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계 기피 인물로 — 빅스피커김어준 몰락 구조

조국혁신당 합당 실패·김민석 총리 공격, 이재명계 정면충돌

by 박대석

[표지: 나노바나나로 생성한 이미지]


[분석] 좌파 빅스피커에서 이재명계 기피 인물로 — 김어준 몰락의 구조

나꼼수로 여론 설계, 세월호·부정선거 주장 등으로 10년 권력 구축

조국혁신당 합당 실패·김민석 총리 공격, 이재명계 정면충돌

'사회대개혁' 탈을 쓴 언론 탄압 앞에서 보수 미디어 생태계의 대안을 모색할 때


'가짜뉴스 공장장', '충정로 대통령'. 유튜버 김어준에게 붙은 별명들이다. 10여 년간 대한민국 좌파 여론을 사실상 독점 설계해 온 그가 지금 이재명계 지지층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배척당하고 있다. 구독자는 한 달 새 수만 명이 이탈했고, '재명이네 마을' 등 친이재명 커뮤니티는 김어준의 방향성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여기에 좌파 진영의 거중조정자(去中調停者) 역할을 해온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2026년 1월 25일 베트남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급서 하면서 좌파 내부 갈등을 봉합해 온 구심점 하나가 더 사라졌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두루 뒷받침하고 이재명의 공동선대위원장까지 맡은 선거 전략의 거장이자 친노·친문 좌장이었던 그의 부재는, 좌파 진영의 균열을 봉합할 중재자가 없어졌음을 뜻한다.


이해찬의 공백과 김어준의 몰락이 겹치는 이 시점은, 보수 우파에게 단순한 반사이익을 넘어 정국 주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좌파 최대 스피커의 몰락이 단순한 인기 하락인지, 아니면 구조적 권력 재편의 신호탄인지를 냉정히 따져볼 시점이다.


10년 제국의 건설 — 나꼼수에서 뉴스공장까지


딴지일보 총수 출신인 김어준은 2011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이명박 정권에 맞서며 일약 좌파 스타로 부상했다. 이 방송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정치 비판을 오락화해 수백만 청취자를 끌어모았고, 그 과정에서 문재인을 정치 전면으로 견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후 2016년부터 2022년까지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서울시 예산이 투입되는 공영 라디오를 사실상 좌파 선동의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TBS가 받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건수의 상당수가 뉴스공장에서 발생할 정도로 편향성과 가짜뉴스 문제가 반복됐다.


2022년 TBS에서 하차한 뒤 유튜브로 무대를 옮겨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개국했다. 2025년 1월 구독자 200만 명을 돌파하며 좌우를 통틀어 국내 정치 유튜브 채널 중 최대 영향력을 자랑했다.


여기서 핵심은 규모보다 질이다. 좌파 성향 인사들과 만나면 천편일률적으로 쏟아지는 음모론의 상당 부분이 김어준의 방송을 통해 주입된 것이다. 좌파 진영이 공유하는 집단적 인식 체계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그 한 사람이 설계하고 유통해 왔다.


음모론으로 쌓은 권력, 음모론으로 무너지다


김어준의 영향력은 철저히 음모론에 기반해 구축됐다.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와 부정선거 세 편, 즉 '그날, 바다', '유령선', '더 플랜'이다. 그는 '프로젝트 부'라는 이름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억 2,400만 원을 모아 제작비로 사용했다.


이 가운데 세월호 다큐는 세월호의 AIS 항적이 조작됐고 누군가 닻을 내려 선박을 침몰시켰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이는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타파가 독자 검증을 통해 오류를 확인했고, 영화 속의 핵심 논리인 'K값 = 1'이 문재인 후보 당선된 19대 대선에서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설득력이 완전히 상실됐다.


'더 플랜'은 선거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다큐로, 역설적이게도 이후 보수 우파 진영의 부정선거 주장 논리와 판박이처럼 닮았다. 그런데 김어준은 정작 민주당이 다수당을 점한 선거에서는 부정선거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2020년 21대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는 "개표 시스템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고, 2024년 12·3 비상계엄 이후 촉발된 부정선거 논의에도 침묵했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만 쓰고 불리하면 버리는 선택적 음모론의 전형적 행태다.


