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5일 미국을 비롯한 한국 등 증시급락은 최근 서울 고가아파트 급등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 미국발 증시 급락
2024년 8월 5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미국발(發) 경기침체 공포와 일본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것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켜 글로벌 증시 폭락에 기름을 부었다.
글로벌 증시는 즉각 반응하여 한국·일본·대만 증시가 역대 최대 폭으로 내린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기록적 급락세로 마감했다.
당분간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하여‘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 국채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채 가격이 급등, 5일 오전 벤치마크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52주 최저 수준인 3.66%를 기록하기도 했다.
▲ 서울 고가아파트 급등
박대석 작성
서울의 소위 '똘똘한 1채' 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와 한남동과 성수동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고가 아파트값 급등으로 매매량 증가와 신고가 기록이 이어지고 있고, 거래량 증가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7월 31일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의하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6,150건으로 직전 달보다 18.7%, 작년 6월보다는 48.7%가 늘었다. 아파트값 폭등 기였던 2020년 12월 이후 최대 거래량이다.
8월 5일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1위는 용산구의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73.41㎡(82.6평)으로 220억 원에 거래되었는데 전용면적 평당 2.7억 원을 넘어섰다. 2위는 성수동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198.21㎡(59.9평)이 145억 원(평당 2.4억 원), 3위는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 7차 전용면적 245.2㎡(74.1평)이 115억 원(평당 1.6억 원)이다. 계속 신고가를 찍고 있는 추세다.
▲ 고가아파트 급등 이유는
박대석 작성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면 우수입지의 고가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서울은 2024년 공급 목표치인 19만 대비 3만 5000호로 18.4%에 그쳤다.건자재 및 인건비 등 건축비가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공급망 교란과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의해 급등 원인을 제공했다.
한국은행 7월 15일 「2024년 5월 통화 및 유동성」 보도자료 1쪽
또 저금리 추세 속에 미국금리와 맞물려 추가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풍부한 유동성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 유동자금 규모를 말해주는 '광의의 통화'인 M2는 평잔 기준으로 5월 말 4,014조 원인데 지난해 말보다 184조 원이 늘었다. 수출호조세 회복 등으로 늘어난 시중 자금이 정기 예˙적금화 하는 등 이유로 M2자금이 사상 최대에 달했다.
지난 정부 시절 아파트값이 폭등하던 2020년 말 전체 M2자금은 3199조 원이고 이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 보유분 1613조 원을 감안하면 M2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한국은행이 7월 10일 발표한 「2024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 5천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 원이 증가했다. 3개월 연속 매달 6조 원씩 증가세다. 한마디로 말해 내수경기 불황으로 '갈 곳을 잃은 투자 대기 자금'이 엄청나게 늘었다.
또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시대이지만 오히려 서울수도권은 일자리 때문에 올 6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총인구의 50.786%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러한 이유 등이 복합되어 개인자산가들과 외지인들이 서울고가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 미국발 증시 급락과 고가아파트 상관관계와 영향 전망
박대석 작성
주식 시장과 강남 3구 등 고가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적인 부동산 시장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경기가 호황이거나 시중 유동성 자금이 풍부하면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모두 활기를 띠기도 한다. 그러나 주식 시장이 급격히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된다.
반대로, 주식 시장이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부동산 시장보다는 주식 시장에 투자를 집중할 비중이 높아진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경기호황, 유동성화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완화 때는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반대로 경기침체, 금리인상,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는 부(-)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적인 부동산과 달리 서울의 강남 3구와 일부지역의 고가 아파트는 이러한 정부관계를 벗어나 별도로 움직인다. 8월 5일 미국발 주식 급락이 장기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현재까지 미국 증시 급락의 주된 이유는 일본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 현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발 증시 급락이 최근 서울 고가아파트 급등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오랜 기간 검증된 서울 고가 아파트의 지속 상승이라는 검증된 학습효과가 이번 미국 발 증시급락으로 강남 3구 등 고가 아파트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 자본주의 모순 안고 갈 수밖에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부자들이 희소성 있는 고가아파트에 거주함으로써 얻는 차별적인 만족감은 기본이다. 늘 사줄 매수자(Buying power)가 있어 고가 아파트 매물이 나오자마자 사라지니 꾸준히 가격이 상승한다.
고가아파트 현상은 '슈퍼스타 시티(Superstar Cities)'이론으로 보면 간단하다. 인구 유입이 많지만 공급할 택지가 부족하면서 소득 수준이 높은 곳(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즉, 슈퍼스타 시티의 주택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높게 올랐다. 지금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강남(강남, 서초, 송파)과 성수동, 한남동 일부 지역이다.
정부는 강남, 서초, 송파 등과 한남 및 성수 등 특수지역 아파트들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상책이다. 어떤 정부도 이들 지역 아파트 상승 잡자고 섣불리 건드리면 불이 수도권 및 전국으로 번지다가 공연히 애꿎은 서민들만 냉탕 온탕에 피해 본다.
미국발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신고가 흐름은 갈수록 부의 양극화, 자산시장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어쩔 수 없이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