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꽃사슴 Aug 28. 2020

서울거래소 개발자 인터뷰: 너는 여기 왜 왔니

안녕하세요, 개발 인턴 김나현입니다.

꽃사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 좀 해주시지요.


안녕하세요 서울대 기계공학&벤쳐경영 18학번 김나현입니다!


김나현: 안녕하세요, 서울대 기계과&벤쳐경영학과 18학번 김나현입니다. 현재 PSX에서 엔지니어로 인턴 하고 있습니다. 

꽃사슴: 고생이 많으십니다. 친구들은 보통 방학때 뭐하고 있나요?

김나현: 뭐 멘토링하거나, 여행가거나, 영화보거나 그런거같아요. 코로나때문에 여의치는 않겠지만..


꽃사슴: 아 근데 인생 어떻게 살고싶어요? 왜 살아요?

김나현: 행복한 가정에서 사는게 꿈이에요. 왜 사냐면.. 그냥 뭐 인생 모르겠고 순간의 행복에 충실하자 이런 마인드입니닼ㅋㅋㅋ


꽃사슴: 그럼 집에서 놀지 회사엔 왜 왔나욬ㅋㅋ

김나현: 새로운 거 경험하고싶어서욬ㅋㅋ 나름 기계공학과에 로망이 있었고 재밌기도 하니까, 컴퓨터공학에 관한 지식을 쌓은 후에 저도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꽃사슴: 근데 우리 회사엔 어쩌다 입사하게 되셨어요?

김나현: 창업론 실습 벤쳐경영론을 듣고있는데, 경영대 소파 로비에 항상 누군가 누워계셨어요. 그게 인상깊었는데 뭐하는 인간인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대표님이더라구요.



꽃사슴: 아 네...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하죠. 회사와서 코딩해보니까 어때요?

김나현: 일하기 전엔 프런트엔드 혼자 깨작거렸는데. 일하면 재밌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와서 일해보니 재밌는게 아니라 짱짱 재밌어요. 진짜 짱잼이에요.

꽃사슴:  진짜 프런트 할꺼면 제대로 하던가.... 

김나현: 아 네 그래서 그 말 들은 후엔 안했어요 ㅠㅠ. 겉햝기식 CSS하지 마라고 하는지, 왜 그 때 그거 흑마법 익히지 말라고 했는지 이제 알겠습니다. 그때는 코딩이라고 하면 화면에 보여지는게 다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걸 알겠습니다.  알고리즘이 왜 중요한지 열심히 느끼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이런건 줄 알았으면 컴공과 갈 걸 그랬어요. 컴공과는 머리 안쓰고 수학 안쓰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해보니 그냥 이 머리 쓰는게 재밌네요. 컴퓨터 공학이란걸 잘못 생각하고있었습니다.


우린 모두 CSS를 사랑한다.


꽃사슴: 회사분위기는 어떤가요?

김나현: ㅋㅋㅋ 진짜좋아욬ㅋㅋㅋㅋㅋ

꽃사슴: 뭐가요?

김나현: 아 면접볼때 진짜 여러 상황 테스트해서 뽑는다고 했었잖아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와보니까 알겠어요. 우리 회사 분위기가 좋아서 너무 걱정이에요. 다른데 가면 적응 못할거같아요. 저 이제 큰일났는데 어쩌죠?

꽃사슴: 아니 그니까 그게 뭐가 좋냐고요...

김나현: 전 저보다 나이 10살은 많으신 분들 그룹이 이런 걸 처음봤어요. 아 인상깊었던게... 배달 음식 시켜먹을때요! 과에서 시켜먹을때도 그 정도로 뒷정리하진 않거든요? 다들 나서서 재활용품 버리고, 그것도 물에 씻어서...

꽃사슴: ...안 그럼 냄새나는데.

김나현: 암튼 .. 뭐 서로 청소 잘해주고 이런거요. 그래서 같이 있는게 너무 좋아요. 근데 그 분들은 일한지 몇 년 되신거에요?

