에너지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논리가 현실화할 경우, 한미동맹이 약화된 상태에서 한국은 통화스와프도, 에너지 공급 우선순위도 얻기 어렵다. 외교 노선의 선택이 국민의 난방비와 기름값에 직결되는 구조가 이미 현실화했다.


호르무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이재명 정권의 외교 노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구조적 비용은 더욱 가시화될 것이다. 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서민들이다.


호르무즈를 통제하는 자가 한국 경제를 통제한다


이란전쟁의 전략지도에서 베네수엘라·북한·러시아의 움직임은 지정학적 변수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대한 직접적·즉각적·계량 가능한 위협은 호르무즈다.


한국 수입 원유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이 해협이 어떻게 통제되느냐는 한국의 유가·LNG 가격·환율·수출·물가·주식 전반을 동시에 좌우한다. 그리고 이 모든 충격의 최종 피해자는 국민, 특히 서민이다. 이런 와중에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맺은 ’한-UAE 국제공동비축사업‘ 덕택으로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에 원유 600만 배럴(약 3일 치 소비량)을 공급하기로 한 일은 반가운 소식이다.


근본적 해결책은 명확하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호위 참여를 통화스와프·에너지 협력의 지렛대로 삼으며, 원전 생태계 복원으로 화석연료 의존의 구조적 고리를 끊는 것이다. 이는 보수·진보의 이념 문제가 아니다.


이란전쟁의 포화가 호르무즈를 흔드는 지금, 이념적 편향을 걷어내고 생존을 위한 실용적 동맹 안보로의 대전환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의 표류를 계속하느냐가 문제다. 중도층도, 보수층도, 에너지 비용 급등에 신음하는 서민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호르무즈를 통제하는 자가 한국 경제를 통제한다. 지금 어느 편에 서느냐가 국민의 생활 수준과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참고자료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 "Strait of Hormuz is the world's most important oil chokepoint," 2025

Stimson Center, Umud Shokri, "Global Markets and the Strait of Hormuz: The Economic Shockwaves of the Iran War," March 3, 2026

한국무역협회, 「호르무즈 봉쇄 시 해상운임 50~80% 상승 추정」, 2026. 3

현대경제연구원, 「국제유가 100달러 진입 시 물가·성장률 영향」 분석 보고서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 「호르무즈 봉쇄 에너지 시장 영향 분석」, 2026. 3

경향신문, 「미·이란 전쟁으로 유가 상승 우려···국내 물가·환율 출렁일 듯」, 2026. 3. 1

국민일보,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장기화 땐 '유가·환율' 쇼크」, 2026. 3. 1

글로벌이코노믹, 「한국 원유 수입 90% 이상 통과하는 길목이 막혔다…호르무즈 봉쇄, 비축유 208일의 역설」, 2026. 3. 4

헤럴드경제, 「현실화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韓 에너지 공급망 빨간불」, 2026. 3. 3

아시아경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까지…통상·중동 2개 전쟁 직면한 韓경제」, 2026. 3. 1

서울신문, 「호르무즈 봉쇄에 유가 13% 급등… 에너지 공급망도 '경고등'」, 2026. 3. 3

S&P Global Commodity Insights, "South Korea crude imports reach record high in 2024," January 2025

Zero Carbon Analytics, 「아시아 에너지 안보 취약도 평가」, 2026

Deloitte Korea, 「글로벌 경제 리뷰 2026년 3월」, 202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