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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석 Sep 14. 2021

[박대석칼럼] 4·15 부정선거, 이대로 갈 수 없다.

민주주의 기초가 무너진, 부정선거 위에 바른 나라가 설 수 없다.

필자의 변


이 글은 칼럼니스트인 필자가, 부정선거에 대하여 최대한 순화하여 아주 일반적인 선거에 관하여 작성한 글이다. 그런데도 언론에 실리지 못했다. 그 정도로 한국 언론은 이상하게도 부정선거에 대하여 금기시하고 있다.


문제가 많으나 조만간 분위기가 달라질 것 이리라. 여명의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글이 길기는 하나 선거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보류(사실상 반려)'처리 된 글, 전문을 게재한다.


주요 요지


선거는 찍은 대로 정확히 세고, 국민 누구나 의심되면 언제나 신속하게 확인 가능해야 한다. 선거는 비밀투표 보장 등이 어려운 디지털 등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편리성이 우선 아니다. 선거 절차는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전자적 장치를 이용하면 기록이 남아 투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CBDC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선거를 활용하는 것은 수직적 익명성 보장 어렵고, 투표 데이터를 악용할 수 있어 선거제도로 활용할 수 없다.  그리고 중앙선관위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 되었다. 이번 기회에 투명해져야 하고, 유리 알처럼 객관적인 감시체계를 만들어 철저하게 상시적으로 관리 감독을 하여야 한다.   


부정선거는 부정한 무자격 권력을 낳고, 그들은 살기 위하여 더 큰 부정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나온 여러 증거를 토대로 하루 빨리 강제수사에 착수하여 조기에 선거 사범들을 발본색원 하여야 한다.


▲ 들어가며


선거는 국민주권의 실현을 이루는 본질적 제도라고도 한다. 또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祝祭)’라는 말이 있다. ‘선거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선거는 네거티브가 판치고 편 갈라 싸우는 투쟁의 장이 돼버린 지 오래다. 축제와는 거리가 멀어진 지 오래다. 선거 없는 민주주의를 생각하게 할 정도로 선거에 대한 부작용도 많다. 차라리 선거 대신 추첨제로 하자는 비아냥도 있다. 그리고 선거 때마다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왜 그럴까?


[사진 : Denver backs blockchain based voting app / 출처 flickr]

▲ 아테네의 추첨제, 관직은 교체하는 것이 중요.


실제 민주주의를 시작한 아테네는 입법, 행정, 사법의 각 부에 필요한 대부분 인원을 ‘추첨’을 통하여 선출된 시민들에게 위탁하였다. 고대 아테네에서 30세 이상 2만 정도의 시민 중에서 시민권 박탈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은 누구든지 행정직에 취임할 수 있었다. 다만, 추첨에서 뽑힌 사람은 심사를 받아야 했다.   

       

아테네 민주주의자들은 관직 교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이를 하나의 법률적 요건으로 만들었다.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치의 본질에 맞는 것이다.”라고 몽테스키외는 말하였고, 루소는 이에 동의하였다.  

   

그 이유는 “추첨은 아무도 괴롭히지 않는 공평한 선발 방법으로서 모든 시민에게 다 같이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희망을 품게 한다.”라고 하였다.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공직자를 ‘추첨’으로 임명하면 민주정체로, ‘선거’로 임명하면 과두(寡頭) 정체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이에 장 자크 루소는 추첨제가 현실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지만 진정한 민주정치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별로 차이가 없음으로 추첨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는 것도 그 이유가 된다고 하였다.     


아테네의 추첨제가 약 2400년이 지난 한국의 현실에 적용해도 맞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한국의 유권자가 4천4백만 명이나 되어 추첨제도 직접선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는 투표일을 정해 투표소에서 원하는 후보의 이름을 표시한 종이를 투표함에 던지는 방식이 오랫동안 널리 쓰였고 지금도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한 선거 과정 전부를 한국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한다.       

  

 ▲ 한국에서 선거로 뽑는 선출직 공무원, 중요한 자리는 거의 다...     


한국은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를 치러왔다.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 서울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 시장, 군수 자치구의 구청장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교육감 등을 선출한다.           


