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밀어붙이고 야는 쉬쉬하고
고양시는 지난 12년 동안 4개의 갑을병정 지역구 중 고양시 을에서 12년 전 딱 한 번을 제외하고 민주당과 정의당 출신 국회의원이 깡그리 차지했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편입'이라는 중도 외연 확장력이 큰 이슈가 바닥민심을 파고들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3월 17일 제28회 고양시의회 임시회는 민주당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고양페이, 고양국제꽃박람회예산을 포함한 고양시 각종 사업과 관련한 간담회, 용역비 등 예산이 없어 고양시정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민주당이 고양시 시정을 마비시킨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시의회에 불참한 진짜이유는 고양시 국민의힘 고부미, 손동숙 시의원 등이 제출한 '고양시 서울편입 이행 촉구 결의안' 자진철회였다.
"일단 제출한 결의안은 해당상임위에서 토의하고 합의가 안되면 본회 상정여부를 표결로 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토의조차 하지 않고 자진철회 해달라는 것은 의회 기본절차도 무시하는 것인데 이는 고양시 서울편입을 대놓고 반대하기 어렵다는 민심을 알고 있어 이슈화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꼼수입니다."라고 고부미 의원은 말한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고양시민 단체인 '고양시 서울편입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한 고양시 서울편입은 현재 고양시에 가장 뜨거운 이슈이고 선거에 가까울수록 갈수록 시민들의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고양시 서울편입이 현실화되고 있고 시민에 주는 이익이 크고 실용적이라는 것이 많은 시민에게 SNS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고양시 서울편입을 처음부터 여야 후보 누구나 함께하자고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현재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주도하고 민주당 후보들은 간헐적으로 실현가능성 등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고양시 서울편입이 가시화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본다. 1월 23일 고양시의회 4층에서 이례적으로 국민의힘예비후보 전원(14명 참석, 2명 서면)이 합동기자회견을 하면서 고양시 서울편입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2월 15일에는 고양시 이동환 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하여 서울편입을 넘어 메가시티 서울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3월 11일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 간담회를 일산 라페스타 공실에서 하였다. 이때 국민의힘 고양시 국회의원 후보 전원과 TF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회의 내내 고양시 서울편입 타당성을 넘어 고양시는 서울이 당연하다는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고양시 서울편입을 원샷법으로 실천한다고 공언하였다.
3월 14일 국민의힘 고양시의회 시의원들은 '고양시 서울편입 이행 촉구 결의안'을 성명서 형태로 발표하며 고양시 서울편입 추진의지를 공표하였다.
고양시 서울편입 추진에 무게감을 더해준 일은 3월 15일이다 서울편입 등 행정구역 조정 등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이 30년간 유진한 행정구역 개편 등 메가시티 서울을 본격화한다는 주요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고양시 서울편입하면 교통, 학군, 일자리, 무주택자 지원 등 복지혜택, 기업 인재확충 및 투자환경, 소상공인 영업환경 개선, 한강 입체적 활용 등 무려 11가지 부문이 좋아집니다. 특별법으로 추진하면 실제 고양 시민들이 서울편입 실익 체감은 약 2년 정도면 나타납니다." 라고 고양시 서울편입 추진위원회 임원이 말했다.
"선거 때면 고양시 정치인들 각종 장밋빛 공약 내걸지만 한정된 정부 등 예산, 행정권을 고양시가 따내는 것 어렵습니다. 결국 막 던진 허상의 빈공약이지요. 서울편입은 그런 문제를 단기간에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지름길입니다. 고양시민들이 이제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 겁니다."라며 덧붙였다.
고양시 서울편입은 한순간 휘발성이 큰 다른 이슈와 달리 선거가 다가 올 수록 유권자가 투표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에 시청사 이전 문제 등으로 야당 성향이 큰 각종 단톡방도 대부분 주요 화제가 서울편입이다.
반면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민주당이 현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른바 '경기북도'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다.
결국 선거는 선거 당일에 임박한 3~4일 누구도 알 수 없는 바람이고, 다음은 프레임(Frame)이 좌우한다. 그런 면에서 고양시에서 서울편입과 경기북도 프레임 구도는 현재 국민의힘 매우 유리하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 고양시 서울편입 제대로 추진하려면 최소 3명 이상의 고양시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는 반 정도 화력을 쏘고 나머지 반은 4명이 같이 다니며 합동으로 화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사실 고양시 현안 대부분이 갑을병정 지역구로 국한되지 않는 고양시 전체 문제이고, 더구나 서울편입은 공통현안이다. 국회의원 선거도 결국은 약 30%의 중도층 표심을 누가 많이 잡느냐에 달려있는 제로섬 게임이다. 서울편입 이슈가 고양시 국회의원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4월 10일 고양시 12년의 정치지형이 바뀔지 두고 볼일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