비상계엄 정국에서는 더 심각한 가짜뉴스가 등장했다. 2024년 12월 김어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암살조가 가동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암살조' 발언이다. 이는 사회적 공포를 증폭시키려는 의도적 선동으로, 이후 확인된 사실은 없었다.


2026년 2월에는 방송 중 이재명 대통령의 다음 해외 순방 국가(싱가포르)를 언급해, 대통령 순방 일정 엠바고 파기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실이 비공개로 운용하던 순방 일정을 방송에서 먼저 말해, 경호·외교상 엠바고 위반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합당 실패와 이재명계 배척 — 권력 구도의 균열


김어준이 이재명계로부터 배척당하는 직접적 계기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기획이다. 일각에서는 김어준이 친문재인·친정청래 라인과 조국혁신당을 결합해 당권을 재편하고 이재명의 권력 기반을 간접 통제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던 것으로 해석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급작스럽게 합당을 제안한 배경에 김어준의 기획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그 맥락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황에 기반한 해석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 시나리오의 작동 범위 밖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자 김어준의 대응은 노골적으로 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중 "대통령이 없으니 국정 공백이 생겼다"며 김민석 총리를 '허깨비 총리'로 규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친이재명 커뮤니티는 즉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재명이네 마을'은 정청래 대표와 최민희 의원을 커뮤니티에서 강퇴하는 강수를 뒀고, 구독자 200만 명 이상을 자랑하던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합당 무산 이후 약 20일 사이에 구독자 2만~3만 명이 이탈하는(플레이보드 기준) 전례 없는 역풍을 맞았다.

20260307_093410.png 박대석 작성

이재명계가 배척하는 구조적 이유


친이재명 진영이 김어준을 배척하는 이유는 단순한 감정 갈등이 아니다. '뉴이재명' 지지층 다수는 김어준을 "민주당의 방향성을 자기가 조종하려 들고 음모론을 생산하는 모습이 조선일보와 다를 게 없다"라고 본다. 이는 자신과 같은 생각만 증폭되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반향실 효과) 구조를 스스로 구축해 온 자가 동일한 논리로 배척당하는 역설이다. 물론 레거시 언론이 갈등을 부풀린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그것이 배척의 구조적 원인을 가리지는 못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운동권적 서사'와 '통치권적 실무'의 충돌이다. 이재명 정부는 집권 후 음모론이라는 불확실한 자산 대신 국정 성과라는 실효적 자산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행정 권력을 쥔 이재명·김민석 라인이 친문 라인이 설계한 각본을 벗어나 독자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 필연적 변화의 결과다. 과거 문재인 정권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움직이던 방식은 집권 실무 정권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김어준의 몰락은 그 현실의 산물이다.


미디어 권력의 역설 — 언론 탄압에 앞장서온 자가 언론 자유를 외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정권이 추진 중인 언론 장악 시도와 김어준의 관계다. 이재명 정부의 국무총리 직속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언론 장악 진상 규명'이라는 명분으로 특별법 제정과 직권 조사를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박성훈은 이를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척결하고 공영방송을 영구히 자신들의 스피커로 만들겠다는 언론 숙청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이른바 '입틀막법'의 실체다.


아이러니한 것은 김어준이 바로 그 가짜뉴스 규제와 언론 통제 논리의 수혜자이자 조력자였다는 사실이다. TBS 시절 세금이 투입된 공영방송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을 유통하면서도 단 한 번도 책임지지 않았던 그가, 이재명 정권이 만든 언론 통제 기구의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은 프랑스혁명이 혁명의 선봉장을 단두대에 올렸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혁명의 자식 잡아먹기'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이것이 보수 우파에게 단순한 쾌재의 소재가 될 수는 없다. 이재명 정권의 언론 탄압은 김어준과의 갈등과 무관하게 모든 비판적 언론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미디어 생태계의 교훈 — 김어준 성공을 벤치마크하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김어준 현상이 쇠퇴 국면에 접어든 지금, 보수 우파 진영이 배울 것은 그의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자칫 '우리도 선동가를 키우자'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동일한 실패를 반복할 뿐이다. 김어준 모델의 핵심 취약점은 한 명의 스피커가 에코 체임버를 독점했다는 것이다. 에코 체임버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며 기존 신념이 메아리처럼 증폭되는 정보 고립 현상을 말한다.