또 국가적 중대한 사안을 국민에게 묻는 국가적인 수준의 선거가 있다. 대통령은 5년마다 선출한다. 국회의원은 4년마다 300명의 의원을 선출하고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은 4년마다 선출한다. 국민투표는 헌법의 개정 또는 정부의 신임을 사유로 지금까지 6번 시행되었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법을 만들고 돈을 주무르고 교육과 각종 인허가권을 쥔 실질적인 권력자다. 위임받은 권한으로 사법부의 대법관마저 선임하니 대한민국의 3권을 쥔 권력자들이다. 그중 권력의 중심은 국회의원과 대통령이다. 국민의 주권, 즉 의사결정과 집행권인 대표권을 대리하도록 위임하였다.  

        

민주주의는 ‘민중의 힘’을 뜻한다. ‘통치 불가능성’이 민주주의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국민이 주권을 임시로 선거를 통하여 위임한 것뿐이지 장기적으로 국민을 통치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선거는 필요할 때 권리를 위임받은 대리인을 바꾸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국민 주권 위에서 군림할 수도, 장기집권을 위한 제도도 아니다. 다만 북한, 중국 공산당 등 전체주의 국가는 그렇다.    

 

 ▲ 민주주의 투표란?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다양한 국민의 의사 분포를 확인하고 타협안을 하나로 모으는 수단이지, 투표 결과가 많은 쪽이 적은 쪽의 의견을, 이른바 다수결로 무시하고 밀어붙여도 좋다는 것으로 알고 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이 아니다.         

  

북한 등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신민주주의(neo-democracy)라고 하여 투표를 절대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투표를 압제 수단으로 악용한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투표로 뽑혀 다수 의석을 차지하였다고 해서 마음대로 악법을 만들 권한은 없다.      

     

그러나 오늘날 선거는 의회제도가 올바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민의를 대표하고 있다는 구실 하에 지배를 정당화시키는 조작 도구가 되어 버린 경향이 있다.     

여기에 국민의 의사를 어떻게 의회의 의사로 대표시킬 것인가 하는 수단으로써의 선거의 중요성이 있으며, 의회제도 운용의 성패는 선거의 방법 여하에 달려 있다고 여겨진다.

         

 ▲ 막강한 조직, 예산, 권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자 1명의 가치는 약 7,100만 원  

   

[ 사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민주주의(democracy)’가 ‘민중(demos)의 힘(kratos)’을 뜻한다면, 선거는 민중의 힘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 선거 관리는 민중의 힘이 선거에서 발현될 수 있게 행해지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은 심판자로서 중립적으로 선거제도를 공정, 투명, 엄격하게 운용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7개 시·도선거관리위원회와 249개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 3,505개의 읍·면·동 선거관리위원회를(26,931명) 두고 정규직원이 3천여 명에 이르며, 2019년에 3,463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막강한 조직이다.         

 

21대 총선은 2,900만여 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고, 전국 17,800여 개의 (사전) 투표소와 251개의 개표소에서 30만여 명의 투·개표사무원이 업무를 수행했다. 선거비용은 투·개표 등 선거 물품·시설·인력 예산 2,632억여 원, 정당에 지급한 국고보조금 452억여 원 등을 포함해 총 4,102억여 원이다.      

     

21대 국회의원들이 임기 4년 동안 다루는 예산을 2,321조 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투표 비용을 제외하고도 유권자 한 명당 투표의 가치는 약 8천만 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따라서 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70여 년의 선거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거대한 조직과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집행해 치러지는 선거에 조금도 허술함이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중앙선관위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 되었다. 이번 기회에 투명해져야 하고, 유리 알처럼 객관적인 감시체계를 만들어 철저하게 상시적으로 관리 감독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3·15 부정선거 이후에도 끊임없이 각종 선거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어왔고, 지난 4·15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1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도 각종 소송 등 수많은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몇 가지 중요한 선거 사건을 살펴보자.          


 ▲ 3·15 부정선거로 촉발한 4·19 혁명      


[ 사진 : 3.15 부정선거 재판, 1960년 3월 부정선거가 극에 달하여 그해 4월, 학생이 중심세력이 되어 일으킨 민주주의 혁명. 3·15부정선거 재판 모습 / 한국학 중앙연

   

3·15 부정선거 또는 3·15 개표조작 사건이 있었다. 1960년 3월 15일 시행된 제4대 대통령 선거 및 제5대 부통령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 이기붕 후보가 79.2%의 득표율로 제5대 부통령에 당선되었고 이승만 후보를 제4대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그러나 이후 이기붕의 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임이 드러났다. 내무부 관료들과 자유당 소속 정치 폭력배 이정재, 임화수 등을 동원하여 부정선거, 개표조작을 감행하였다.          