꽃사슴: 오래되신 분은 한 7년 8년 되셨나. 고인물이라...

김나현: 근데 다들 어떻게 들어오신거에요?

꽃사슴: 문으로요. 엘리베이터로요.

김나현: 아 근데.. 저보다 열살이나 많으신 분들이 이렇게 바람직한 걸 처음봐요 ㅋㅋ 올바르고 성실하고, 성격좋고 다정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현실 개발자편을 보는거같아욬ㅋㅋ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꽃사슴: 업무는 어떻게 배우고 있나요

김나현: 처음엔 뭐 코드 바꾸고 이런거부터 시작했고요, 지금 몇주차지? 아무튼 첨엔 자잘한거부터 했고, 바꿔야하는 코드, 최적화해야되는 코드부터 하다가 지금은 조금씩 뭔가 맡아서 하고있어요. 아 검색하는 방법을 배운게 가장 인상깊습니다.

꽃사슴: 하루에 몇시간 정도 코딩하고 계신가요. 어젠 몇시에 잤어요?

김나현: 하루 12시간 정도 코딩해요. 어젠 새벽 1시정도에 잔거같아요 ㅋㅋ 근데 같이 일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다른 회사 대표님도 계시고. 우리도 그렇고 그 회사 대표님 진짜 똑똑한거 같아요. 다른 분처럼 되려면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인상적이었던게, 출근한뒤 얼마 되지 않아서 코로나때문에 재택하긴했지만, 다들 퇴근 시간 지났는데도 자리에 앉아서 일에 집중하는게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꽃사슴: ( ... 타고난 노예신가.. )


사실 버그가 나서 퇴근 못 하는건데..

김나현: 다들 본인 일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월요병이 없는 회사에 다니고 싶었거든요? 왜냐면 주말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에 다니고 싶었어요. 그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일찍 출근하시고 늦게 퇴근하는게 좋습니다.

꽃사슴:  삼성전자 현대차 안다녀보셨나...

김나현: 아 근데 밖에보면 사람들 퇴근하는데 우린 막 집중하고 있는게 너무 좋아요

꽃사슴: 그런가...

김나현: 다들 일을 남이 시켜서 해라 해서 하고 계시진 않은 것 같습니닼ㅋㅋ. 다들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게 좋습니다.


꽃사슴:  코딩할 때 뭐가 어려워요?

김나현: 이렇게 하면 될거같은데, 또 근데 그걸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사수님이 검색하면 한 방에 나오는데, 내가 검색하면 안나오니까 좌절해요.

꽃사슴: 사수님은 어때요?

김나현: 너무 좋아요. 

꽃사슴: 뭐가요.

김나현: 다정한 츤데레 같습니다. 개그치시는게 너무 웃겨요. 친근하고 진짜 잘 알려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꽃사슴: 저기 사회생활할 때 뭐 안어려워요?

김나현: 없는데요.

꽃사슴: 주변에 이상한 사람 없어요?

김나현: 다들 독특한데 이상하진 않은거 같긴한데..

꽃사슴: 저기 주변에 싸이코가 없으면 자기 자신이 바로 그.....


꽃사슴: 여기있는 동안 뭘 배우고 싶으신가요.

김나현: 많은 양의 데이타를 다르고 분석하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꽃사슴: 인생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김나현: 지금같이 살면 좋겠어요.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꽃사슴: 돈 벌려면 뭐해야할까요

김나현: 코딩이요.

꽃사슴: 할 말이 많지만 안하도록 하겠습니다.

할 말이 많아도 안하는게 나을 수 있다. 귀는 두 개고 입은 하나라 하지 않았떤가.



꽃사슴: 퇴근하면 뭐하세요?

김나현: 밥먹습니다.

꽃사슴: 그리고?