보수 진영이 구축해야 할 대안은 다수의 전문가와 팩트체커가 결합된 '분산형 신뢰 네트워크'다. 중앙집권적 1인 스피커가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상호 검증하는 구조여야 한다. 수익 모델도 '슈퍼챗 선동'에 의존하지 않는 지적 후원 체계가 필요하다. 팩트에 근거한 분석, 반론의 수용, 잘못된 주장의 수정이 장기적 신뢰의 유일한 토대다.


레거시 언론 대부분이 민주노총 산하 언론 노조의 영향권에 있는 구조적 현실 앞에서, 보수 진영이 커뮤니티-콘텐츠-신뢰를 연동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법 장악과 언론 통제가 결합될 때 비판적 미디어는 이중 위협에 직면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음모론의 시대'를 넘어 '팩트 기반 서사의 시대'를 여는 작업이다.


이해찬의 공백 — 좌파 내부 균열을 봉합할 조정자가 사라졌다


김어준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6년 1월 25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베트남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향년 73세에 급서 했다. 그의 정치적 역할은 단순히 원로 정치인의 상징을 넘어섰다. 7선 의원에 노무현 정부의 실세 총리를 지낸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두루 뒷받침하고 이재명의 공동선대위원장까지 맡은 '킹메이커'였으며, 친노·친문·친명 등 좌파 내 다양한 계파 사이에서 갈등을 조율해 온 거중조정자였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역대 최대인 180석 획득을 진두지휘한 것도 그였다.


이해찬이 살아 있었다면 지금의 김어준·정청래·김민석 갈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가 2021년 출범시킨 '민주평화광장'이 이재명 지지 모임의 모태가 됐다는 사실, 2024년 총선에서 이재명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는 사실은 그가 친명과 친문 사이의 가교였음을 보여준다.


그 가교가 사라진 지금, 좌파 진영의 내부 분열은 조율 기제를 잃은 채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당 실패, 김어준 배척, 재명이네 마을의 정청래 강퇴는 모두 같은 맥락 위에 있다.


이해찬의 공백과 김어준의 몰락이 겹치는 지금은 보수 우파에게 정국 주도의 실질적 기회다. 국민의힘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지난 2월 9일 보수 유튜버 연합 토론회는 이런 상황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반사이익에 기대는 순간 기회는 날아간다.


좌파 진영의 틈이 벌어진 바로 이 시점에, 보수 진영이 구축해야 할 것은 분산형 신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생태계다. 이제 음모론의 시대는 가고 있다. 한편, 부정선거는 음모론이 아니고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수사해야 하는 영역이다.


법원에서 이상한 투표지가 나오면 선거소송 원고에게 범인을 잡아오거나 입증하라 하지 말고 부정수표처럼, 위조지폐처럼 판사는 검경에 즉시 수사 지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수많은 이상한 투표지는 회괴한 변명, 관리 부실로 넘어갔다. 책임의 시대, 팩트 기반 서사의 시대를 먼저 여는 쪽이 다음 정국을 주도한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참고자료
· 나무위키 「김어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비판 및 논란 항목
· 미디어오늘 "뉴스공장·매불쇼 구독자 동반 감소" (2026.2.25)
· 주간경향 "음모론에 열광하는 지지층, 김어준 흉내 내는 언론" (2025.9.8)
· 뉴데일리 "음모론+망언 공장 김어준 유튜브 제재 청원 5만 명 돌파" (2025.7.11)
· 뉴스타파 「더 플랜 K값 오류 검증 보도」 (2020)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박성훈 성명 "사회대개혁위 언론 장악 시도 중단하라" (2026.3.6)
· logosian.com "사회대개혁의 탈을 쓴 언론 길들이기" (2026.3)
· 유튜브 통계사이트 플레이보드 — 뉴스공장 구독자 동향 (2026.2)
· 뉴시스 "이해찬 전 총리 별세, 친노·친문 좌장 격 이재명 정치적 후견인" (2026.1.25)
· 이투데이 "이해찬 전 총리 별세, 민주당 역사와 함께한 40년" (2026.1.25)
· 위키백과 이해찬 항목 (2026.2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