부정선거가 폭로되자 300명으로 시작된 부정선거 시위는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졌다.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여 탱크 등으로 막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부정선거를 시위하던 학생 중 김주열 군이 의문의 죽임을 당한 뒤 화장된 유골이 마산 앞바다에 유기되었다. 4·19 혁명이다. 선거는 결국 국회에서 무효 처리되었고 과도정부를 거쳐 제2공화국이 출범하였다.       

   

1961년 12월 부정선거 관련자에 대한 혁명재판소 공판에서 최인규와 한희석에게는 사형이, 이강학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그리고 1961년 7월과 11월 혁명 검찰부는 이정재, 임화수 등 정치깡패들을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하여 이정재, 임화수 등에게 사형, 신도환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으로 탄핵 소추, 공무원 선거 중립의 중요성     

     

2004년 2월 18일 노 전 대통령은 경인 지역 6개 언론사와 가진 합동 회견에서 "개헌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씀드릴 수가 없다."라고 발언하여 특정 정당 지지를 유도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또, 2004년 2월 24일 방송기자 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 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라는 발언과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라고 발언하였고 이로 인해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2004년 3월 12일에 국회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여당인 열린 우리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 자유민주연합의 주도하에 가 193표, 부 2표로 대통령을 대상으로 탄핵소추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같은 해 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 안을 기각하였으며 탄핵 소추 64일 만에 다시 대통령 직무에 복귀하였다.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은 선거에 있어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중요성이 대통령 탄핵 소추라는 대형사건으로 다시금 확인된 사건이었다.    

      

 ▲ 드루킹 사건 외, 댓글 조작으로 공정 선거 방해 등     

 

"대법원은 지난 7월 21일 ‘드루킹 일당의 인터넷 댓글 여론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징역 2년 형’을 확정하고 김 전 지사는 수감되었다.  

        

주요 범죄는 "2017년 대선을 전후로 김 전 지사와 김동원(드루킹) 일당이 공모, 포털사이트 기사 68,000여 개에 달린 680,000여 개 댓글을 대상으로 4,133만여 개 ‘비공감·공감’ 클릭 수를 조작(업무방해)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김동원(드루킹) 일당은 개발한 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 킹크랩으로 1.2초 만에 민주당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기사를 포털 상위로 끌어올려 계속 드러냈고 국민에게 이를 시중 여론이라 착각하게 했다"라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아울러 2018년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개입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30년 지기인 송철호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이자 당시 울산시장인 김기현(현 국민의 힘 원내대표)의 낙선을 목적으로 경찰(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현 대전 동구 국회의원 황운하)이 수사하게 하였다는 의혹이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 후보 임동호에게 일본 고베 총영사 자리를 제안, 경선 포기를 통한 송철호의 단독 공천을 유도하는 등 국가 공권력으로 선거개입 여부를 따지는 재판이다.         


 ▲ 지난 4·15 총선 불법, 부정선거 주장        

 

황교안 국민의힘 대선후보 8월 25일 예비후보 비전 발표회  / 황후보는 지난 총선에 대하여 신속한 특검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황교안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0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재검토에서 있을 수 없는 투표지가 나왔다. 그래서 전면 무효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면접자인 김준일 뉴스 톱 대표가 "선관위가 문제없었다고 했는데 믿지 못하냐"라고 묻자, 황 전 대표는 "1000여 장 넘는 이상한 투표지가 발견됐고 누가 집어넣었다는 결론밖에 안 난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당내에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는 세력이 있냐고 추궁하자 "시민들과 함께한다. 장기표 후보도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했다"라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모든 음모론은 근거가 있다. 유튜브 방송만 믿다가 인지 부조화가 온 게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황 전 대표는 "투표용지를 본토대로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면접자들은 황 전 대표의 주장이 2012년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김어준 씨의 주장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황 전 대표는 "총선 얘기를 하는데 왜 옛날 얘기를 하냐"며 "변호인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확보한 자료"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황교안 후보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자로써 지난 4·15 총선 당시 야당 대표였다. 황 후보는 스스로 선거 등 공안검사로 이 분야에 전문가라고 하였다. 이 문제는 언론에서는 미미하게 다루지만 유튜브, SNS 등에서는 활발히 거론되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급하게 책임 있는 기관에서 의혹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

     

  ▲ 지난 4·15 총선 관련 선거 소송 현황       


공직선거법 제225조(소송 등의 처리)에 따르면, 선거에 관한 소청이나 소송은 다른 쟁송에 우선하여 신속히 결정 또는 재판하여야 하며, 소송에서는 수소법원은 소가 제기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법률로 정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선거소송이 13건인데 반하여 지난 4·15 총선과 관련하여 제기된 선거 무효 소송은 무려 125건이다.  총선 선거구 중 31곳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도 하급심에서 인용됐다. 증거보전 신청은 선거소송을 제기하기 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투표지와 투표함 등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하는 법적 절차이다.