김나현: 일상생활 생각해보면 10시에 출근하고, 9시 퇴근하고, 밥먹고, 집에 일 가져가서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본일거같아서 뭐라고 말해야하나 고민하고있었어욬ㅋㅋㅋ


꽃사슴: 졸업하면 뭐하실거에요?

김나현: 작년까진 고민이 많았거든요. 뭐 해야하나. 근데 지금은 걍 되는대로 흘러가는대로 살래욬ㅋ 뭐 결정하는대로 안되는거같더라고요.

꽃사슴: 그래도 서울대에 갔을 정도면 공부 열심히했을텐데, 고등학교때 공부 어떻게 했길래요

김나현: 제가 공부를 늦게 시작했어요. 사실 고2때까지 알바하면서 살았거든요. 전단지 돌리고 독서실 총무하고 학원선생하고.. 고슴도치 키워서 분양했어요

꽃사슴: 고슴도치 엄마랑 애기랑 그 어린 시절에 떨어져서...

김나현: 그게 가슴이 아팠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꽃사슴: 공부는 어떻게 했어요?

김나현: 앞서 말했듯이 늦게 시작해서.. 제가 고2때까지 7등급이었거든요. 고2와 고3때 열심히 했습니다. 

꽃사슴: 선생님이 누구...

김나현: 학원은 중학교때 잠깐 다녀봤고, 고등하교때 잠깐 들려봤는데 저랑 안맞아서 공부는 혼자 했습니다.


공부는 혼자 하는 거죠...


꽃사슴: 개발언어는 뭐 쓰시나요

김나현: Python 쓰고있어요. 해본게 그거밖에 없어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CSS 했을때는 그냥 외워서 코딩하는 거였는데, 지금 하는 업무는 진짜 생각을 해서, 머리를 굴려서 해야되는 것 같아요.

꽃사슴: 그럼 코딩하면서 어려웠던 적 있어요?

김나현: 코딩 면접볼때요. 진짜 한 50시간 눈뜨고있었어요. 살면서 그런게 처음이라서요. 살면서 이렇게 뭔가를 열심히 한게 처음이었습니다.

꽃사슴: ....... 맞다. 우리 기술 면접 문제 두개잖아요. 핑퐁이랑 포커. 두개 다 맞췄어요? 맞다 핑퐁 틀리지 않으셨나

김나현: 아... 네 핑퐁은 틀렸고... 그래도 포커는 맞췄습니다.

꽃사슴: 논술은 안어려웠어요?

김나현: 그건 한국어로 쓰면 되니까요. 아는 언어라서요.


꽃사슴: 업무 어려운거나, 고생하는게 뭐가 있어요? 무슨 업무 하는지 좀 알려주세요.

김나현: 지금 알고리즘을 첨 다뤄보거든요. 코드개선, 알고리즘 개선인데, 이런 알고리즘 적용해보고 저런 알고리즘 적용해보고. 지금 하는건 어떤 아이템들이있고 어떤 유져가 있는데 이 유져가 볼만한 아이템을..

꽃사슴: 클래식한 CF 알고리즘이네.

김나현: 네...

꽃사슴: 재택은 어때요?

김나현: 재택 전엔 퇴근이있었는데 재택하니 24시간 근무같아욬ㅋㅋ 집에서 또 할게 없으니까 일하고있어요.

꽃사슴: 놀면 뭐하니란 프로그램이 있는데..

김나현: 맞아요 재밌기도 하고 잘하고싶기도하곸ㅋㅋ 놀면 뭐하나 싶어서 코딩합니다.



재택 중 버그가 났을 시


꽃사슴: 회사 단점은요?

김나현: 퇴근이 7시인데 배가 고픕니다. 재택하기전엔 좀 많이 고팠어요.. 견과류가 있어서 그거 먹으면서 버티긴하는데, 우리 저녁 좀 일찍먹으면 안되나요. 재택 끝나고 출근했으면 좋겠어요 ㅠㅠ


꽃사슴: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김나현: 제가 짠 코드를 보면 누가 와 머리좋다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꽃사슴: 그럼 안되는데. 그러다가 13류 개발자 되는데.


