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장면 하나를 보기 위해 이번 여섯 번째 정규 앨범을 기다려왔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는 항상 자기 이야기를 해왔지만, 이번 'Chromatica'(2020)는 그 어느 때보다, 어쩌면 다섯 번째 'Joanne'(2016)보다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르적으로는 초기의 댄스 팝으로 회귀했다. 레이디 가가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Chromatica'가 발매되었다.
정규 발매에 앞서 두 번째 리드 싱글로 공개된 바로 이 'Rain On Me'는 올해 아이튠즈에서 공개 후 가장 빨리 1위에 오른 곡이 되었다. 스포티파이에서는 24시간 스트리밍 기록 역대 5위에 올랐다고 한다.
Lady GaGa, 'Chromatica' 앨범 커버
'(...) I never asked for the rainfall / At least I showed up / you showed me nothing at all / It's coming down on me / Water like misery / It's coming down on me / I'm ready rain on me / I'd rather be dry / but at least I'm alive / (...)'
(Lady Gaga, Ariana Grande, 'Rain On Me' 가사 중에서)
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 앞에서 언제나 홀로 선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연예인이자 개인으로 겪는 많은 아픔들을 가사로 표현하면서도 춤과 음색에서는 경쾌함과 절제됨을 유지하고 있다. 'Rain On Me'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서로의 헤어스타일을 교환하는 등 퍼포먼스 면에서도 상징적인 대목을 많이 볼 수 있다. 두 아티스트가 서로 그동안 흘려온 눈물과 겪어온 슬픔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5집이 3집 때의 혹평을 딛고 (토니 베넷과 함께한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지나)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은 계기가 되었다면, 배우로서도 실력을 확인받은 <스타 이즈 본>(2018) 이후. 열 여섯 트랙(디럭스는 총 19곡)으로 지금 세상에 나온 'Chromatica'는 지금이야말로 레이디 가가의 디스코그래피 정점임을 보여주는 발자취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아리아나 그란데, 블랙 핑크, 엘튼 존 등 이 앨범에 참여한 화려한 이름들보다도, 오래도록 이 앨범을 준비했을 그의 시간들을 떠올려본다.