만약 불법, 부정선거일 경우 자격이 없는 자가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재판을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도 별다른 이유 없이 재판이 1년여 동안 열리지 않다가, 지난 4월 인천 연수구 을을 시작으로 3곳에서 재판이 열렸다. 법을 누구보다 지켜야 할 중앙선관위와 담당 재판부가 현행법을 정면으로 어긴 꼴이 되었다.       

    

그렇다면 시비 없는 선거란 불가능한 것일까? 최근 거론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선거방법을 법정 디지털 화폐와 함께 알아보자.


 ▲ CBDC와 블록체인 활용 선거는 수직적 익명성 보장 안 돼.      

 

[사진 CBDC / 출처 flickr ]

 중국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이하 CBDC라 함)를 시험 발행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한국은행도 외부 용역회사를 선정하고 실험 발행을 준비 중이다. 발행하느냐 마느냐로 화폐개혁의 논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나 CBDC 발행은 국민과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공론화하고 문제점을 보완하여 개헌만큼 신중하게 진행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CBDC는 사용자 간의 수평적 익명성은 보장되지만, 중앙은행(정부 등 주관자)과 사용자 간, 이른바 수직적으로는 익명성 보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화폐로 국민은 완벽하게 통제하고자 하는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 등은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기 때문에 행정 편의성만 보고 시행할 수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익명성 보장책이 없이 실시하기 어렵다.          


한편, 블록체인 선거는 중앙 서버에 기록을 저장하는 기존 전자투표와 달리 투표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서버(노드)가 모여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유지하고 관리한다. 유권자 본인 확인부터 투표 실시, 결과 저장, 검증 등 전 과정의 정보가 다수의 서버에 각각 공유되기 때문에 외부에서의 삭제나 변경 등 해킹과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유권자, 후보자, 참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등 이해관계자들은 즉시 선거 결과를 확인하며 서로 교차 검증할 수 있다. 비용도 최소 70% 이상 줄일 수 있다.     

      

하지만 CBDC와 마찬가지로 수직적 익명성 보장이 안 되어 ‘비밀투표’ 보장이 안 된다. 왜냐하면, 투표 데이터 집계 과정에서 기록 추적이 가능하여 개인의 익명성 보장을 할 수 없다.    

 

유권자 간 수평적 비밀보장은 가능하나, 유권자가 누구를 찍었는지를 주관기관은 알 수 있어 악용할 수 있다. 편리성, 신속성, 비용 절감 등의 효과는 있으나 유권자나 블록체인 선거 주관기관이나 참여자 모두가 선하다는 보장이 없는 한 시행하기 어려운 제도이다.      


그런데도 중앙선관위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케이 보팅’(K-Voting)이라는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민간선거와 공공기관 투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 운영에 나섰다.

    

중앙선관위는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까지 블록체인 선거 기반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킹 방지, 신속하고 정확한 집계는 가능하나 주최 측에서 얼마든지 투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 제도는 수직적인 익명성 보장이 되지 않는 이상 시기상조이고 부적절하다.  

  

 ▲ 민주주의는 시민이 오랫동안 피로 쟁취    

    

민주주의가 보편적인 공동선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7~18세기에 걸쳐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일어난 시민혁명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일련의 시민혁명들을 통해 정치 과정에 소수의 엘리트만이 아닌 보다 광범위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근대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시민혁명은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봉건제를 타파하는 저항을 통해 발생했다. 봉건제도 아래서 시민들은 신분적으로 속박당했고 종교적으로 억압당하였다. 그 위에 소수 귀족과 성직자들은 거대한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시민혁명은 이런 소수 지배계층의 특권체제를 타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특권 타파에 대한 요구는 기득권 세력에 의해 저지되었는데 여기에는 절대왕정체제라는 봉건적 정치체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시민혁명은 절대군주의 자의적인 지배를 방지하고 봉건적 특권 체제를 타파하는 과정에서‘인권’(human right) 개념을 발전시켜 나갔다.  