루리웹 공식 13류 개발자. 존 카멕이라던가, 둠 개발자라던가, 오큘러스 CTO라던가... 아무도 읽을 수 없는 코드를 만든다던가...



꽃사슴: 암튼 자신이 짠 코드를 누가 봐서 와 감탄사가 나오는 코드가 아니라 초보자가 봐도 잘 이해되는 코드를 만들어야되어요. 20줄을 3줄로 줄여놔서 리더빌리티 망가지면 그 코드 버려야해요...

김나현: 어떤 개발자가 되어야할까요?

꽃사슴: 그건 모르겠고. 30대 초반? 나아가서 중반 정도에 개발자 얼리 리타이어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음. 겸손함이 중요한거 같아요.  윗사람에게 겸손하고 이런건 필요없고. 코드가 겸손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요새 통칭 말하는 젊은 꼰대들? 이 되면 안되는거 같아요. 요즘에는 HR에서는 그걸 '지적 겸손함'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사실 이런 성격이 코드에서도 묻어나오는데, 그럼 그 코드 못쓰거든요. 코드가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할 때가 있어요. 코드도 자신이 못하는 파트를 다른 모듈에게 믿고 의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업무에서 자기가 맡아야되는 것을 확실히 챙기는 사람이 짠 모듈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데 자신의 성격이 너무 강한 사람, 그런 사람들은 밑천이 금방 드러나는 것 같긴합니다. 

AI라던가 블록체인이라던가.. 예전엔 그게 보안이었고, 뭔가 이런 테마주 타는 것보다, 그냥 코딩 자체를 잘해야해요.

김나현: 아 이제 왜 AI 개발자 되지 마라고 하셨는지 이해하였습니다.

꽃사슴: 그게 진짜 AI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AI로 치면 라이브러리 써서 딥러닝 깔짝거린다던가, 블록체인이라면 그냥 스마트컨트랙 한다던가, 보안이라면 사이트 특정 기술 알아서 몇 개 턴다던가... 이러면 주변에서 와 쟤 잘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자기가 진짜 잘아는줄 알아서 주화입마 걸려서 젊은 꼰대되어서 남 가르치려고 하다가 밑천 드러나는 30대 초반정도 지나가면 사라지는 사람을 몇 명 보다보니 안타까워서 그러죠.. 최신 기술은 일종의 화장빨이라서.

그나저나 업무하면서 논문은 볼 줄 알아야 할텐데요.

김나현: 네. 그런거 검색하다가 나오면 앱스트랙트 읽고 뒤로가기를 누릅니닼ㅋㅋㅋㅋ.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통계, 알고리즘 지식이 많이 필요하고, 또 연구도 많이 해야되더라고요. 근본이 중요하다고 계속 말씀하셨는데 왜 개발자의 근본이 중요한지 이제 알겠습니다.


꽃사슴: 그래도 본 글은 채용 광고판인데 한 마디 정도는...

김나현: ㅋㅋㅋ 그건 모르겠곸ㅋㅋ 사실 친구에게 추천할 때, 오히려 그 친구를 볼거같아요. 정말 좋은 친구에게만 소개시켜주고싶다고나 할까. 아무한테나 추천하긴 너무 좋은 회사인 것 같습니다.

꽃사슴: 입사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김나현: 에... apply@psx.or.kr 에 간단히 자기소개서와 함께 아래 두 문제를 풀어서 제출하시면 됩니다. 코드를 잘 짜시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int i 를 선언해도 혼이 실려야 하고 포루프도 최선을 다해서 돌아야한다고...


코드에 혼이 실리지 않으면 실행파일로 인정할 수 없는건가요. 포루프를 군대 연병장 돌듯이 돌아야하나요..


꽃사슴: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김나현: 저 이제 프로필 사진 골라도 되나요



재택 중인 개발자 A. 고생하셨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