   

이는 결과적으로 선거권 확대와 인민 주권론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물론 시민혁명을 통해 처음부터 근대 민주주의가 일거에 확립된 것은 아니었다. 근대 민주주의는 영국혁명, 미국 혁명, 프랑스혁명을 거치면서 조금씩 진전되었으며 근대 민주주의라는 완결적 모습을 역사의 무대에 드러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지금의 민주주의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제도는 무수한 유럽인 등이 피를 흘리며 쟁취한 것이다. 한국은 이 제도를 무상으로 가져다 쓰기만 한 것이다.  


 ▲ 잠깐, 흥미로운 이야기. 주민등록증 없는 영국의 선거는?   


영국에는 신분증이나 주민등록제도가 없다. 국가가 국민의 주거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무슨 그런 국가가 있는가 하겠지만 영국이 그런 국가이다. 영국인은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관공서를 방문해 신고해야 할 일이 3번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바로 출생신고, 혼인신고, 사망신고이다. 이 중 혼인신고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이사를 해도 주민등록이 없으니 관공서에 주거 이전 신고를 해야 할 의무조차 없다. 물론 소유 차량, 운전면허, 은행계좌, 신용카드, 가스, 전기, 전화 관련 주소 이전 신고는 최소한으로 한다.           


이는 국민 자신의 필요 때문에 하는 것이지, 국가가 요구해서 하는 신고는 아니다. 영국은 국가가 나서서 국민이 어디에 사는지 알 필요가 없다는 식의 제도를 무언의 국민적 합의로 유지해간다.     

      

영국에서 투표하러 가면 투표장에서 투표용지를 받기 위해서 내가 누구라는 걸 증명하는 서류나 신분증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주소와 이름을 말하면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표용지를 내준다.           

2019년 영국 지방선거에 참관하게 된 한국의 어느 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이 물었다. “혹시 여기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이 투표하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거짓 투표하는 경우가 없나요?” 그 종사원은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봤다. “왜 그런 짓을 해요?” 민망했다. 그런 것은 아예 상상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정치인을 봉사자로 본다. 정치인 대부분이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고,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상당수가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고 국회의사당을 다닌다. 기사를 두고 다니는 정치인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이들의 정치 신뢰는 선거문화를 개선하는 작용도 한다. 봉사하려는 사람이 괜히 고생하기 위하여 돈을 쓰거나, 위법하거나,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는 굳은 믿음을 그들은 가지고 있었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영국에도 주민등록이나 신분증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1, 2차 대전 중에는 신분증이 있었다. 그러다가 1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19년, 그리고 2차 대전이 종전된 후인 1952년 폐지되었다.   

  

전쟁 중에는 필요 때문에 신분증을 도입했지만, 전쟁이 끝나 정부가 국민의 신분을 굳이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지자 즉시 폐지했다.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서 신분증이니 주민등록이니 하는 제도를 만들게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영국인이 가장 경계하는 일은 무 인격자인 국가에 너무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국가는 반드시 일탈해서 주인인 국민을 통제하려 든다고 본다. 그것이 권력의 태생적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1968년 간첩 식별과 주민 통제를 위해 주민등록제가 도입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제도와 함께 고유 번호제도, 국가신분증 제도를 통일적으로 관리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전 국민적인 주민등록제도가 없고 영국, 미국, 일본의 경우에는 국가신분증이 아예 없다. 또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 식별 번호를 두고 있는 나라도 북유럽 외에는 드물고, 개인 식별번호가 있다고 해도 사용범위를 공적 영역 등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 방역이 어려운 것이 개인정보 수집을 할 수 없는 이유도 크다. 반면에 한국은 24시간 문자, 큐알(QR), 명부 작성, 방역 관련 앱 설치, 전화하기 등 개인정보가 거의 무차별적으로 제공, 수집당하고 있다.          


한국 선거에서 시비가 되는 큐알 코드(Quick Response code) 역시 마찬가지다. 투표한 용지를 큐알로 인식하면 유권자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있는 의심을 받게 된다. 나라마다 문화가 달라 획일적으로 어디 제도가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국가가 개인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좋을 나라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등 전체주의 국가뿐 이 없다.     


특히 선거는 국민이 찍은 대로 카운트(셈)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선거에 의혹을 가지면 언제나 빠르게 알 수 있도록 중앙선관위와 법원은 적극적으로 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선거와 관련한 독일 헌법을 잠깐 들여다보자.          


 ▲ 독일 헌법, 선거는 국민 눈높이에서 전 과정을 알 수 있어야.       


[ 사진 :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컴퓨터로 진행한 투표와 개표는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하면 ‘위헌’이다. 일반 비(非) 전문가인 시민이 전 선거 과정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개성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판결이다.’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게시된 2009년 3월 3일 판결문 전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우리가 이 판결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핵심은 투·개표 과정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의 재검표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관료주의 태도의 행정편의가 우선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전 과정을 세세하게 의혹 제기자들이 마음껏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보완해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 의문이 해소되면 국민인 유권자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관이 되는 기회로 삼아야지, 흡사 감추고 형식적으로 은폐하려는 모습을 취해서는 의혹만 더 증폭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난 4·15 총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부정선거 여론조사 충격적       

 

[ 사진 : 리얼미터 4·15 부정선거 여론조사 / 출처 에프엔 투데이]

여론조사 1 )


리얼미터가 8월 20일에 공개한 '4.15 총선 부정 견해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 대부분은 지난 4.15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2021년 8월 20일(금)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4.15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6.5%이고, 부정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2.4%이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5.5%로, 부정선거가 없었다 24.7%의 두 배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29.7%였다. 사실상 국민의힘 지지자 중 약 70% 이상이 부정선거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 사진 : 리서치 앤 리서치 4·15 총선 선거소송 등 여론조사 / 출처 에프엔 투데이]


여론조사 2)

4개의 사회 연구단체[차세대 미래전략연구원(차미연), (재)굿소사이어티, 자유와 상생 네트워크(자생 넷),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정교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RNR)와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부정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리서치 앤 리서치 측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靑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4.15 부정선거 의혹, 사전투표제 폐지, 선거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직무유기 등 도합 5개의 항목에 대해 물었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2명을 대상으로 2021년 8월 15일부터 8월 19일까지 5일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인터넷(웹) 조사로 이뤄졌다.     


부정선거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직무유기 관련 설문 결과는 충격적이다. 과반수 이상인 58.2%가 대법원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답했으며,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11.3%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법원의 신뢰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평가다.      


또 사전투표제도에 관한 결과도 충격적이다. 현 정부는 국민투표에 더욱 많은 사람이 참여하라는 취지에서 사전투표제도를 홍보하고 있지만, 국민은 사전투표가 오히려 부정선거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제도라는 평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전투표제도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부정선거 시비의 핵심으로 크게 논란이 되는 제도이다.        

   

문제는 지난 1년간, 모든 주류 언론과 민주당, 심지어는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도 4.15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는 음모론으로 취급하며 일절 다루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30%에 육박한다는 것은 꽤 충격적인 결과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언론이 지난 1년 넘게,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음모론자, 선거 불복종 집단으로 치부하여 무시했음에도 불구하고 4.15 총선의 부정선거를 믿는 비율이 30%에 육박한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고 입을 모은다.    

       

▲ 나가며        

  

한국은 서양에서 피의 대가로 얻은 선거제도를 편안하게 가져다 쓰지만,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최루탄과 때로는 총탄을 맞아가며 지키고 키워왔다. 그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가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나라가 후퇴하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루소는 "영국 국민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데, 한참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건 단지 의회 구성원을 뽑는 선거 기간뿐이다. 일단 의원들이 선출되는 즉시 영국 국민은 노예가 되어버린다."라고 그의 유명한 저서 <사회계약론>에서 말했다.    

      

제기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하여 이미 선출된 국회의원, 법원, 중앙선관위는 의혹 제기자가 원하는 대로 적극적으로 소상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부정이 있었다면 법대로 처벌받고 한 단계 수준 높은 민주주의 발전의 계기로 삼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민이 합법적으로 제기한 의혹 제기마저 제대로 신속하게 소명되지 않는다면 많은 국민의 공분을 사는 일이고 국가의 신뢰가 허물어지는 일이다.          


그럴 리 없겠지만 부정선거에 터 잡은 부정 권력의 행위는 나라를 근간부터 허무는 일이다. 하늘은 높고 푸르르며 가을바람 선들거리는 추석 명절이 다가왔건만 데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한국디지털자산금융협회 설립 추진위원장      

칼럼니스트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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